지난주 일요일 아일랜드터프클럽배 시상식후에 펼쳐진 `대견`의 은퇴식은 눈물없이는 볼 수 없었던 한편의 감동적인 드라마였다.
경마팬과 경마시행관계자, 대견과 관련된 마주 조교사 등이 모두 한덩어리가 되어 경주로를 떠나는 대견을 환송했다. 특히 경마팬들의 열띤 호응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감동적인 모습이었다. 은퇴식을 마치고 강태현 기수와 호흡을 맞춘 대견이 경주로를 질주하자 관람대에 있던 경마팬들은 일제히 기립하여 뜨거운 박수와 함성을 올렸다. 우리 경마팬의 의식수준이 얼마나 많이 향상되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일부 경마팬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심재식 마주와 최혜식조교사도 은퇴식이 진행되는 동안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한채 간혹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하늘도 슬픈양 구성진 빗줄기를 퍼부었다.
마지막으로 경주로를 질주하는 대견의 모습을 보면서 `노병은 죽지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라는 격언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해주었다. 이제 노쇠하여 더 이상 경주를 펼칠 수 없는 대견이지만 마지막으로 경주로를 질주하면서 보여준 당당한 모습은 우리경마의 희망을 안겨주는 것이었다.
우리경마사에서 대견의 은퇴식이 갖는 역사적 의미는 매우 큰 것이었다.
대견의 은퇴는 외국산마 시대가 지나고 국산마시대가 열리는 상징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80년대말부터 시작된 국산마 생산은 2001년에 접어들면서 전체 경주마의 절반이 넘는 경주마가 국산마로 대체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의 추세대로 국산마의 비율이 늘어난다면 2005년 경에는 전체 경주마의 80% 정도를 국산마가 차지할 것으로 보여진다.
결국 대견의 은퇴는 외국산마에 의존하던 한국의 경마가 국산마 중심의 경마로 전이되는 것을 증명하는 행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외국산마 중에는 은퇴식을 치를만한 경주마가 탄생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국산마는 걸출한 인기마들이 계속 배출되겠지만 외국산마의 경우 숫자가 급격하게 줄어드는데다가 경주편성상 상대적으로 인기마가 출현할 가능성이 적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견의 은퇴식은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대견은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경주마의 일생을 보냈다. 한창 잘나가던 시절에 자신을 소유한 마주가 빚더미에 올라앉아 차압이 붙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이로인해  한때는 경주조차 출전하지 못하는 시련의 세월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다가 현재의 심재식 마주를 만나 새롭게 경주로를 달릴 수 있었다.  
그리고 경주마로 활동하는 동안 은퇴를 `한다 안한다` 번복하는 일도 자주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진짜로 정든 경주로를 떠나게 되었다.
심재식 마주는 대견의 여생을 어떻게 편안하게 해줄 것인지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역사적인 의미를 안고 경마팬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경주로를 떠나는 대견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한국경마에 대한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었다. 비록 대견은 경주로에서 더 이상 질주할 수 없게 되었지만 대견이 이룩해놓은 경마역사는 영원히 지속될 것이다. 우리는 비록 대견을 보내지만 대견은 경마인 모두의 가슴속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다. 대견이 떠난 경주로는 그만큼 허전하겠지만 대견의 뒤를 이을 명마들이 새롭게 탄생하여 그 허전함을 채워줄 것이다. 대견이여 영원하라.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