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심판의 능력향상 및 역할과 권위를 높이기 위해 지난 10월초 내한하여 자문활동을 해온 미국의 유명한 경마심판 클린턴피츠(Clinton Pitts)씨가 모든 일정을 마치고 오는 19일 출국한다. 지난 95년에도 내한하여 10일간 심판 자문을 한 경험이 있는 클린턴피츠씨는 이번에는 42일이라는 긴 시간을 할애하여 자신의 노하우를 한국심판에게 전수했다.
크린턴피츠씨는 심판위원의 어떠한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는 철학의 정립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리고 심판위원은 진실을 밝혀내는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법률가적 소양도 갖춰야한다는 것도 주장했다.
공정경마의 최후 보루인 심판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경마가 얼마나 공정하게 이뤄지고 있는가는 결국 심판의 판단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클린터피츠씨의 자문이 한국경마심판의 신뢰와 권위를 쌓는데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기를 기대한다.
그동안 한국의 경마심판은 기수와 조교사는 물론 마주들로부터도 심한 불신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경마팬들의 불만은 말할 나위 없다.
특히 기수와 조교사들은 심판의 권위와 정면으로 도전하는 행위도 비일비재 했다. `경주 자체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무슨 심판위원이냐`며 볼멘소리를 높이는 경우도 허다했다.
심판이 각 계층으로부터 불신을 받다보니 경마의 공정성에 대한 시비도 많았다. 심판의 결과로 인한 소요와 환불소동도 있었다.
이제 이러한 악순환은 사라져야 한다. 이러한 악순환이 사라지기 위해서는 심판의 자질이 향상되어야함은 물론이다.
필자는 여기서 한국마사회의 심판위원 기용의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다른 스포츠도 마찬가지이겠지만 경마에서의 심판은 고도의 전문성과 철학을 지녀야 한다. 그러나 그동안 한국마사회의 인사정책은 그렇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심판과 전혀 관련이 없는 부서의 직원을 하루아침에 심판위원으로 발령내는 인사정책이 비일비재 했다. 게다가 보수에 있어서도 전문성에 걸맞는 정책을 구사하지 못하고 있다. 여타의 일반 행정부서의 직원과 차이가 나지않는 보수체계를 시행함으로써 심판위원 스스로 자부심을 갖 못하고 있는 것이 한국경마 심판의 자화상이다.
레이스의 진실을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계층은 결국 기수일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선진경마국에서는 기수출신을 반드시 심판위원에 포함시키는 경우가 많다. 그것도 수십년간 기수생활을 한 사람이어야만 심판위원의 자격이 주어진다. 경마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인 것이다.
이번에 클린턴피츠씨의 자문을 계기로 한국경마 심판의 모든 문제점들이 해결되기를 기대한다. 외형적으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온 한국경마가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세계와의 경쟁에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한다.
이제 우리의 경마는 전국화와 더불어 국산마 양산 체제에 접어들면서 세계와의 본격적인 경쟁대열에 나서고 있다. 이에 걸맞는 경마심판의 신뢰와 권위도 확보되어야 한다.
클린턴피츠씨의 자문의 결과로 한국경마가 더욱 투명해지고 공정해지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그리고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무려 42일씩이나 한국에 머물면서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해준 클린턴피츠씨에게 경마팬을 비롯한 모든 경마산업 종사자들과 감사의 뜻을 전하고자 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