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부산지점이 개장되어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간다. 영암권 최초로 개장된 부산지점은 경마전국화의 본격적인 물꼬를 튼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의 경마는 그야말로 질곡의 역사로 점철돼왔다. 8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한때는 전국에 9개의 경마장에서 경마가 시행되던 경마중흥의 시기도 있었다. 경마중흥을 구가하던 시대는 1930년대 중반부터 1940년대 초에 이른다. 그러나 태평양전쟁이 발발하면서 경마는 급격히 사양화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945년 봄에는 서울 부산 대구 군산 등 4개의 경마장이 있었으나 이들 경마장은 해방과 더불어 부산과 대구, 군산경마장은 미군이 점용하고 서울의 신설동경마장만 남아 경마의 명맥을 유지했다. 휴전직후인 1954년에는 뚝섬에 새로운 경마장을 건설하여 서울올림픽 이듬해인 1989년까지 36년간 경마를 시행했다. 1989년에는 경기도 과천에 35만평 규모의 서울경마장이 생겨나 현재 한국경마를 대표하는 메카로 자리잡았다.  
지난 90년에는 천연기념물 제347호인 제주 조랑말을 보호육성한다는 취지로 20만평 규모의 제주경마장을 건설했으나 경마장 본래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적자에 허덕이던 제주경마장은 서울로의 중계경주를 통해 적자를 해소하고 있다.
따라서 엄밀한 의미로 우리나라의 경마는 수도권 중심의 경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지방의 경마팬들은 비행기나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 서울로 상경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세계 1백30여개국에서 시행중인 경마는 대부분 시행국가에서 국민적 오락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다보니 경마장도 지역적 차별이 없게 골고루 분포되어 있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경우는 1백20여 개의 경마장이 있으며 호주는 4백 개가 넘는 경마장을 보유하고 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만 하더라도 38개의 경마장에서 경마가 시행된다.
수도권에서만 경마가 이뤄지는 우리나라와는 많은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대전광역시에 첫 지방 지점이 개설된 이후 광주지점이 생기고 부산지점까지 개장하게 됨으로써 경마전국화의 물꼬를 트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TV로 경마를 생중계하는 지점이 처음 생긴 것은 지난 1957년이 이었다. 서울시 중구 명동에 명동지점이 생겨 경마장이 아닌 곳에서도 경마를 즐길 수 있는 길을 텄다.
이후 지점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생겼다가 없어지곤 했다. 한 때는 민간 업자가 지점을 운영함으로써 폭력조직배의 온상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마사회가 직영체제로 전환한 후에는 환경이 훨씬 더 쾌적해져 지점을 찾는 경마팬이 꾸준하게 증가했다.
그러나 이제 대전 광주 부산 등 지방지점이 생김으로써 서울에 와야만 경마를 즐길 수 있었던 지방경마팬들의 불편을 많이 해소할 수 있게 됐다. 관람시설도 최첨단으로 설치하여 보다 쾌적하게 경마를 즐길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
부산지점의 탄생은 경마전국화를 더욱 가속화시킨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경마전국화는 경마산업 중흥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1차산업 즉 경주마를 생산-육성하는 과정, 경마장이나 목장등 시설건설의 2차산업, 베팅행위 등 경마팬을 위한 각종 서비스의 3차산업 등이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데 있어서 경마의 전국화는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부산지점의 개장은 우리 경마산업의 발전에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다. 이번 부산지점 개장을 계기로 전국 주요도시에 속속 지점이 개장되기를 기대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