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362호 경마팬에 대한 검문 너무 심하지 않은가

최근 서울경마장을 비롯해 수도권 일원의 장외발매소에는 경마를 즐기러 오는 팬을 대상으로 이중 삼중의 검문을 하고 있어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서울경마장의 경우는 지하철역에서 내리면서부터 심할 경우 5번씩이나 검문을 받은 후에나 관람대에 도달하는 경우까지 생기고 있다. 검문이 너무 심하다보니 기분을 잡친 경마팬은 집으로 되돌아가는 경우도 있다. 참으로 부끄러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경마팬에 대한 과잉검문은 도를 지나치고 있다. 경마장 밖에서 검문하는 것이야 일상적인 경찰의 활동으로 노고를 치하해야 할 일이지만 경마장 안에서까지 버젓이 공포감을 조성하며 검문활동을 하는 것은 지나친 경찰권의 남용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것도 한두번이 아니고 반복해서 검문이 이뤄지면 검문을 당하는 입장에서 본다면 자존심이 상하는 것은 물론이고 수치심까지 들게 마련이다. 주위의 사람들은 그냥 지나치는데 유독 자신만 여러번 검문을 받게되면 마치 범죄자로 취급당하는 것 같아 기분이 언짢을 수밖에 없다.
최근 본사에는 경마공원 검문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경마팬의 하소연이 자주 접수되고 있다. 이들은 경찰이 검문을 실시하면서 안하무인 격으로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또 경마장 안에서의 검문은 한국마사회가 경찰을 불러들여 검문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한국마사회에 대한 불만도 터뜨리고 있다. `고객서비스 제일주의`를 부르짓고 있는 한국마사회가 경찰을 불러들여 경마팬을 업신여기는 행위를 조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런 경마팬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한국마사회는 경마팬을 존중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가령 경찰이 한국마사회의 허락 없이 경마장 안에서 자유롭게 검문활동을 할수 있는 것인지도 따져보아야 하며 사소한 것이라도 경찰이 경마팬의 인권을 침해하는 행동을 했다면 이에 대해 한국마사회는 엄중히 항의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경마시행을 통해 국민들에게 마권판매라는 서비스업을 주로 하고 있는 한국마사회는 `고객은 왕`이라는 평범한 상식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된다. 지금은 독점적으로 경마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손님 위에 군림`을 하더라도 손님이 몰려들고 있을지 모르지만 경마시행도 경쟁체제가 도입될 경우 서비스가 좋은 쪽으로 손님은 몰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잊지말아야 할 것이다.
그동안 우리의 경마는 손님인 경마팬에 대해 너무도 등한시 해온 것이 사실이다. 세계 10위권 내의 매출액을 올리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경마팬이지만 경마팬으로서 누릴 권리는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의 경마팬은 세계에서 가장 질이 낮은 레이스를 관람하면서 돈은 또 가장 많이 잃어야 하는 불합리 속에서 경마를 즐기고 있다. 레이스의 질을 높이고 환급률을 높이는 것이 가장 큰 서비스이겠지만 이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경마팬에 대한 인간적인 대우만이라도 제대로 해줘야 한다.
인간적인 대우는 고사하고 이중삼중으로 검문을 당한 후 관람대에 도착하는 경마팬의 어깨가 한없이 무겁게만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마가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대중레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한국마사회의 고객인 경마팬을 왕으로 모시는 정책개발이 필요하다.
사실 따지고보면 우리나라의 경마팬만큼 모든 희생을 감수하면서 국가에 기여하는 애국자도 많지 않을 것이다. 하루 1천억 원에 육박하는 마권을 구입하면서 약 3백억 원의 돈을 한국마사회 수익금 및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세금으로 납부한다. 1천억 원의 마권을 구입한 국민들이 하루 3백억 원의 돈을 잃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렇게 국가와 지방재정에 기여를 하고 있는데도 범죄자 취급을 받는다면 큰 모순이 아닐 수 없다. 만약 경마팬이 그렇게 문제가 많은 국민계층에 속한다면 이러한 계층을 구제하기 위해서라도 경마를 시행하지 말아야 옳지 않은가. 이제부터라도 경마팬을 올바른 `고객`으로 대접하는 정책이 실천되기를 기대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