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일(5월4일)경마 제5경주에서 발생한 한국마사회의 기수제재를 놓고 뜨거운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이날 경주에서 최고 인기마인 `히어즈투유댓`(미국산 5세 거세마, 마주 박찬준, 조교사 박원덕)에 기승한 강경식 기수는 결승선상에서의 마필능력발휘 불량으로 면허정지 2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특히 본사에는 해당경주 직후부터 전화 혹은 홈페이지(www.krj.co.kr)를 통해 강경식 기수에 대한 항의가 빗발쳤다. 특정 경마팬은 마사회의 심판결과가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경마문화신문이 올바로 보도하는지 여부를 보아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는 위협까지 서슴지 않았다. 본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경마문화신문을 비난 또는 매도하는 글도 게재되었다. 기수는 조교사가 시키는 대로 하기 때문에 기수의 책임 뿐만아니라 조교사의 책임까지도 함께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또한 해당경주에 대한 마권구입액 환불 및 피해보상을 위해 법적인 대응을 하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과거에도 특정 레이스의 의혹을 제기하며 기수와 조교사를 비난하는 예는 종종 있었다. 그러나 이번처럼 많은 경마팬들이 사이버공간이며 기타 다른 통신을 이용하여 항의를 하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그만큼 경마팬들의 의식이 높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면허정지는 기승정지와는 달리 기수로서의 모든 활동을 할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징계를 당한 기수의 입장에서 본다면 생존권을 박탈당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기승정지의 경우는 실전에 나서지 못할 뿐 새벽훈련 등 일상적인 기수활동은 할 수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비용은 벌 수 있다. 그러나 면허정지는 해당 기간동안 기수자격을 박탈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피해는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강경식 기수는 지난 2000년8월27일 `기린봉`에 기승해 3개월간 면허정지를 당한데 이어 이번에 또다시 2개월간의 면허정지를 당함으로써 물질적인 피해를 입은 것은 물론 공인으로서의 명예까지 잃게 되었다.
이번사건을 계기로 마주와 조교사, 기수, 관리사 등 모든 경마창출자들은 스스로를 반성하고 연간 1천만명이 넘는 국민(경마팬)들에게 무엇을 봉사할 것인지 자세를 가다듬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경마의 생명은 공정성에 있다. 공정성을 잃게 되면 경마 자체가 설자리를 잃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경마의 공정성에 대한 시비는 한국경마에서 유독 많이 발생해왔다. 그렇게될 수밖에 없는 요인은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우선 우리경마의 역사성에서 살펴볼수 있다. 우리의 경마는 일제강점기 식민지 통치의 하나로 유입되었다. 그러다보니 국민들의 감정에는 부정적인 편견이 자리하게 되었다. 또한 저질의 경주마로 경마를 시행하다보니 `전력질주`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는데다가 실제로 금품을 수수하는 대가로 경마정보를 유출하거나 승부조작을 시도하여 경마에 대한 이미지를 실추시켰다. 게다가 경마문화는 자리잡지 못한채 베팅부문만 비대하게 발전해온 것도 경마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국산마생산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경마산업 전체에 대한 균형발전을 꾀하며 선진경마문화를 창조하기위한 노력들이 이어지면서 경마산업의 환경이 급격히 달라지고 있다. 경마팬의 의식은 그야말로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여 레이스의 진위여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수준에 까지 이르고 있다. 물론 이과정에서 일부 경마팬의 경우 편협한 안목으로 억지주장을 펼치는 경우가 있기는 하나 전체적인 경마팬 수준의 향상을 감안하면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이제는 경마시행체인 한국마사회는 물론이고 생산자 마주 조교사 기수 관리사 등 모든 경마산업종사들의 의식과 지적수준이 향상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경마팬에 의해 모든 과정이 감시되고 있다는 점을 잊지말아야 한다.
이번 강경식 기수의 징계사건의 계기로 경마산업 종사자 모두가 우리의 경마를 한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