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연과 혈연, 학연, 파벌, 이념을 초월해 전국민을 하나로 묶어놓은 제17회 월드컵축구대회가 오늘 한국과 터키의 3,4위전, 그리고 내일 독일과 브라질의 우승대결로 막을 내린다.
이번 월드컵대회는 한민족을 위한 축제였다. 정파간의 분열, 대통령 아들들의 비리를 포함한 권력형 부정비리로 인해 일그러진 사회를 정화시키는 작용을 했다. 해방을 제외하곤 전민족을 하나로 묶는 사상 최대의 축제라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는 것같다.
이 축제의 효과는 다양한 분야로 파급될 전망이다. 가장 반가운 것은 경제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다. 국가이미지 상승으로 인한 한국 제품의 인지도가 전 세계적으로 크게 높아질 것이다. 수출과 수입등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제 현실을 생각할 때 참으로 고무적인 현상이 아닐수 없다.
특히 첨단산업으로 불리는 IT산업의 우수성을 세계만방에 알릴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이제 IT산업은 세계인을 하나로 연결하는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되고 있다. 이 첨단산업의 선구자가 되고 있는 한국의 능력을 전세계에 입증시키는 좋은 기회가 되었던 월드컵 축구대회였다.
이번 월드컵축구대회가 남긴 무엇보다 중요한 자산은 모든 국민들에게 할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었다. IMF구제금융으로 인한 국가적 경제위기를 극복하느라 피로가 누적되고 권력형비리로 인한 정치혐오증과 사회적 부정비리에 대한 불만 등이 팽배해 있는 우리 국민들에게 사막의 오아시스와도 같은 희망이 되었다. 꿈은 곧 현실로 이뤄진다는 교훈을 모든 국민의 가슴에 아로 새겼다.
조그만 축구공 하나가 이처럼 큰 역할을 해낼수 있을 것이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사실 스포츠로 따진다면 경마도 축구 못지않은 축제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처음 현대경마가 시작될 때는 귀족들의 스포츠(sports of king)였다. 그러나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스포츠의 왕(king of sports)으로 거듭났다.
이처럼 경마가 `귀족들의 스포츠`에서 `스포츠의 왕`으로 거듭날 수 있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경마가 완성되기 까지는 다양한 산업분야가 유기적인 협력관계 속에서 조화를 이뤄야만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경주마를 생산하고 키우는 1차산업, 목장과 경마장 건설 등의 2차산업, 경마시행 및 마권구입 등 서비스인 3차산업, 그리고 4차산업으로 일컬어지는 최첨단 산업인 정보산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산업을 망라하여 완성품으로 탄생하는 것이 경마다.
이러한 경마의 속성은 모든 국민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경마는 복마전과 부정의 온상으로 또는 패가망신의 원흉으로 사회의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
이러한 사회의 편견을 바로잡는다면 경마도 축구에 못지않는 인기 있는 스포츠와 축제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하면 경마를 축구처럼 만들어나갈수 있을 것인가.
경마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경주마다. 경주마의 질을 높이는 것이 곧 경마를 발전시킬 수 있는 첩경이다. 세계 각국에서 각기 자기 나라에서 생산한 질높은 경주마를 놓고 전 세계 경마시행국이 함께 참여하는 월드컵 경마대회를 개최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물론 지금도 월드컵 경마대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수년전에 생긴 두바이월드컵은 매년 1회성 행사로 끝날 뿐만아니라 특정 부호가 만들었다는 점, 참가국이 소수에 그치고 있다는 점 등으로 인해 크게 흥행하지 못하고  있다.
월드컵경마대회도 월드컵축구대회처럼 세계인의 축제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대륙별 예선을 치르고 본선에 진출하는 형태를 취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올바른 월드컵경마대회를 탄생시키기 위해서는 세계 모든 경마시행국의 협의가 전제되어야하며 구체적인 시행방안이 결정되어야 한다.
만약 진정한 월드컵경마대회가 탄생할 경우 우리나라가 당당하게 참여하기 위해서는 경주마의 질을 높이는 것은 물론 시행체의 민영화, 마권종류의 다양화, 마권구입 상한제의 폐지, 경주편성상 군제 폐지, 경주마의 생산-육성-경주투입-생산사이클 원활화, 각종 규제적인 제도의 개선 등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번 월드컵축구대를 통해 꿈은 이루어진다는 것을 체험했다. 경마도 축구처럼 전 세계인의 축제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한국이 앞장서 나가자.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