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산업의 기본은 경주마에 있다. 누가 질좋은 경주마를 생산하고 육성하는가, 누가 질좋은 경주마를 소유하는가, 누가 질좋은 경주마를 관리하는가, 누가 질좋은 경주마에 기승하여 우수한 기승술을 발휘하는가, 누가 더 질좋은 경주마로 경주를 편성하여 박진감넘치는 경주를 시행하는가........
그야말로 경마산업은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가 경주마를 기본으로 하여 발전해간다. 이러한 원칙하에 세계의 경마산업은 국가간 경쟁이 심화해왔다. 80년대 초만해도 영국과 아일랜드, 프랑스, 독일 등 유럽의 경마시행국들이 우수한 경주마 산실로 자리를 잡아왔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60년대부터 경주마의 우수한 혈통을 발굴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온 미국이 `노던대서` `미스터프로스펙트`와 같은 명마들을 탄생시키면서 세계 경마산업 시장을 주름잡기 시작했다. 80년대 들어서 세계의 경마산업 시장을 휩쓸기 시작한 미국은 지금은 국제프리핸디캡에 속하는 경주마를 50%이상 보유하는 국가가 되었다. 프리핸디캡이란 부담중량으로 경주마의 능력을 평가하는 제도로써 우리나라도 지난 93년부터 서울경마공원에서 활동하는 경주마를 대상으로 1년에 한번씩 프리핸디캡을 발표해오고 있다. 현재 국제프리핸디캡의 점유율을 살펴보면 미국이 50%, 호주가 약 10%, 영국 아일랜드 약 10%, 나머지 나라들이 대략 10%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주마를 중심으로 살펴볼 때 전세계 경마산업의 절반을 미국이 좌우한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투자 측면에서 살펴보면 일본을 우선 꼽을 수 있다. 일본경종마협회와 사다이 목장을 중심으로 하는 일본의 경주마생산과 육성에 대한 열성은 세계가 혀를 휘두를 정도다. 올해들어 `선데이사일런스`등 유명 씨수말을 잃어버린 일본은 곧바로 세계를 휩쓰는 씨수말을 보유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올해 켄터키더비와 프리크니스스테익스를 제패한 `워엠블렘`을 1천8백만불(한화 약 2백억원)에 구입한 것을 비롯해 `선데이사일러스`의 형제마로 올해 19세의 씨수말 `서든할로`를 낸년 1년간 임대하여 우수혈통을 보존키로 했다.
결국 세계의 경마시행국들은 정보통신의 발달로 점점 글로벌화 되는 과정에서 어느 나라가 더 질좋은 경주마를 많이 확보하는가 경쟁하기에 여념이 없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지난 80년대말부터 국산마생산 증대 정책에 힘입어 우수한 국산마 생산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세계와의 경쟁은 아직도 요원한 과제로 남아 있다. 한국마사회 육성목장을 비롯해 민간목장을 포함한다면 30여두에 이르는 씨수말을 보유하고 있지만 세계 시장에 자랑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게다가 다른 나라들은 경마산업의 기본을 경주마에 두고 경주마를 중심으로 하는 경마산업중흥정책을 구사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러지 못하고 있다. 경주마 우선보다는 사람위주의 경마시행정책을 펴다보니 경마산업의 근간인 경주마의 중요성은 크게 취급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외국의 유명 경마공원을 살펴보면 곳곳에 해당 경마공원에서 활동했던 유명 경주마들의 동상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경주마가 다니는 길은 일부러 포장을 하지않는 것은 기본이며 마방 주위에서도 항상 놀이운동을 시킬수 있도록 배려한다. 마방시설만 해도 그렇다. 모든 시스템을 사람위주 보다는 경주마 위주로 구성하는데 게을리하지 않는다.
말한마리를 잘 길러내면 자동차 수백대를 수출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국가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을 정도의 고부가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이 경마산업이다. 물론 그만한 경주마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또 그만한 비용과 정성이 들어가야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산업분야가 그러하듯 점점 세계가 하나되는 과정을 들여다볼 때 우리의 경마산업도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지 않은면 안될 시점에 와있다. 일본이 수백억원의 씨수말을 도입하는 것을 목격하면서 그저 이웃나라의 부러운 현실로만 취급하기에는 자존심이 상하는 것은 물론이려니와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것은 비단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경마산업의 기본은 사람 위주의 정책보다 경주마 위주의 정책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