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마권 매출액 및 입장인원이 급격히 줄고 있어 경마산업 종사자들의 걱정이 현실화 되고 있다. 일부 종사자들은 "매출액이 더 줄어야만 한국마사회가 정신을 차린다"며 자조적인 비아냥거림도 있을 정도다. 지금까지 우리는 경마의 본질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핵심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었다. 즉 `경마는 도박인가, 레저인가?`라는 진부한 명제에 얽매여 경마의 성격 규명을 애매하고도 모호하게 설정하는 우를 범해 왔다. 이제 `경마는 도박인가 레저인가`라는 진부한 명제의 굴레에서 하루빨리 탈피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는 경마산업에 대한 올바른 성격을 규명해내기 어렵다.
마권을 구입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도박`이라는 부제가 따라붙는 것이 사회의 일반화된 통념이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도박`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지나치게 강조돼왔다. 선진경마국에서는 `갬블`(Gamble)로 통칭되는 소위 도박행위에 대해 부정적 의미를 크게 부여하지 않는다. 이들나라에서는 `갬블`도 국민의 일상생활에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하나의 생활행위에 다름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도박행위에 대해 패가망신의 원흉으로 인식해왔다. 우리의 역사적 속설에는 `외입하는 사람은 재산을 보전해도 노름하는 사람은 패가망신한다`는 말이 통용되어 올 정도였다. 이처럼 도박에 대한 사회의 멸시는 경마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편견의 사슬을 끊지 못한 채 80년이라는 세월을 보내왔다.
그러나 경마산업은 여타의 다른 사행산업과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특징이 있다. 그것은 경주마를 생산하는 1차 산업에서부터 최첨단 산업까지 입체적이고도 체계적인 관계가 정립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그 동안 경마가 지니는 성격상 도박성이 강한 부문을 억지로 은폐하기 위해 `레저`라는 개념을 대입시키고자 노력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것도 가족이 함께 즐길수 있는 `건전레저`라는 주장을 펼쳐 왔다.
그러나 주지하다시피 경마가 기본적으로 갖는 성격상 `도박성`이 없다라는 것을 강조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경마는 결국 도박일수밖에 없는 것이 그 본질이다. 다만 같은 도박이라 하더라도 증권이나 부동산에서처럼 투자의 개념이 성립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오히려 경마산업은 증권이나 부동산 보다도 투자 이익에 대한 가능성을 더욱 높게 생각해볼 수도 있다.
경마를 하나의 투자대상으로 생각할 때 경마산업은 부가가치적인 투자의 개념을 한없이 확대시킬수 있는 점을 지니고 있다.
얼마전 일본은 올해 켄터키더비와 프리크니스스테이크 우승마인 `워엠블렘`을 1천8백만불(한화 약 2백억원)에 구입했다. 말 한 마리가 2백억원씩 한다면 자동차를 몇 대를 판매해야 하는지 아니면 전자제품을 얼마만큼 판매해야하는지 계산해보자. 경주마의 부가가치는 여타의 다른 가축은 물론이고 다른 상품과 비교를 한다고 하더라도 월등하게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잘만한다면 경주마의 생산 육성에 대한 투자는 곧 국가경제를 크게 살찌우는 투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아니겠는가.
한국의 경마산업은 특히 서울올핌픽 이후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왔다. 그동안의 성장은 양적인 측면이나 질적인 측면에서 모두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어가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아직도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한 부문이 곳곳에 산적해 있다.
경마시행권의 정부 소유는 말할 나위도 없거니와 경주편성체계, 마주자격에 대한 지나친 제한, 마권구매상한선, 지나치게 높은 환급률, 마권매출액에 비해 현저하게 적은 경마상금, 축산진흥기금의 경마산업에 대한 재투자 문제, 경주마 유통구조의 문제점, 규제와 통제만이 능사이듯이 진행되는 경마정책 및 행정, 새로운 제도나 정책에 대한 연구 미흡.........
아일랜드나 호주와 같은 나라들은 경마산업을 3대 기간산업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웃 일본의 경우도 경주마 생산과 육성을 중요한 농업분야로 인식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세계의 경쟁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시작해야 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