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면 개인마주제 경마가 시행된지 10년째를 맞는다. 우리 속담에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라는 말이 있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모든 상황이 변한다는 것을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우리의 경마산업도 상전벽해(桑田碧海)와 같은 변화의 과정에 놓여 있다.
지난 1993년 우리의 경마산업은 후진성을 탈피하기 위해 개인마주제 경마시행이라는 혁명을 단행했다. 완벽한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한채 절름발이식 제도라는 비판을 받으면서 출발한 개인마주제 경마는 선진화의 길을 걷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10년 째를 맞이하는 개인마주제의 틀을 살펴보면 곳곳에 산적한 과제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라는 말처럼 우리의 마주제경마도 전면적인 개선이 필요한 때가 되었다.
모든 산업은 선의의 경쟁을 통해서 발전해가기 마련이다. 경마산업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경마산업은 우승열패에 의한 레이스를 정점으로 모든 부대산업이 발전해가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특히 경주마의 생산-육성-경주투입-생산으로 이어지는 싸이클을 통해 경마산업 발전의 틀이 형성된다.
그동안 우리의 마주제 경마는 많은 분야에서 선의의 경쟁이 제한돼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선의의 경쟁을 가로막는 제한이나 규제는 세월의 흐름에 따라 변화를 갖게 되었다.
그동안 위임구매-추첨분양이라는 틀을 지니고 있던 외국산 경주마의 구매제도도 올해부터 개별구매가 허용됨으로써 또다른 변화의 물결을 타고 있다. 이제는 경마산업도 본격적으로 세계와의 경쟁에 나서야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한 복판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경마시행 측면에서 살펴본다면 경마팬의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한 환급률의 인상이 가장 시급한 과제이다. 또한 경주편성체계의 전면적인 개선, 마권종류의 다양화, 마권구매상한제의 폐지, 마방부족 사태 해결.........등을 우선 꼽을 수 있다.
환급률에 대한 문제는 한두번 거론한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환급률은 선진 경마국과 비교할 때 턱없이 낮아 패가망신하는 경마팬을 양산시키고 있다. 또한 사설경마나 맞대기가 성행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기도 하다. 환급률을 대폭 높인다면 사설경마꾼이 줄어들뿐만아니라 경마인구가 늘어나 세수확보에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 정부와 한국마사회는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환급률을 높이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한다.
경주편성체계의 경우 현재의 군체계를 완전히 폐지하고 성별 나이 상금을 기본으로 하는 편성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과거에는 경주마자원의 부족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군체계를 두어야 하는 당위성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국산마의 자급 비율이 70%를 넘어섰고 과잉생산이 우려되는 상황까지 연출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군체계에 얽매인 경주편성을 고수하다보면 자유로운 경쟁을 침해할 소지가 다분히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외국산마의 개별 구매가 허용됨으로써 점핑출전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점점 현행 군체계가 무의미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외국에서 검증된 능력마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경주에 출전하지 못하는 제도는 공정한 경쟁을 가로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
마권종류의 다양화, 마권구매 상한제의 폐지, 마방부족사태 해결 등도 재론할 필요가 없는 정책들이다.
마주제 운영에 대한 문제도 심각한 상황이다. 내부적 분열양상이 법정 싸움으로 비화되고 있으며 대리마주 차명마주의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마주자격을 부여하는 과정부터 문제가 있다. 거의 비슷한 자격을 갖춘 마주희망자들 중에 탈락한 사람들의 불만이 팽배해지고 있다. 마주자격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일정 자격을 갖춘 사람들 예를 들어 공무원자격 등에 저촉을 받지 않는 사람이면 누구나 마주를 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그래야만 우리의 경마산업이 경쟁력을 갖고 세계와의 경쟁에서 낙오되지 않을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경마산업 발전을 위한 제도개선연구회` 발족을 제안한다. 한국마사회는 물론 마주협회 생산자협회 그리고 외부 경마전문가를 포함하는 연구회를 발족시켜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는 연구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