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인 한가위로 인해 1주일 휴장했던 경마가 이번주부터 재개된다. 올해의 추석은 그야말로 수재로 인해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잃어버린 불우한 이웃들로 인해 가슴 아픈 시간을 보내야 했다. 컨테이너 박스로 만들어진 임시 주거공간에서 차례를 지내는 모습은 너무나 안타까운 현실이었다.
본사는 휴장직전 2주간 경마팬을 대상으로 4백70만1천7백3십원의 성금을 모금하여 전국재해대책협의회에 전달했다. 이번의 본사의 수재민돕기 성금 모금은 한국마사회의 비협조 속에서도 대성황을 거둔 것이어서 더욱 값진 결과로 풀이할 수 있다. 경마팬들은 한국마사회가 장소를 제공해 성금을 모금하던 때보다 더 적극적인 참여를 보였으며 그 성과도 훨씬 더 크게 나타났다.
3년전 경기 북부지역이 수해로 인해 큰 재난을 당한 적이 있었다. 당시 본사는 한국마사회로부터 장소를 제공받아 경마일 4일간 서울경마공원 내에서 수재민돕기 성금 모금행사를 실시해 3백39만8백30원의 성금을 모금해 경기도 연천군 신서면 대광2리(신탄리)에 직접 전달해 수재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워준 바 있다.
또한 전국이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며 큰 피해를 입었던 지난해 6월에는 역시 한국마사회의 장소제공 협조를 받아 서울경마공원 내에서 `사랑의 물을 보냅시다`라는 행사를 마련해 경마일 2일간 1백72만1천8백원원의 성금을 모금해 전국재해대책협의회에 기탁한 바 있다.
경마팬들의 다뜻한 마음과 함께 전달된 성금은 피해주민들이 실의와 좌절을 딛고 새로운 희망을 설계하는데 큰 힘이 되었다.
본사는 한국마사회가 이례적으로 장소를 제공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서울경마공원 정문 앞에서 `희망을 모읍시다`라는 기치를 걸고 수재민돕기 성금 모금운동을 강행했다. 경마팬들은 경마공원 내에서 성금을 모금할때보다 오히려 더 호응이 높았다. 똑같은 기간동안 성금을 모금했음에도 3년전 한국마사회가 장소를 제공했을 때보다 1백30여만원이나 더 모금이 되는 현상을 보였다. 경마팬들의 의식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했다.
한국마사회는 본사에 성금모금장소를 제공하지 않은 것은 물론 수재민돕기 성금 기탁에도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다가 경마문화신문의 지적 이후 뒤늦게 한국방송(KBS)에 단일 기업으로는 가장 많은 10억원의 성금을 기탁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높아진 경마팬들의 의식을 바탕으로 수재민을 돕기 위한 특별경주를 시행하면 어떨까?
가령 특정경주를 지정해 해당경주의 수익금은 모두 수재민돕기 성금으로 기탁하는 것이다. 수재민돕기 성금에는 세금이 징수되지 않기 때문에 70억 정도의 매출액이 오른다고 가정할 때 약 20여억원 정도를 수재민돕기 성금으로 기탁할 수 있다. 만약 100배 이상의 고액배당이 발생한다면 기타소득세가 적용됨에 따라 성금은 더욱 많아질 수 있다.
경마팬의 정성을 하나로 모아 수재민돕기 특별경주를 시행한다면 그 의미는 매우 값진 것이 될 수 있다. 사회의 부정적인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경마의 이미지도 한층 개선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는 것이다. 사회공익에 기여해야하는 경마의 책임을 널리 알리는 값진 행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사정이 허락한다면 특정한 날을 잡아 하루 왼종일 수재민돕기 경마를 시행할 수도 있겠으나 이는 여러 부작용이 발생할 여지가 있으므로 위험할 수 있다. 그러나 단 한경주라도 특정한 경주를 수재민돕기 경주로 경마를 시행한다면 많은 국민들로부터 찬사를 받을 수 있는 이벤트가 될 것이다.  
경마산업 전반에는 변화의 바람이 급격하게 몰아치고 있다. 통제와 규제의 우물에 갇혀 있던 한국경마가 자율과 경쟁이라는 큰 바다로 항해를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의 과정에서 온 국민들에게 기쁨을 줄수 있는 행사를 시행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