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직 변호사의 한국마사회에 대한 개혁제안이 경마계의 핫이슈로 등장했다. 개혁제안의 내용중 한국마사회 직원중 일부가 조교사 기수 등 마필관계자들의 사생활상의 약점을 잡아 경마정보를 부당하게 요구하고 심지어는 외부에 대가를 받고 팔기까지 한다는 내용이 돌출되어 사회문제화가 되었다.
경마를 즐기는데 있어서 정보는 매우 중요하다. 정보가 없다면 경마는 존립근거를 잃는다. 정보가 없으면 마권구입 행위인 베팅(betting)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마정보가 얼마나 원활하게 유통되는가에 따라 그나라의 경마문화 발전정도를 판가름해 볼 수 있다. 선진경마국일수록 경마정보의 유통과정이 공개적이고도 자유롭다.
가령 미국의 예를 들어보자. 미국의 경마장에서는 마주나 조교사 등 경마관계자와 경마팬이 자유롭게 만난다. 즉 예시장에서 마주와 조교사가 함께 경주마의 상태를 파악하고 경마팬과 경주마의 컨디션에 대해 자유롭게 대화를 주고 받는다. 어떤 마주와 조교사는 자신의 경주마에게 베팅할 것을 권유하기도 한다. 경마팬들은 해당 경주마가 부진한 성적을 내더라도 마주나 조교사를 원망하지 않는다.
예시장에서 경주마의 상태를 최종 점검한 마주와 조교사는 관람대의 가장 전망이 좋은 곳에 마련된 자리로 향한다. 경마장의 시설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미국 대부분의 경마장들은 조교사마다 5-10인이 함께 레이스를 지켜볼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준다. 조교사는 자신이 관리하는 경주마의 마주가족을 초빙하여 함께 레이스를 감상한다. 물론 조교사는 자릿세를 경마장주인에게 내야 한다.
또 마주나 조교사가 관람석으로 향하는 과정에서도 경마팬들은 해당 경주마에 대해 궁금한 사항을 자유롭게 질문한다. 경마팬들의 질문에 대해 조교사나 마주는 자신들이 알고 있는 내용을 성의 있게 설명해준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풍경이다. 만약 이런행위가 발견됐다가는 한국마사회법 제49조(마권의 구매제한 등)와 경마시행규정 제72조(경마관여 금지 및 정지) 등의 법률에 의해 사직당국의 처벌을 받는다.
같은 경마를 시행하면서도 적용방식에서는 너무나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경마정보에 대한 개념정립조차 되어있지 않다. 무엇이 경마정보이고 어디까지가 경마정보인지 모른다. 게다가 극도로 경마정보 유통과정을 통제하다보니 조교사나 기수의 말(言)이 신격화되는 현상마저 빚어지고 있다. 그래서 소위 `간다, 안간다`는 쏘스경마가 난무하고 심지어는 기수나 조교사의 말한마디가 정보매매로 변질되기까지 한다.
경마정보에 대한 개념을 제대로 정립하고 모든 정보는 자유롭게 공개되어야 한다.어떤 내용을 소수가 독점하면 고급정보가 되지만 그것이 대중화되면 상식으로 변환된다. 한국경마는 하찮은 내용을 소수가 독점토록 함으로써 고급정보로 둔갑시키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경마정보의 개념을 재정립하기 위해서는 한국마사회법의 개선이 필수적이다. 한국마사회법의 개선을 통해 경마정보가 보다 자유롭게 유통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경마정보가 자유롭게 유통된다고 하더라도 실전경주에서의 공정성이 확보되지 못한다면 경마산업 발전의 큰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실전경주에서의 공정성만 확보된다면 `간다, 안간다`는 말이 아무리 난무하더라도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경주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서는 여러 불합리한 제도들을 혁명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안된다. 여러차례 주장했듯이 현행 군체계를 폐지하고 경주마의 나이 성별 상금 우승횟수를 기본으로 하는 경주편성이 필요하다. 마주자격도 개방하여 일정한 자격을 갖춘 사람이면 누구나 마주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경주의 상금도 다양화하여 질이 좋은 경주마는 신마라 할지라도 많은 상금이 걸린 경주에 도전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모든 제도와 정책을 경쟁성에 기초하여 개선함으로써 마주 조교사 기수 관리사 등 경마관계자는 전력질주를 하지않으면 스스로 엄청난 손해를 보아야하며 이런 전제 속에서  경마팬은 어떤 상황에서도 경주를 신뢰할 수 있어야만 경마정보와 관련된 잡음은 근절될 수 있는 것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