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마필사업부 소개로 개별수입된 `보헤미안버틀러`가 올해 그랑프리 경마대회를 석권하면서 파란을 일으켰다. 한국마사회에 의해 올해 처음 외국산마에 대한 개별 수입이 허용되면서 불붙기 시작한 개별수입마들의 대활약은 우리나라의 경주마 수준을 한단계 향상시킨 것은 물론 경주질의 향상에도 지대한 공헌을 했다.
한국마사회의 개별수입마 정책이 대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오히려 너무 빨리 성공의 결과물이 나타난 것이 아닌가하는 일부의 걱정이 있을 정도다.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의 경마는 저질의 경주마로 경마를 시행하다보니 이러저러한 문제점들이 많았다. 특히 가장 큰 문제점은 소위 `간다` `안간다`로 압축되는 승부조작 내지는 부정경마에 대한 의혹이었다. 저질의 경주마로 경마를 시행하다보니 주파기록의 편차가 심하게 나타나고 또한 이는 부정경마 의혹을 증폭시키는 것으로 작용해왔다.
그러나 경주마의 몸값이 높아지고 레이스의 질이 높아지면서 부정경마 의혹이 상당 부문 해소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외국산 개별수입마들의 눈부신활약으로 한국경마가 선진화의 급물결을 타고 있다.
`보헤미안버틀러`의 그랑프리 우승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경마산업 발전의 기본인 경쟁력 강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러번 주장했듯이 경마산업의 발전은 경주마를 통해서 발전해간다. 누가 더 우수한 경주마를 생산-육성하는가, 누가 더 우수한 경주마를 소유하는가, 누가 더 우수한 경주마를 관리하는가, 누가 더 우수한 경주마에 기승하여 좋은 기승술을 발휘하는가 하는 경쟁이 강화되면서 경마산업이 발전해가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경마산업은 `베팅만 있고 문화는 없다`는 말로 압축되듯이 질좋은 경주마의 확보 보다는 마권을 매매하는 베팅 부문만 크게 장조돼왔다. 세계의 경마산업 현황을 살펴볼 때 선진경마국일수록 경주마의 개량증식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이며 발전해왔다. 우리의 경마문화와는 정반대의 개념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이런상황에서 외국산 개별수입마인 `보헤미안버틀러`의 그랑프리 우승은 경주마 질적 향상의 전환점이 된다는 점에서 크게 환영할 일이다. 아울러 우수 경주마를 지속적으로 생산-육성-경주투입이 이뤄질수 있도록 하는정책수립이 필요하다.
현행 군체계의 전면적인 개선이 필요하고 상금제도의 개선도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풀어나가야할 과제다. 군체계의 경우 현행 제도를 폐지하고 경주마의 나이 성별 수득상금 우승횟수 등을 기본으로 하는 새로운 경주체계의 정립이 필요하다. 상금제도의 경우는 경마대회 상금을 대폭 인상하는 것을 기본으로 일반경주와 특별경주, 경마대회의 상금폭을 크게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자연스럽게 질이 낮은 경주마는 질낮은 경주마끼리 또한 우수한 경주마는 우수경주마끼리 편성이 가능해지고 경마부정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이와더불어 마주와 생산자 또는 마주와 마주끼리 경주마 매매가 자유롭게 이뤄지도록 하는 정책도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클래이밍레이스나 옵셔널클래이밍 레이스를 도입하는 것도 필요한 정책이다.
또한 우수한 씨수말과 씨암말을 확보하여 우수 국산마를 배출할수 있도록 하는 것도 발등의 불이다. 이웃 일본이 수백억원씩 투입하여 질좋은 씨수말을 확보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고작 10억원 내외의 씨수말을 도입하는 것에 머물고 있다. 그것도 일부 혈통에 편중돼 있어 다양한 후대검증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보헤미안버틀러`의 그랑프리 우승은 한국마사회의 경주질의 높이기 위한 정책이 대성공을 거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제는 성공한 정책이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적인 정책개발이 필요하다. 세계와의 경쟁에 당당하게 나설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한다.
2005년에는 아시아경마연맹총회가 우리나라에서 펼쳐지고 부산경남경마장도 개장된다. 이처럼 굵직한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한 준비가 얼마나 잘 이뤄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