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420호 경마시스템 경쟁력 강화만이 부정경마 막는다

한국경마 80년의 역사를 되돌아볼 때 가장 큰 문제점은 사회의 부정적 인식이었다. 사회의 부정적 편견에 사로잡힌 우리나라의 경마산업은 올바른 발전의 틀을 갖추지 못한 채 경마후진국의 멍에를 쓰고 국민들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어왔다.
이러한 부정적 인식은 모든 경마산업 시스템의 경쟁력이 미약한데서 비롯되었다.
경마산업의 발전은 경주마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누가 더 질좋은 경주마를 생산-육성하는가. 누가 더 질좋은 경주마를 소유하는가. 누가 더 질좋은 경주마를 관리하는가. 누가 더 질좋은 경주마에 기승하는가....등
이러한 경마산업의 패러다임은 선진국일수록 더 발전돼 있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세계 1백30여 경마시행국중 선진경마국일수록 경주마를 기초로 한 산업의 육성에 초첨을 맞춘다. 그러나 후진국일수록 베팅위주의 경마정책에 초점이 맞추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를 살펴보자. 8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베팅만 있고 문화는 없는`경마산업`이 되고말았다.
늦긴 했지만 80년대말부터 국산 경주마 생산이 시작되고 93년에는 마주제 경마가 도입됨으로써 경마선진화의 틀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마주제 경마가 시작된지 10년이 되는데도 절름발이식의 경마시행시스템이 이어지고 그로인해 잦은 부정경마 발생으로 사회의 부정적 편견을 좀처럼 떨쳐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경마가 올바른 선진화의 길을 걷기 위해서는 선의의 경쟁을 가로막는 여러 불합리한 시스템을 혁명적으로 개선하여 경쟁의 틀을 완벽하게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제한적인 마주자격을 오픈하는 것이 좋다. 선진국처럼 경주마를 소유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마주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물론 무제한 적으로 오픈할 경우 브로커의 개입 등을 염려할 수 있으나 이는 공무원자격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신분이면 누구나 마주를 할 수 있도록 개방하면 될 것이다. 마주자격을 엄격하게 제한하다보니 대리마주 차명마주가 횡행하여 경마산업 풍토를 어지럽히는 것이 현실이다.
경마상금의 인상과 더불어 일반경주와 특별경주, 그리고 경마대회의 상금 폭을 더욱 넓혀 놓은 것도 중요하다. 선진국의 경우 우리나라 일반경주보다 상금이 훨씬 적은 경주가 있는가하면 하나의 경마대회가 우리나라 경마대회 모든 상금을 합친 상금에 버금가는 경마대회가 있기도 하다.
두바이월드컵이나 미국 브리더즈컵 클래식, 일본의 저팬컵 등은 수백만달러의 상금을 내걸고 경마를 시행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장 많은 경마대회 상금이 2억원에 지나지 않는다. 선진국과 비교를 할수 없을 정도의 열악한 상황이다. 경마상금 제도의 개선은 경마산업 발전의 기본 틀이기 때문에 더 이상 미룰수 없는 중요한 과제다.
경주체계의 개선도 중요하다. 현행 경주체계는 질좋은 경주마를 홀대하는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현행 군체계를 폐지하고 상금과 연령, 성별, 우승횟수 등을 근간으로 하는 경주편성이 필요하다. 나눠먹기식의 경주편성은 경마부정을 부채질하는 것으로 작용해 건전한 경마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다.
모든 정책을 제한하고 규제하는 것에 초첨을 맞추다보니 각 경마관련 단체간 또는 단체내 구성원간에 불신과 갈등만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시행체와 마주, 마주와 조교사, 조교사와 기수, 또는 조교사와 관리사 간에 벌어지고 있는 갈등과 불신은 우리 경마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주범이 되고 있다.
최근 한국마사회는 기승계약기수를 50%이상 기승시키도록 하는 정책을 내놓았다.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리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모든 경마시행 시스템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때만이 부정경마를 막을 수 있다. 수천만원 짜리의 고가의 경주마를 들여다놓고 누가 감히 전력질주를 회피할 수 있겠는가. 경마시행 시스템의 경쟁력이 강화되면 될 수록 부정경마는 사라지고 경마산업은 찬란하게 발전해갈 수 있는 것이다.
부정경마 방지는 단속과 규제만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미 역사가 증명하고 있지 않는가.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