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418호 과도기적 혼란상황 위기 극복의 기회로 활용하자

한국경마가 선진화로 가기 위한 치열한 몸부림이 계속되고 있다. 일본이 일제 강점기 때 접목시킨 이 땅의 경마산업은 사회의 부정적인 편견과 시행자체의 후진성으로 인해 질곡의 역사를 걸어왔다.  
그러던 것이 지난 1993년 마주제경마가 시행되면서 경마산업 선진화를 위한 길을 걷게 되었다. 우리의 경마역사는 선진경마국의 시행형태와 사뭇다르다. 선진경마국의 경우는 마주가 있은 후 시행체가 탄생하는 시스템이었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는 시행체가 먼저 있고 마주를 선정하는 뒤바뀐 경마체제로 인해 이러저러한 문제점을 노출시켜 왔다.
마주제경마는 시행된지 10년이 되면서 경마시행구조 시스템에서 많은 개선책이 요구되고 있다.
서울마주협회로 통칭되던 마주들은 서울마주협회와 과천마주클럽으로 두동강이 나면서 경마시행시스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 과천마주클럽의 탄생은 지난해 11월 파행경매를 계기로 태동되었다. 당시 일반인들이 경주마를 구입하는 사태까지 벌어져 경마산업의 구조적 모순을 적나라하게 표출시키기도 했다. 개인마주제를 도입한지 10년째이지만 아직까지도 발전의 틀을 만들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개인마주제는 일본식 제도를 답습했다. 따라서 경주마를 소유할 수 있는 자격이 엄격하게 제한이 되어 있는 셈이다. 미국이나 유럽의 경마선진국들은 경주마를 소유하고 등록절차만 마치면 마주가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나 일본 홍콩 등은 경주마를 소유할 수 있는 마주의 자격을 엄격한 심사과정을 거쳐 자격을 부여한다.
경주마를 소유할 수 있는 마주의 자격이 엄격하게 제한되다보니 여러 부작용이 지속돼 왔다. 이런 상황에서 일반인들이 대거 경주마를 구입하는 사태까지 벌어지자 현행 마주제를 완전 자율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으며 다른 한편에서는 현행 제도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대사건이라는 주장도 팽배해지고 있다.
이미 오래 전부터 경마계 안팎에서는 마주 신분을 이용해 부정한 방법으로 경마정보를 빼낸다거나 승부조작을 시도한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또한 고액의 베팅을 일삼는 경마꾼이 특정 마주의 명의를 빌려 내용상 실제 마주 행세를 한다는 대리마주, 차명마주의 문제도 심각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대리마주 차명마주의 문제는 물리적인 방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제 한국의 경마도 미국 등 선진경마국처럼 마주자격을 대폭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즉 공무원자격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신분이면 누구나 마주자격을 획득할 수 있도록 하자는 주장이다.
이 문제는 향후 부산경남경마장에서도 마찬가지 혼란이 나타날 수 있겠기 때문에 철저한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나타나고 있는 총체적인 혼란상황에 대하여 이를 해결할수 있는 근본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대안을 마련하는 과정에는 독선과 아집, 권위의식을 떨쳐 버리고 무엇이 진정으로 경마산업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인가를 연구해야 한다. 일방적으로 밀어부치기 식의 결정을 한다면 또다른 부작용을 연속적으로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장기적인 발전방안을 세우고 그 방안을 실천할 수 있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임기응변식으로 순간적인 위기상황만을 넘기려는 정책을 구사하다가는 모두가 그 피해를 입게 된다.
2005년 부산경남경마장 개장과 더불어 한국에서는 아시아경마연맹 총회라는 굵직한 국제행사를 실시한다. 이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서라도 현재의 혼란상황을 위기극복의 기회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경마의 국제화라는 멀고도 험한 길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경마산업 종사자 모두의 헌신적인 노력과 희생이 필요한 때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