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경마에 대한 사회의 편견은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심각하다. 세상에는 도박의 성격을 띤 내기가 너무나 많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별나게 우리나라에서는 경마에 대해서만 특히 심한 부정적 감정이 팽배해 있다.
화투나 카드로 즐기는 각종 놀이를 비롯하여 골프는 물론이요 프로 축구나 야구와 같은 스포츠에도 내기의 개념이 들어 있고 또 실제로 비공식적으로는 대중적으로 내기가 행해지고 있다. 이러한 모든 도박적 행위에 대해서는 관대한 것이 국민적 정서다. 그러나 경마에 대해서는 `나쁜 것`으로 치부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이러한 경마에 대한 사회의 편견은 왜 팽배하게 되었는가. 우선 태동 동기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마는 일제에 의해 접목되었다. 일제의 식민지 우민화정책과 군용마필 생산이라는 목적으로 경마를 도입함으로써 우리나라 국민들은 처음부터 경마를 배타시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쉬지않고 발생하는 경마부정사건으로 인해 신뢰도가 점점 추락할 수밖에 없었다.
또 선진경마국보다 훨씬 많은 세금을 징수하는 것도 경마를 부정적으로 대하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경마에 세금이 많다는 것은 돈을 잃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금을 많이 징수하다보니 패가망신하는 사람이 늘어나 이들이 경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다.
각종 제도의 후진성도 경마에 대한 사회의 편견을 부채질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우리나라는 경마부정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통제와 규제정책을 강화했다. 그러다보니 축제분위기 속에서 펼쳐져야할 경마가 감시와 통제의 살벌한 분위기에서 펼쳐졌다. 감시와 통제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무언가 잘못이 발생할 경우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국민들의 감정이 곱지않을 수밖에 없다.
경마시행권을 국가가 독점하고 있는 것도 자유로운 경쟁의 걸림돌이 됨으로써 사회의 편견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볼 때 경마시행권을 독점하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와 일본, 인도 등 3개 나라 밖에 없다. 영국, 미국, 프랑스, 호주 등 대부분의 선진경마국들은 많게는 수십, 수백개의 경마시행체들이 활동하면서 경마팬들에게 보다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제는 이러한 문제점을 모두 개선하여 경마에 대한 사회의 편견을 바로잡아야 할 때다. 그러지않고는 경마산업이 정상적으로 발전해나갈 수 없다.
경마산업은 여타의 다른 갬블산업과 질적으로 다르다. 경주마를 생산하고 육성하는 1차산업부터 경마장건설과 목장건설 등의 2차산업, 마권판매 행위의 3차산업, 각종정보전달의 4차산업까지를 포함하기 때문이다. 이런점 때문에 세계 130여 국가에서 경마를 시행하고 있으며 일부는 국가의 중요한 기간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경륜과 경정이 일본과 우리나라에서만 시행되는 현상만 보더라도 단적으로 경마산업과 다른 갬블산업과의 확연한 차이를 비교할 수 있다.
한국마사회는 오는 21일 `한국갬블산업의 건전한 발전방향`이라는 주제로 제2회 경마발전 심포지엄을 실시한다. 경마에 대한 사회의 편견을 없앨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크게 환영할만하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우선 주제의 설정부터 경마산업을 여타의 갬블산업과 동일시했다는 점이다. 경마산업은 경륜이나 경정, 카지노, 복권 등 여타의 갬블과는 확연히 다른 점이 있음에도 이를 부각시키지 못하는 것같다. 이러한 주제의 심포지엄이라면 모든 갬블산업 주최자들과 공동으로 실시해야 옳은 것이 아닐까? 또한 주제 발표자나 토론자 중에는 경마산업과 무관한 인사들이 대거 참여해 심포지엄이 얼마나 성공을 거둘수 있을지 의문이다. 경마산업을 구성하는 주인공 예를들면 생산자 마주 조교사 기수 경마정보제공자 등이 주제발표 또는 토론자로 선정되었어야 하지 않았을까? 경마가 마치 모든 갬블산업의 총 책임자인 것처럼 느껴져 아쉬움이 남는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