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기수를 `경마의 꽃`이라고 한다. 경마에서 기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그만큼 기수의 역할과 임무는 중요하다.
선진경마국의 경우 기수는 다른 어떤 프로스포츠선수에 비교해 결코 뒤지지않는 부와 명예를 거머쥐고 있다. 미국의 리딩자키 제리베일리 기수는 5월20일 현재 올해들어서만 벌써 7백만불(약 84억원)이 넘는 상금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경마의 현실을 생각하면 상상을 하기 힘든 상금 벌이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도 기수가 스타화되어 있기는 마찬가지다. 다께유다까의 결혼식에는 수천명의 팬들이 몰려들어 그 인기를 실감케 한 바 있다.
한국경마에서의 기수를 생각해보자.
경주마의 훈련과정과 실전에서 부상을 당하는 기수가 속출하고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6-7명의 기수가 병원에서 부상치료를 받으며 외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상위권에 있는 기수들을 제외하고는 많은 기수들이 생계를 걱정해야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사직서를 제출하고 경마장을 떠난 권진환 기수의 예를 보더라도 기수들이 얼마나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권진환 기수와 같은 상황에 놓여 있는 기수들이 어디 한두명이랴.
`경마의 꽃`이면서도 스타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마현실을 생각하면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 없다.
그러면 왜 우리나라의 기수들은 스타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여러 요인을 생각해볼 수 있지만 우선 경마산업 내부환경의 취약성을 꼽아볼 수 있다. 기수들이 벌어들이는 상금은 선진경마국과 비교할 때 형편없이 낮은 수준이다. 그러다보니 상금벌이가 신통치 않은 기수들은 외부의 경마브로커와 결탁하여 부정하게 경마정보를 제공하고 돈을 받는 행위가 이어져왔던 부끄러운 역사를 남기고 있다.
그러다보니 기수들은 `경마의 꽃`이 아니라 부정경마의 원흉으로 낙인찍히는 불행한 경마역사를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기수들은 목숨을 내놓고 말을 탄다. 뚝섬경마장시절에도 경주중 목숨을 잃은 기수가 있었으며 과천의 서울경마공원으로 이전해서도 김태성 기수와 이준희 기수가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김종온 기수는 반신불수의 중증 장애인이 되어 힘겨운 여생을 살아가고 있다.
기수들이 스타로 부각되지 못하다보니 그 후유증은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경마팬들의 기수에 대한 불신이 상존해 있고 인격적인 대우를 하는 것에도 인색하다. 특정 경주후 특정 기수에 대해 예시장에서 경마팬들로부터 욕설이 나오는 것만 봐도 그렇다.
최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액이 뚝 떨어진 현상도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분석되지만 여러원인 중의 하나로 기수가 스타로 인기를 끌지 못하는 것을 꼽을 수 있겠다. 기수의 스타화가 정착이 되어 있다면 해당 기수를 응원하기 위해서라도 많은 국민들이 경마장을 찾을 것이다.
그러나 불신의 대상이 된다면 경마장을 찾고 싶은 마음이 어떻게 생기겠는가?
이제는 부정경마의 악령을 떨쳐내자. 그러기 위해서는 기수들 스스로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경마산업의 주변환경을 기수를 스타화시킬 수 있도록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핵심적인 것은 기수들의 상금을 높여 부정경마 유혹으로부터 분리시키는 것이다. 상금을 많이 벌게 되면 부정의 유혹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지 않겠는가.
기수 팬클럽을 활성화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기수들에 대한 팬클럽이 활성화되면 경마에 대한 이미지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집행부의 노력이 더욱 배가 되어야 한다. 경마팬과 자주만나 경마문화의 향상과 경마산업의 발전을 위한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기수를 스타화시키는 일에 모든 경마산업 종사자는 물론 경마팬들로 함께 발벗고 나서자. 그것이 우리가 세계와의 경쟁에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