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미국 3관왕 경마대회의 두번째 대회를 유치하여 세계경마 역사에서 그 권위와 전통을 자랑하는 핌리코경마장에서 이 글을 쓴다. 세계적으로 3관왕 경마대회라고 하면 켄터키주 루이빌시의 처칠다운즈경마장에서 벌어지는 켄터키더비를 필두로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핌리코경마장에서 벌어지는 프리크니스스테이크, 뉴욕근교의 벨몬트경마장에서 펼쳐지는 벨몬트스테이크를 합쳐서 일컫는 말이다.
3관왕 경마대회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만큼이나 세계의 모든 경마산업 종사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세계경마산업 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프리크니스경마대회 참관은 미국 메릴랜드주정부 초청으로 이뤄졌다. 한국에서는 마주와 조교사를 포함하여 4명이 VIP로 초대되어 역사적인 대회를 참관할 수 있었다.
방문단 일행은 차기 미국 대통령 후보감으로 거론되는 에흐리치(EHRICH) 주지사의 극진한 대접을 받으며 경마대회를 관람했다. 경마장 주로내 공원은 정부관리를 위한 특별 텐트가 마련되고 스포서 회사들의 텐트도 설치됐다. 각종 고급요리로 하루종일 가든 파티가 펼쳐지면서 과연 어떤 경주마가 우승을 할 것인지 이야기 꽃이 무성했다. 주관 방송사인 NBC를 비롯해 세계 유수 방송사들의 취재열기도 뜨거웠다.
경마장 주변은 이른 아침부터 교통체증을 일으키며 거리축제가 펼쳐졌다. 한국방문단도 경마장에서 약 5km나 떨어진 호텔 주차장에서 다른 정부 관리들과 함께 경마장으로 이동해야 했다.경마장 상공에는 하루종일 경비행기가 돌면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에흐리치 주지사 일행은 특히 한국방문단 자리에 직접 찾아와 일일이 악수를 청하며 자신의 아버지가 6.25때 해병대로 참전하여 한국과는 특별한 인연이 있으며 자신도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어 양국간의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길 바란다는 견해를 밝혔다. 총무처장관 농림부장관 등도 방문단의 자리를 찾아 한국경마산업 발전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미국은 물론 다른 선진국도 마찬가지이지만 경마산업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지대하다. 마권판매 위주의 한국경마문화와는 달리 선진국의 경마문화는 1차산업 분야에 더 많은 관심을 나타낸다.
마권판매분야는 더 좋은 경주마를 생산-육성하기 위한 보조수단으로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우리의 경마문화와는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경주마의 생산-육성-경주투입-부가가치생성-생산으로 이어지는 사이클 과정에서 마권판매는 보조적인 산업과정의 하나일 뿐이다. 오로지 마권을 구입하여 적중에만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한국의 경마산업과는 질적으로 다른 특징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경마산업분야는 자율적인 경쟁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통제와 규제, 압력이 난무하는 한국경마를 생각하면 참으로 답답하기 이를데 없다.
경주마 생산도 누구나 할수 있으며 더불어 마주도 누구나 할 수 있다. 경주편성도 철저하고 과학적인 검증을 거쳐 합리적으로 편성하고 있다. 상금의 규모도 각양각색이어서 수백만원 짜리 상금에서 수십억원에 이르는 상금이 걸리게 된다. 철저하게 말의 능력에 따라 경주에 출전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많은 부문이 제한적이고 통제적이고 타율적인 한국경마와는 인식에서부터 철저한 차이가 느껴진다.
우리의 경마도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하기 위해서는 혁명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경마산업 전분야를 자율화시키고 개방화시키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마주의 문호를 개방하고 경마정보공개를 더욱 확대하며 생산의 자율성도 확보되어야한다. 마권구매 상한선을 철폐하고 마권의 종류도 다양화해야 하고 상금의 규모도 늘려야 한다. 나눠먹기식의 상금제도를 지양하고 능력 있는 경주마 능력 있는 기수가 대우를 받아야 한다. 환급률을 높여 경마팬의 이탈을 방지하는 것은 물론 금요일경마를 부활하여 경주마의 생산과 국민들의 여가생활에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도록 해야한다.경마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인 편견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경마산업 구조자체의 철저한 개혁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상태로는 아시아경마연맹총회조차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 심히 걱정이 된다. 모두가 열린 마음으로 경마산업 미래에 대한 비전을 다시한번 되새겼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미국 볼티모어시 핌리코경마장=본지 발행인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