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 동안이나 공석 상태에 있던 한국마사회장에 박창정 부회장이 승진 임명되었다. 우선 내부 인사가 한국마사회 회장에 발탁된 것은 우리 경마역사상 획기적인 것이어서 경마계 안팎에서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특히 박창정 회장은 농업정책 관련 관료출신이어서 역사적으로 왜곡돼온 우리 경마산업이 선진화의 길로 접어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자못 크다.
경마산업은 기본적으로 경주마라는 특별한 가축을 중심으로 발전하는 산업이다. 경주마의 생산-육성-경주투입-생산으로 이어지는 순환사이클을 통해 각 분야별 산업이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경마산업은 80여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이러한 순환사이클이 제대로 정착되지 못했으며 특정 부문만 비대하게 발전해와 많은 모순과 문제점을 안고 있다. 즉 사행산업의 대표로 치부되는 베팅(마권구입)에 치중한 정책에 집중됨으로써 마권매출액은 세계적 수준에 도달해 있지만 기본 분야는 지극히 낙후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나마 80년대말부터 국산마 생산이 시작되고 93년에는 마주제도가 도입됨으로써 어느정도 선진화의 틀을 갖추었다.
그렇지만 아직도 경마산업 각 분야는 여러제도의 모순과 문제점을 극복하지 못해 우리 경마산업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이런상황에서 농업정책의 핵심에 있던 관료출신이 한국마사회장에 임명된 것은 크게 환영할 만한 일이다.
박창정 신임 한국마사회장은 지난 1973년 제14회 행정고시 합격으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주로 농림부에 근무하면서 한국의 농정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그의 이력을 살펴보면 대부분 농림정책의 중심에 있던 인물이다.
1988년부터 1992년까지 농림수산부의 농업 금융 농지 양정과를 거치면서 우리 농업에 대한 실무를 관장했으며 1992년 3월부터 1993년 2월까지는 농림수산부 기획예산담당관, 1994년 1월부터 1997년 8월까지 대통령비서실 농림비서관, 1997년 8월부터 1998년 6월까지 산림청 차장, 1998년 6월부터 1999년 1월까지 농림부 기획관리실장, 1999년에는 농림부 차관보, 2000년에는 농촌진흥청 차장 등을 거쳤다.
화려한 농정 이력만큼이나 박창정 한국마사회장이 한국농업에 끼친 영향은 상당히 크다. 그는 우리나라의 중요한 농업정책을 직접 기획하거나 관리하면서 현대화의 물결속에서 허물어져 가는 농촌을 되살리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왔다.
박창정 한국마사회장은 역대 한국마사회장과는 달리 풍부한 농정 기회관리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만큼 기대가 더 커지고 있다.
경마산업은 총체적으로 볼 때 경주마를 생산-육성하는 농업분야 즉 1차산업을 기본으로 해서 발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농업분야에 능통한 관료 중에서 한국마사회장이 탄생했다는 점에서 우리의 경마산업 구조가 획기적으로 변화되길 기대하는 것이다.
여러차례 주장했듯이 우리의 경마산업은 3차산업(마권발매) 분야만 비대하게 발전해온 측명이 있었다. 그것도 제한된 마권의 종류만을 놓고 마권을 발매했기 때문에 사행심을 더욱 크게 부추기는 쪽으로 작용했다.
이제는 우리의 경마산업 구조의 틀을 바꿔야 한다. 질좋은 경주마의 생산 육성분야에 많은 투자를 함으로써 우리 경마산업이 세계와의 경쟁에서 당당하게 맞서갈 수 있도록 해야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의 많은 문제점들을 철저하게 점검하여 과감하게 개방할 것은 개방해야만 한다. 통제와 규제에 갖혀 있는 수많은 제도들을 개선하고 시장경제원리에 충실한 자율경쟁이 이뤄지도록 해야한다.
박창정 한국마사회장은 풍부한 농정경험을 살려 산적한 문제들을 하나하나 잘 풀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