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부산경남 경마공원이 문을 열게 되었다. 우리는 부산경남 경마공원 개장을 계기로 침체에 빠진 한국경마를 구출해야 한다. 일본이 일제 강점기 때 접목시킨 이 땅의 경마산업은 사회의 부정적인 편견과 시행자체의 후진성으로 인해 질곡의 역사를 걸어왔다.  

그러던 것이 지난 1993년 마주제경마가 시행되면서 경마산업 선진화를 위한 길을 걷게 되었다. 우리의 경마역사는 선진경마국의 시행형태와 사뭇 다르다. 선진경마국의 경우는 마주가 있은 후 시행체가 탄생하는 시스템이었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는 시행체가 먼저 있고 마주를 선정하는 뒤바뀐 경마체제로 인해 이러저러한 문제점을 노출시켜 왔다.

마주제경마는 시행된지 13년이 되면서 경마시행구조 시스템에서 많은 개선책이 요구되고 있다. 서울마주협회로 통칭되던 마주들은 서울마주협회와 과천마주클럽으로 두동강이 나면서 경마시행시스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 과천마주클럽의 탄생은 2001년 11월 파행경매를 계기로 태동되었다. 당시 일반인들이 경주마를 구입하는 사태까지 벌어져 경마산업의 구조적 모순을 적나라하게 표출시키기도 했다. 최근 71명의 마주를 중심으로 양 단체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으나 서로의 입장차이가 커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개인마주제는 일본식 제도를 답습했다. 따라서 경주마를 소유할 수 있는 자격이 엄격하게 제한이 되어 있는 셈이다. 미국이나 유럽의 경마선진국들은 경주마를 소유하고 등록절차만 마치면 마주가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나 일본 홍콩 등은 경주마를 소유할 수 있는 마주의 자격을 엄격한 심사과정을 거쳐 자격을 부여한다.

경주마를 소유할 수 있는 마주의 자격이 엄격하게 제한되다보니 여러 부작용이 지속돼 왔다. 이런 상황에서 일반인들이 대거 경주마를 구입하는 사태까지 벌어지자 현행 마주제를 완전 자율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졌었다. 이제 한국의 경마도 미국 등 선진경마국처럼 마주자격을 완전 자율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즉 공무원자격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신분이면 누구나 마주자격을 획득할 수 있도록 하자는 주장이다.

이 문제는 향후 부산경남경마장에서도 마찬가지 혼란이 나타날 수 있겠기 때문에 철저한 개선이 필요하다. 2002년 가을부터 침체의 늪에 빠져들기 시작한 한국경마는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현재 나타나고 있는 총체적인 위기상황에 대하여 이를 해결할수 있는 근본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대안을 마련하는 과정에는 독선과 아집, 권위의식을 떨쳐 버리고 무엇이 진정으로 경마산업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인가를 연구해야 한다.

일방적으로 밀어부치기 식의 결정을 한다면 또다른 부작용을 연속적으로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장기적인 발전방안을 세우고 그 방안을 실천할 수 있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임기응변식으로 순간적인 위기상황만을 넘기려는 정책을 구사하다가는 모두가 그 피해를 입게 된다.

한국경마는 올해 제30회 아시아경마회의를 성공적으로 치러냈고 부산경남경마공원  개장이라는 또하나의 굵직한 과제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 두가지의 역사적인 과제를 무사히 치러냄으로써 위기의 한국경마를 구출해내고 당당하게 세계와의 경쟁에도 나서야 한다.

부산경남 경마공원의 성공적인 개장은 우리경마산업을 업그레이드 시키는데 결정적인 열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주마생산에서부터 시작되는 모든 산업분야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울경마공원의 경마시행시스템의 모순을 철저하게 분석하여 선진화된 시스템에서 부산경마가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상금과 연계한 경주편성의 선진화, 경주마유통시스템의 선진화, 마주의 문호 개방 및 마권구매 상한선 철폐와 같은 선진제도의 정착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준비되고 있는 상황을 살펴보면 일부 제도의 경우 서울경마공원의 제도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많은 어려움이 있는 가운데 부산경남 경마공원은 그 모습을 세상에 드러내놓게 되었다. 통제와 규제를 근간으로 하는 폐쇄정책을 과감하게 떨쳐버리고 세계의 경마산업과 당당하게 경쟁하는 부산경남 경마공원의 모습을 그려본다. 부산경남 경마공원의 성공적인 운영이 침체에 빠진 한국경마산업을 구출하는 계기가 될 수 있겠기 때문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