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디게이트 마주제 실시 시급하다

최근들어 마주들의 불만과 불평이 높아지고 있다. 경제적 손실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불만으로 풀이된다. 마주들의 경제적 손실이 가중되고 있는 현상은 한국경마산업의 구조적 모순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 세계적으로 마주의 신분은 `부와 명예의 상징`으로 대변되지만 한국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우리나라가 지난 93년 첫 마주를 모집할 때 마주는 사회적 지위와 명예를 한꺼번에 얻을 수 있는 존재로 부각되었다. 그러나 12년이 지난 지금 마주들은 큰 혼란과 갈등에 휩싸이고 있다. `부`는 고사하고 `명예`마저 추락되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마산업은 말 중심으로 정책이 입안되고 실천되어야 한다. 그러나 한국의 경마산업은 경주의 품질 보다는 주변 요인들 이를테면 마권매매를 통한 수익창출과 그에따른 세금징수 만을 위주로 하는 정책으로 일관해왔다. `경마`라는 형식을 빌어 마권매출 증대만 꾀하고 그 결과물로 많은 세금을 징수하는 쪽에 주안점을 두어왔다는 얘기다. 그러니까 결국 경마를 사행산업으로 분류하고 경륜이나 경정 카지노 복권 등과 같이 `사행산업 통합감독위원회`라는 기구를 두어 규제하고 통제하겠다는 발상까지 하게 된 것이다. 선진 경마시행국과 비교하면 참으로 슬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

필자는 지난주 경상도에 있는 한 경주마생산목장을 방문했다. 목장이 자리잡고 있는 지역의 지방자치단체가 지방축제를 개최하면서 이 목장에 있는 말들로 관광승마프로그램을 실시하여 축제에 참석한 시민들에게 열띤 호응을 얻고 있었다. 그런데 이 목장이 서러브렛 경주마를 제대로 생산하고 세계의 경주마들과 비교하여 뒤쳐지지않는 경주마를 생산 육성하는 목장이 되려면 아직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 오늘날과 같은 규모로 자리잡기 까지는 7년이라는 잔인한 세월이 흘렀고 그동안 흘린 피와 땀의 노력의 과정을 들어보니 실로 눈물겨운 것이었다.

이와 더불어 이 지역에 거주하는 마주도 한분 만나게 되었다. 경마대회 우승의 영광까지 안았던 이 마주는 요즘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었다. 경제적 손실이 가중되다보니 더이상 경주마를 구매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경주마를 구입할 욕심은 끝이 없지만 처음 개인마주제를 시행하던 시절보다 구입가는 올랐는데 경주상금의 인상폭은 그에 미치지 못해 경주마를 구입하지 못한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 마주의 소박한 바람은 신디게이트 제도라도 도입되어 주변의 친지들과 공동으로 말을 구입할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점점 경주마의 가격이 높아지면서 이제는 혼자 힘으로 경주마를 구입하기가 너무나 힘들다고 하소연 했다. 자신은 말을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앞으로 남은 인생 마주로서 말과 함께 생활하면서 마무리하고 싶다고도 했다. 선진외국에서는 다양한 마주가 존재하는데 우리나라는 온갖 규제와 통제가 난무해 경마산업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진단했다.

세계의 많은 선진경마시행국에서는 친구들끼리 아니면 친인척이 모여 공동으로 마필을 구입해 경주에 출전시키는 경우가 허다하다. 혼자서 부담하면 엄두를 내기가 힘들지만 여러 사람이 출자하는 "신디케이트"의 형태라면 지금보다 더욱 양질의 경주마를 구입할수 있어 나아가서는 경주마 육성 즉, 경마산업 발전에 크게 이바지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현재의 마주제가 고수되는 한 돈이 없는 마주에겐 좋은 경주마를 구입하기란 요원한 것이고, 결국 부익부빈익빈의 악순환이 이어져 이는 경주마의 가격저하에도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좋은 경주마를 그만큼의 합당한 가격에 사주지 못한다면 생산,판매자의 사기 또한 꺾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은 비단 경마산업 뿐 아니라 광범위한 경제원칙에도 적용되는 바이다.

수차례 강조했왔듯이 경주마는 더이상 경마를 위한 수단에 불과하지 않다. 세계적으로도 경주마 육성산업은 그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고, 하나의 산업분야로서 자리를 잡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질좋은 경주마의 생산 뿐 아니라 그에 부합하는 가격결정도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하고 싶다. 자본이 뒷받침 되는 구매자는 당연히 가격에 걸맞는 적절한 구매욕구를 발산하게 마련이다.
이를 위해서는 구입단계에서의 개선 즉, 신디게이트 마주제의 도입은 마주의 위상회복 뿐 아니라 경주마 생산진작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해결책임을 모두가 인지해야 할 때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