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23일과 24일 본지의 기자들과 함께 전라북도 지역의 민간 경주마생산목장의 취재를 다녀왔다. 경주마 생산의 걸음마 단계에 있는 민간목장들이지만 세계 최고의 경주마를 생산하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어려운 현실을 헤쳐가고 있는 상황을 보고 코끝이 찡해옴을 느꼈다. 어려운 현실을 뚫고 세계속의 `한국경마라는 위상`을 정립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으로 경주마를 생산하고 키우는 모습을 보면서 경마산업의 밝은 미래를 볼수 있었다.
80년대말부터 시작된 국산 경주마 생산정책이 어느정도 가시적인 효과를 거둬가고 있다. 우선 생산 두수가 대폭 증가하고 있어 머지않아 국산 경주마에 의한 경마시행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외국산마의 주파기록을 능가하는 국산경주마가 탄생하는가하면 서울경마장이 뚝섬에서 과천으로 이전한 이후 최다연승을 달성한 국산경주마가 탄생하기도 했다.
경마팬들의 국산마에 대한 애정도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마주들도 국산마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번주에 경매가 열리긴 했으나 경매 의존도보다도 개별거래를 선호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어 국산마에 대한 열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국산경주마의 생산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생산농가의 어려움은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않아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이번에 돌아본 경주마생산 목장은 전북 정읍의 초원목장과 킹스필드목장, 전북 장수의 월곡목장이었다. 세곳 모두 90년대 후반에 경주마 생산을 시작해 아직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했다고 할수 있다. 아직도 완전한 목장의 형태를 갖추지 못한채 경주마를 생산해내는데 급급한 것이 현실이다.
경주마를 생산하는 것이 다른 가축처럼 단기간내에 환금성이 있는 것이 아니어서 경주마 생산농가의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일정기간 동안 지속적인 투자를 필요로 하는 사업이어서 부푼 꿈을 안고 경주마를 키우는 농가들의 사기를 꺾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취재를 하면서 경주마생산 농가를 도울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 있는지를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필자가 가장 손쉽게 생각할 수 있는 방안은 축산진흥기금의 활용과 경마상금에 생산자몫을 포함시키는 것이었다.
올해 축산진흥기금은 1천억원 가까이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돈이 모두 경마산업 특히 경주마 생산 부문에 재투자된다면 한국의 경마산업은 눈부시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못하다. 경마산업에서 생성된 돈이지만 경마산업만을 위해서 쓸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축산진흥기금의 적절한 활용은 우리의 경마산업을 발전시키는 가장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경주마생산 농가를 돕기 위한 또다른 방안은 경마상금에 생산자 몫을 포함시키는 방안이다. 현재 우리의 경마상금은 생산자를 도외시한채 배분되고 있다. 상금이 아닌 포상금의 개념으로 마사회가 일부생산자에게 지급하는 돈은 있지만 그 규모가 극히 미미하고 제도적으로도 편협한 방법이어서 보다 원칙적이 제도의 마련이 필요하다.
지난 91년부터 경주마생산자에게 지급된 포상금은 모두 24억이 고작이다. 그나마 지난해에 8억4천만원이 집행됨으로써 일정시기에 편중이 되었다. 경주마 생산 농가에 보다 효과적으로 지원을 하기 위해서는 미국 등 경마선진국에서 시행하는 것처럼 생산자 상금을 별도로 책정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축산진흥기금과 경주상금을 통해 경주마생산 농가를 돕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한국경마는 획기적이 발전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져본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