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영 칼럼 248호 아직도 테러위협이 존재하는 슬픈 경마장, 범인은 반드시 검거돼야 한다

지난주 한국마사회장 앞으로 보내진 협박편지에 이어 필자에게도 같은 인물로부터 같은 요구조건을 내건 협박편지가 배달됐다.
필자는 아직도 테러위협이 발생하고 있는 우리 경마의 현실이 안타깝기만하다. 그리고 시대 착오적 범죄 행위를 행한 범인을 반드시 검거하여 경마풍토를 밝고 깨끗하게 해줄 것을 사직당국에 요구한다.
협박편지가 배달된 직후 한국마사회와 경마문화신문의 수사의뢰에 따라 경찰은 즉각 공조수사에 돌입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범인은 협박편지에서 경마환급률 73%로 올릴 것, 기수 하루 5회 이상 기승금지, 그만둔지 3년 이상이 지난 조교사와 기수는 과거의 법적 제재와 무관하게 전문직 특성을 살려 신체적 조건만 고려하여 모두 사면 복권시켜줄 것, 조교사 기수 면허 박탈시키기 전에 벌금 또는 자격정지 기간을 주어서 회개할 시간과 새로운 기회를 부여해줄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한국마사회장에 대해서는 20kg에 달하는 폭약으로 불법체류자를 시켜서 장외발매소를 폭파하겠다고 위협했으며 필자에 대해서는 가족의 생명을 앗아가겠다고 협박했다. 단순협박이 아니라 하늘의 뜻이라는 내용도 덧붙였다. 소름이 끼치는 협박이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한국마사회와 본지 등에는 이러저러한 협박성 우편물이 자주 배달되곤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우편물들은 경마의 공정성에 대한 항의나 돈을 잃은 분풀이성 우편물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이런 우편물은 자기 스스로의 회한을 나타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이번의 협박편지는 구체적으로 사회적 혼란과 가정을 파괴시키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담고 있어서 심각성을 더해준다. 경마장에는 한꺼번에 많은 인파가 몰리기 때문에 범인이 협박하는 대로 만일의 사태가 발생한다면 그 피해는 일파만파로 번져나갈 수 있으며 사회적 혼란도 그만큼 커질 수 있다. 소화기 분출, 음료수 가수 누출로도 폭발이나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오인하여 집단적 군중심리에 의해 큰 피해가 발생했던 일도 있었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군중심리가 발동하면 집단적인 피해로 확산될 수 있다. 경마는 추리와 분석이라는 특수한 과정을 통해 관람객이 시행에 직접 참여를 하기 때문에 다른 어느 스포츠보다도 예민한 심리상태를 가질 수밖에 없다. 아주 예민한 상태에서 레이스를 관람하기 때문에 사소한 일에도 흥분하기 쉬워진다. 아주 사소한 해프닝이 큰 사고로 연결될 수 있는 조건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경마를 시행하는 한국마사회는 항상 긴장을 늦출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협박편지가 배달된 것은 참으로 서글픈 현실이 아닐수 없다. 이번 협박편지를 보낸 범인은 요구사항중 환급률 인상과 기수 1일 5회 이상 기승금지 등을 요구함으로써 경마팬은 물론 기수들의 환심도 살수 있는 내용을 전면에 내세웠다. 협박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듯한 인상을 풍기게 하는 대목이다. 또 다른 요구사항에서도 조교사나 기수에게 가해지는 처벌이 너무 가혹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일반 경마팬의 요구와는 상당히 동떨어진 주장일 수밖에 없다.
이에따라 사직당국은 경마장에서 돈을 날린 일반 경마팬이라기 보다는 마사회 내부사정과 경마행정에 밝은 자가 범인일 것으로 보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필자는 이번 사건의 범인을 하루속히 검거하기를 요구하며 다시는 이런 범죄가 재발되지 않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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