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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승 기쁘지만 최종 목표는 아니다
5월 마지막주 토요일 1경주.
1번 게이트로 출전한 ‘자생’에 기승한 임성실 기수의 눈초리가 매섭게 빛나고 있었다. 출발소리와 함께 힘차게 게이트를 박차고 나선 ‘자생’이 무난하게 선행에 나섰고 결승선까지 줄곧 1위 자리를 고수한 끝에 37전만에 고대하던 첫 승의 순간을 맞이했다.
첫 승을 달성한 순간 자신의 주위에서 격려를 해주던 사람들의 얼굴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젊은 시절 서울로 상경해 어려움 속에서 자신을 키워주신 부모님과 강윤식 조교사, 조용배 선배 그리고 마방식구들.... 모두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직 모자란 자신의 실력을 배양하기 위해 더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기수로 데뷔한 이래 출전하는 경주마다 기대를 가지고 있었지만, 특히 25일(일) 마지막 경주에 기승했던 ‘스피드퍼스트’는 지금도 너무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
비록 휴양을 했던 마필이지만 첫 승을 할 수 있으리란 은근한 기대를 가지고 기승을 했는데, 결국 네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타마필의 순위변경으로 3위를 기록했다. 1위를 하지 못했다는 것보다 마필의 능력을 적절히 유도하지 못한 점이 가장 아쉽다. 선행경합을 하면서 힘을 소비했고, 당황을 하면서 페이스 조절에 실패한 것이다.
데뷔 후 10개월째를 맞이하고 있는 임성실 기수.
모든 신인이 첫 승을 기대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그는 첫 승에 대한 조급함은 없었다고 한다. 신인으로 어려움 속에서 첫 승을 일궈낸 동기들이 첫 승을 하고 난 후 더욱 열심히 하는 것을 보면서 노력이 있기 때문에 결과가 있는 것이라 생각하고, 자신의 노력이 그들만큼 부족했다고 자신을 더욱 채찍질했다고 한다.
임 기수는 경마일이 지난 후 자신이 기승했던 경주장면을 빠짐없이 리뷰하고 있다. 성적보다 어떤 레이스를 펼쳤는가에 중점을 두고 있는 그는 자신의 경주장면을 보면서 미흡했던 부분은 곧바로 교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스스로 인복(人福)이 많다고 자랑하는 그는 비록 첫 소속조라 다른 조교사와 비교하기 어렵지만 소속조 강윤식 조교사의 자상함과 섬세함을 가슴깊이 새기고 있다고 한다. 강조교사는 경주가 끝난 후 그에게 일목요연하게 잘하고 못한 점을 정확히 지적해 준다.
또한 선배인 조용배 기수에 대해서도 자랑이 이만저만 아니다. 마필 훈련 때도 물론이고 경주에 나설 때 경주마의 스타일에 대해 충고를 해주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단다. 비단 이뿐이 아니다. 생활에 있어 최대로 편의를 제공해 주고 지금까지 많은 기승기회를 만들어 주기도 했다.
첫 승의 기쁨을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바로 휴일을 맞아 집에 갔을 때다. 첫 승을 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전에 환한 웃음으로 그를 반기며 “축하한다. 아들아! 한턱내라”고 말씀하시는 아버님을 보면서 비로소 기수가 된 보람을 진하게 느낄 수 있었다.
튼실한 체력이 요구되는 기수생활을 위해 임이 하고 있는 운동량은 만만치 않다.
후보생이 되면서 체중조절을 위해 시작한 런닝을 지금까지 꾸준히 해오고 있다는 임은 그 덕분에 경주중 다리힘이 부족한 것은 못 느낀다고 자신있게 얘기한다.
또한 평상시 기수숙소에서 생활하기에 체력관리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다. 헬스장을 이용해 상체 단련을 하고 여름에는 수영으로 유연성과 근력을 기르고 있다.
“첫 승이 기쁘지만 최종 목표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임은 남몰래 선배 기수중 한명이 보여주는 기승자세를 배우기 위해 노력을 배가하고 있다.
그가 세운 목표중 하나는 자신이 그 선배에게서 느낀 그대로 자신의 기승기술을 보고 후배기수들이 똑같이 느끼고 존경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여성적인 뉘앙스를 풍기는 이름과 다소곳한 성격에서 여성스럽다는 얘기를 들어선지 “저 여자 아니예요”라고 말을 꺼낸 임은 예시장에서 자신을 응원해주는 팬들을 보면서 모든 경마팬이 자신을 알 수 있도록 더욱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노라고 각오를 되새기고 있다.
모든 영광의 뒤에는 어려움과 끝없는 도전이 쌓여있는 것이다. 첫 승을 올리면서 자신의 이름을 경마팬에게 인식시키기 시작한 임성실 기수가 앞으로 다가올 수많은 난관을 뚫고 훌륭한 기수로 우뚝 서길 바란다.
【권순옥 기자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