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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같이 노력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
불과 7두만이 출전한 경마대회지만 우승이란 역시 기분 좋은 일이다.
강력한 상대마를 제치고 ‘다우존스’가 결승선을 먼저 통과했을 때, 지용철 조교사는 세상에서 그 누구도 부럽지 않았으리라.
호주 현지에서 5승이란 걸출한 성적을 보유하고 있던 ‘다우존스’가 첫 데뷔전에서 인기 1위로 경마팬의 기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최하위를 기록했을 때, 지용철 조교사의 실망은 이만저만 아니었다.
하지만 지나고 나서 생각하니 환경이 급하게 바뀌면서 적응력이 부족했고, 경주를 뛸 수 있을 상태를 만들지 못했다고 한다.
출전두수는 적었지만 데뷔전부터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던 ‘언어카운티들리’라는 강력한 상대가 있었기에 도전하는 자세를 가질 수 있었다.
강력한 상대가 스타트가 늦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다우존스’가 추입이 가능하다는 믿음이 있었기에 선입작전을 세웠다. 김동철 기수에게 작전지시를 통해 스타트에서 두 세 번 밀어보고 다른 말이 앞에 나가면 인코스를 고집하지 말고 바깥쪽에서 앞말에 붙어 가라고 했단다. 결국 그의 판단이 정확했고, 우승을 거머쥐게 되었다.
지 조교사는 ‘다우존스’는 키는 그다지 크지 않지만 체구가 우람한 마필로 단거리에서 선행형 스타일을 보였지만, 추입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기 때문에 단거리마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친다.
‘다우존스’가 경마대회 우승을 했지만 조금은 운이 없는 편이다. 2군으로 승군을 했기 때문에 10월이후에나 경마대회에 나갈 수 있는데, 그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으로 2군 경주를 치르면서 상황에 맞춰 준비해나갈 계획이다.
지용철 조교사는 지난 96년부터 5년연속 30승을 넘어서는 활약으로 명문마방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다진 바 있다. 그러나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고 했던가? 2001년 27승, 지난해 21승으로 다소 침체기를 보이고 있다. 물론 아주 못한 성적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이미 고공비행을 경험한 그에게 현재의 성적은 침체기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남의 탓을 하진 않는다. “모든 것이 나의 책임이다”라고 말하는 그는 현재의 부진이 말수급을 제대로 하지 못한 자신의 탓으로 돌린다.
어려운 가정형편을 걱정하던 젊은 지용철이 경마장에 고개를 내민 것은 지난 75년. 형인 지용훈 조교사는 이미 기수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고, 지용철 조교사 역시 대단한 야심보다는 경제력을 갖춰야겠다는 일념하에 경마라는 낯선 분야에 뛰어들게 됐다.
스스로를 “억세게 운이 좋은 편”이라고 말하는 그는 순탄한 기수생활을 보낼 수 있었다. 지난 86년 처음 창설된 스포츠서울배에서 ‘수호신’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경마대회 우승과 인연을 맺게 된 그는 당대를 주름잡았던 ‘포경선’과의 만남을 통해 일류 기수로서 발돋움했다.
12년간의 기수생활을 끝내고 지난 87년, 조교사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그. 처음엔 다 어렵기 마련이라는데 그에게는 도통 어려움이 따라다니지 않았다. 때문에 지금이 그에게 있어선 가장 어려운 시기로 여겨진다.
지용철 조교사는 자신과 그를 둘러싼 일상들에 엄격하다. 한 번 한 약속이면 ‘하늘이 두 쪽 나도 지켜야 하는 것’이 그의 신념이고 평생을 그렇게 살아왔다. 운이 좋았다고 스스로는 겸손을 보이지만 매번 운이 따를 수는 없다. 1년 365일을 항상 말과 함께 시작하는 그에게 있어 새벽훈련은 엄숙한 의식과 같다. 그래서 기수들은 그를 두고 “까다롭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또한 “가장 인간적”이라는 말도 덧붙인다.
“노력만이 최선이다”라고 강조하는 지용철 조교사는 당장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다시금 어려움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시간을 두고 차분히 내년의 도약을 준비하겠노라고 밝히고 있다.
기분좋은 ‘다우존스’의 상한가에 힘입어 침체기를 벗어나는 계기를 만들어 보겠다는 그의 바램대로 최고로의 재도약을 준비하는 49조의 행보를 지켜보도록 하자.
【권순옥 기자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