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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마, 세계적인 수준 육박 … 경주마 수준향상이 우선 과제
지난 10월 초부터 한국마사회 심판처에는 금발에 하얀 피부를 가진 이색적인 외국인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바로 한국마사회 심판처 초청으로 지난 10월 9일부터 오는 19일까지 총 42일간 재결분야 및 경마전반에 걸친 자문을 한 클린턴 피츠(Clinton Pitts)씨다.
클린턴씨는 한달이 넘는 기간동안 한국경마를 접하면서 한국경마가 외형적인 면에서 세계적인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고 말하고, 한국경마가 발전하기 위해선 경주마의 수준 향상이 급선무라고 말한다.
여기에 더불어 재결위원을 비롯한 각 경마관계자들에게 보다 많은 지식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각자가 수준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했다.
반평생을 말과 경주가 좋아서 재결업무를 하게 됐다는 그는 한국경마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던 것에 감사한다고 했고,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기쁜 마음으로 달려오겠다고 밝혔다.
한편 클린턴씨는 16일(금) 한국마사회 대강당에서 마사회 임직원을 대상으로 ‘미국 경마운영과 재결위원의 역할’이라는 제목하에 강연회를 가졌고, 오는 19일(월) 미국으로 돌아가게 된다.
【권순옥 기자margo@krj.co.kr】
◆ 클린턴 피츠(Clinton Pitts) 이력
·생년월일 : 1941년 7월 4일생(만 60세)
·출생지 : 매릴랜드주 볼티모어시
·학력 : 매릴랜드 볼티모어 매린랜드대 법학부 수료
·주요경력 : 2000년 오하이오 클래블랜드소재 경마장 재결위원 역임
1999년 7월∼12월 : 홍콩자키클럽 북미담당 자문위원 역임
1997∼1999 : 홍콩자키클럽 수석 유급재결위원 역임
홍콩자키클럽 수습기수 교육 등 양성 총괄
1992∼1996 : 뉴욕경마협회 산하 3개 경마장 자키클럽 재결위원
1978∼1992 : 매릴랜드 6개 경마장 재결위원 역임
1969∼1978 : 매릴랜드 소재 경마장 경마개최 집무위원
·기타 : 미국 재결위원 인증과정(SAP) 교수
◆ 클린턴 피츠(Clinton Pitts) 인터뷰
― 과거 한국경마를 접해 본 적이 있나, 그리고 한국경마를 접하고 느낀 인상은
▲ 지난 95년 10일정도 자문을 해주면서 한국경마를 알게 됐다. 한국경마에 대한 인상은 한마디로 ‘good’이다. 북미 경마장의 경우 평균 5만명의 경마팬에 5천달러의 매출을 보이고 있다. 규모면에서 한국마사회를 부러워하고 있다.
― 경마에 관련해 많은 분야가 있는데, 재결위원을 하게 된 이유가 있다면
▲ 우선은 경마(경주)와 말이 좋아서다. 그리고 학창시절 판사와 변호사를 역임하신 아버님의 뒤를 잇기 위해 법학대에 입학했는데,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재결업무를 하게 된 것 같다. 말을 좋아하고 야외에서 생활하는 것이 취미로서, 그리고 열정을 쏟을 수 있게 했다.
― 한국에서 재결관련 업무를 지켜본 후 북미와 차이점이 있다면
▲ 차이점은 없다고 느꼈다. 경마를 시행하는 시행체에 따라 다소 근소한 차이가 있을 지라도 재결업무 자체가 가지는 고유한 속성은 전세계적으로 유사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미국은 경주간격이 짧기 때문에 당일에 제재를 할 수 없고 다음 경잠일에 한다는 정도다. 그리고 주 5∼6일 경주를 하기 때문에 제재가 다소 강한 편이다.
―재결위원이 갖춰야한 기본적인 덕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우선 성실성으로 외부의 어떠한 것에도 흔들리지 않는 정확성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정확한 판결을 하기 위해 경마 전반에 대한 지식을 보유해야 한다. 그리고 재결위원은 진실을 밝혀내는 임무를 수행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법률가적 소양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교강의에서 재결위원이 갖춰야하는 3가지 기본자질을 가르친 적이 있는데, ‘법률가적 마음가짐’,‘악어의 가죽’,‘성직자의 인내력’등이다.
―‘법률가적 마음가짐’,‘악어의 가죽’,‘성직자의 인내력’에 대해 설명을 해달라
▲‘법률가적 마음가짐’이란 항상 편향되지 않고 규정에 의거한 결정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악어의 가죽’이란 자신의 결정에 대해 항상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소위 철면피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성직자의 인내력’이란 주위에서 빠른 결정을 요구하더라도 시간을 가지고 진실을 결정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 한국기수들과 만나는 기회가 있었다고 들었는데, 그들에 대한 소감은
▲ 수요일 경주 리뷰시간을 통해 만나는 시간이 있었다. 당시 경주장면을 보면서 기승전략, 기승자세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누면서 조언도 해주었다. 이 자리를 빌어 기수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경마팬은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기수의 모습을 보기 원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경마에서 기수들 개개인의 수준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말이 빨리 달려야 하는 것이다. 즉 말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이다.
― 재결을 담당하다보면 결과에 따라 불만의 소리가 나오는 경우가 있을텐데 가장 좋은 해결방법은
▲ 사실 모두를 기쁘게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는 두세개의 전혀 다른 목소리가 나오게 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당사자에게 불만을 직접 듣고 규정에 따라 정확하게 판결을 하는 것이다. 바로 문제가 되는 두 당사자 가운데 진실을 찾아내는 것이 바로 재결의 일이다.
― 곧 한국에서의 일이 끝이 나는데, 다시 방문할 계획이 있는가
▲ 일생동안 말과 경마에 몸바쳐 일해왔다. 그것으로 나의 인생이 풍요로울 수 있었고, 즐거운 생을 살았다. 그동안 내가 경험해온 것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전세계 어디라도 기쁜 마음으로 달려갈 것이다. 다시 한국에서 초대를 하면 영광스럽게 생각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