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
― 낚시매니아의 스트레스 해소법!!
5월 셋째주 경마일은 온통 임대규 기수의 날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경마의날 특별경주를 시작으로 코리안더비까지 그는 지칠줄 모르는 질주를 했고, 결국 하루에 5승을 거두는 대활약을 펼쳤다.
임기수는 경마일을 앞두고 시상대에 오르는 생생한 꿈을 꾸었다고 하는데, 그의 꿈 얘기를 들어보자. 그리고 최근 4년에 걸쳐 꾸준하게 3,40승대를 유지하고 있는 비결도 알아보았다.
‘꿈이 현실로’, 특별경주에서 코리안더비까지…
지난 18일 토요일 이른 아침. 임대규 기수는 입가에 환한 미소를 머금은 채 잠에서 깨어났다. 꿈이지만 너무나 느낌이 생생했기 때문에 최상의 기분으로 경마공원으로 향했다.
바로 꿈속에서 자신이 우승을 하는 장면과 시상대에 오르는 경험을 한 것. 당시는 토요일 출전하는 특별경주밖에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그것만 염두에 두었다.
특별경주에 출전하는 ‘추풍만리’는 비록 소속조 마필은 아니었지만 그가 기승하면서부터 우승을 하기 시작해 3연승을 그와 함께한 마필이었다.
하지만 특별경주 시상을 마치고 난 후에도 꿈의 여운이 가시질 않아 이상하게 여겼고, 이튿날 펼쳐지는 코리안더비에 갑작스럽게 출전하게 되는 행운(?)이 그에게 찾아왔다.
물론 한번도 기승하지 않았던 마필이라 드러내놓고 기대치를 말할 수 없었고, 상대마들에 비해 왜소해 보이는 체구에 다소 실망을 해야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꿈이 현실로 나타났고, 자신에게 기회조차 오지 않았던 코리안더비에서의 예상치 못했던 우승은 그 어떤 경마대회보다 기쁨을 안겨 주었다.
임기수는 지난 95년 이후로 단한번도 한해 20승 이하의 성적을 거둔 적이 없다. 아니 오히려 해가 갈수록 그의 승수는 높아가고 있다.
이렇듯 농익은 기승술로 서울경마공원의 탑기수가 되기까지 그에게 힘이 되어준 것은 바로 낚시와 신앙이었다.
임대규의 낚시 예찬!!
임기수의 고향은 충북 충주시 외곽에 위치한 목행동이란 곳. 예로부터 청풍명월의 고장이라는 단양과 물 좋기로 유명한 충주, 수안보 등이 인접한 이 곳은 현재 충주댐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그의 어린시절 아버님과 동네어른들이 강에서 물고기를 잡는 모습을 자주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낚시에 대한 친근감이 생겼을 것이다.
일반인들은 스트레스를 풀기위해 경마공원을 찾는다지만 정작 주말마다 피말리는 승부를 펼치는 기수들에게는 오히려 주말에 받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다.
임기수가 찾은 스트레스 해소법은 바로 낚시다.
처음 낚시대를 들고 나섰을 때는 오히려 낚시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더 받았다고 한다. 이런저런 준비를 하는 과정과 지루한 기다림 등 동적인 직업인인 그에게 있어 초보 낚시꾼의 시간은 결코 반갑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차츰 낚시의 매력에 젖어들게 되었고, 이제는 고기를 낚는다는 즐거움보다는 준비하는 과정과 기다림 속의 망중한을 즐기는 낚시 자체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는 기수 동료들에게 낚시만큼 스트레스에 좋은 것이 없다며 많은 기수들이 낚시의 참맛을 느끼고 낚시를 통해 여유로움을 배우기를 권한다.
월요일 오후만 되면 분주하게 움직이는 임은 자신이 좋아하는 낚시를 맘껏 할 수 있는 화요일이 되기만을 학수고대하며 기다린다.
‘모태신앙’, 준마교회 활성화에 최선
임기수가 기독교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세상의 빛을 보기도 전이다. ‘모태신앙’이었던 것이다. 줄곧 신앙생활을 하던 그에게 주말에 시간을 내기가 힘든 경마장의 생활은 결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신우회(경마장내 교인의 모임)에 참석해 주말예배를 드리는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임은 준마교회가 치열한 상호 경쟁속에 놓여있는 경마관계자들, 특히 기수들이 모든 것을 훌훌 털어 버리고 교감을 하나로 이어주고 서로 다독거려 주는 유일한 장소라고 얘기한다.
현재 준마교회 전체 회장을 맡고 있는 임은 최근 후보생시절부터의 숙원사업이었던 예배당을 마련했다.
90년초 준마교회로 설립인가를 받았지만 장소확보가 어려워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던 신우회 교인들이 드디어 기수협회내에 예배당을 마련하고 준마교회의 현판을 달게 된 것.
오랫동안 경주로에 서겠다
임은 기수를 평가할 때 승수(勝數)를 우선시 하는 것은 다소 어패가 있다고 한다. 물론 우승을 많이 하는 기수가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외국에 비해 열등한 제반여건 속에서 기승해야 하는 한국 기수들과 외국기수들이 거둔 1천승, 2천승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임은 다른 기수들과 바램이 크게 다르지 않다. 바로 다치지 않고 그저 열심히 오랫동안 말을 타고 싶다는 것이다.
최근 주춤했던 성적을 일시에 만회한 그는 자신은 결코 몰아치기에 능한 기수가 아니라 꾸준한 기수라고 얘기한다.
그런 꾸준함은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낚시와 신실함을 지켜주는 신앙이 함께 하고 있기에 가능했다.
앞으로도 그는 서울경마공원의 주축으로 승부근성과 꾸준함을 보이는 기수로 남을 것이다.
【권순옥 기자mar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