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 자키 김옥성

스마일 자키 ‘김옥성’
배움의 인생을 달린다

예시장에서 가장 인기있는 기수 하면 바로 김옥성 기수일 것이다.
야유와 고함이 터져나오는 중에도 항상 웃는 모습으로 말을 타는 그의 웃는 모습은 이제는 변할 수 없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어 버렸다.
그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인 말타는 것이 너무나 좋았기 때문에 즐거운 기분으로 예시장에 나섰고, 이러한 모습을 보고 경마팬들이 ‘스마일 자키’라는 별명을 지어준 것 같다고 한다. 또한 차츰 연륜이 쌓이면서 여유가 생기고 경주를 앞두고도 여유있는 모습을 지을 수 있게 되면서 웃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그러나 최근 예시장에서 그의 웃음이 많이 사그라진 것이 아니냐는 얘기에 대해, 본인은 변화가 없다고 한다. 다만 경마팬이 김옥성은 항상 웃는다는 고정관념이 생기면서 중간중간 보이는 다른 표정을 보면서 웃음이 줄어들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한때는 꽁지머리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뒷머리를 길렀던 적도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기다린 뒷머리를 가진 기수가 말타는 장면을 경마팬들이 보면 어떤 반응이 나타날까 궁금증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머리를 기르면서 손질하는 것이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동반하는 지 알게 됐고, 결국 과감하게 자르고 말았다.
머리를 자르고 나자 주위에서 오히려 머리를 자르니까 성적이 좋아졌다는 얘기를 한다. 자신은 머리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는 조금은 어리숙해 보이는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호기심이 일면 과감히 도전하고, 자신의 프라이드를 지킬줄 아는 사나이다.
경주마 운이 없다는 일각의 평이 있지만 그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보통 우승을 많이 한 마필을 좋은 말이고 그런 말을 많이 만난 기수에게 경주마 운이 좋다고 얘기하지만 그는 말 타는 자체가 더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과 함께 결승선까지 달리는 모든 마필을 아끼고 소중한 것이다. 물론 언젠가 좋은 말에 타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절실한 것은 아니다.
지난 99년 그는 만학의 꿈을 이뤘다. 육체적으로 중노동을 해야하는 기수생활을 하면서 배움의 일념으로 홍대유, 김택수 선배와 함께 대림대 사회체육과 2년과정을 훌륭하게 마친 것이다.
공부는 때가 있다는 말이 있다. 나이어린 학생들에게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얘기지만 그는 자신도 그 때에 속해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더 시간이 지나고 나면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을 것 같아서다.
4년제 대학 편입을 생각하기도 했지만 결국 그 꿈은 당분간 접기로 했다. 두가지 일을 병행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 2년간 겪었고, 무엇보다도 기수라는 본분에 충실하는 것이 가장 우선시돼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회가 되면 언제든 편입을 할 각오다.
김기수는 배움에 대해서는 욕심이 너무나 많다. 4년제 대학에서의 학업은 물론 기수로서 외국유학도 꿈꾸고 있다. 물론 지금 상황에선 멀게만 느껴지는 꿈이다.
하지만 그는 그런 욕심조차 없다면 경마장 생활이 삭막하지 않겠냐고 미소를 짓는다.
사람은 항상 변해야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제자리에선 변할 수 없다. 좀더 다양한 생활을 접하고 그 생활에서 변화를 배우겠다는 것이다.
현재 그는 기수협회 홍보이사를 맡고 있다. 처음 접하는 자리라 일이 낯설고 어려운 점이 있지만 자신이 변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고마움을 느낀다. 그리고 다른 기수들보다 오히려 많은 사람들을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자유로움마저 느낄 수 있다.
자신의 일에 만족하고 사는 사람들을 찾아보기란 의외로 힘들다. 그러나 김옥성 기수는 자신의 삶에 만족한다. 아직 내세울 것도 경제적인 풍요도 없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자신에 대해 만족하는 것이다.
병우(9)와 예슬(7)이 점점 커간다. 많은 시간을 함께 하진 못하지만 훌륭하게 자라는 것에 대해 고마움을 느낀다. 모든 부모들이 그렇듯 많은 기대를 하고 있지만,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이끌지는 않겠다고 다짐한다. 아이들이 하나하나 사회를 접하면서 자신의 삶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경마를 즐기는 경마팬들에게 많은 베팅을 삼가라는 얘기를 한다. 그러나 그는 틀리다. 액수의 많고 적음은 경마팬 자신이 결정할 문제며, 다만 즐길 수 있는 범위에서 하기를 당부한다. 또한 가족들과 함께 경마공원을 찾기를 바란다.
많은 경마전문가들이 활동을 하고 있는데, 그들이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선 연구하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고 피력한다.
항상 배움을 생각하고 변화를 꿈꾸는 스마일 자키 김옥성 기수는 오늘보다 변화한 내일의 자신을 기대한다.
사회가 또다시 어려워지면서 혼란이 염려되고 있는 이때, 장인정신이 절실히 요구된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도 항상 변화를 생각하는 그가 바로 이 시대의 장인일 것이다.
【권순옥 차장대우 mar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