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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석이었던 사무국장 자리에 김형석 과장 발령
―직원들 동기 부여 및 현장 소리 반영이라는 긍정적 평가
―지난 99년 조교사협회도 하종수 과장, 국장으로 수직 상승
―외부 낙하산 인사 배제하고 실무자 배치해 조직 역량 강화
지난 2일(금) 그동안 공석이었던 사단법인 서울경마장 기수협회 사무국장 자리에 김형석(37세) 과장이 내부 승진한 것이 알려지며 경마계에 조용한 새바람이 불고 있다.
사회 각계에서 빈번한 낙하산 인사로 말썽을 빚었던 사태들을 돌이켜 보면 최근 경마계 일각에서 일고 있는 새로운 인사 경영이 신선하지 않을 수 없다.
경마팬과 기수와의 만남, 친선 축구대회 개최, 장학금 전달, 불우이웃돕기 행사, 그리고 장애아동과의 백두산 등반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기수협회라 더욱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것은 아닐까?
많은 현안 과제를 안고 기수협회의 제2의 도약을 다짐하는 김형석 사무국장을 만났다.
<“작지만 알찬 협회 만들겠다!”>
지난 2월부터 내부 승진에의 언질을 받은 김형석 국장은 승진 소감으로 “비록 부피는 작겠지만 전문가로 구성된 알찬 집단을 만들어 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동안 세무·회계 쪽을 맡아 기수 회원들의 이익을 대변했던 그가 이제 최일선에 앞장서 직접 진두지휘하며 보다 건실한 협회 만들기에 주력하겠다는 의미다.
사실, 기수협회의 이번 인사이동은 많은 의미를 내포, 주위의 시선을 받고 있다.
전직 마사회 간부 출신이나 외부 인사를 영입할 것인가와 내부 실무진을 선택할 것인가를 두고 협회 임원과 집행부, 그리고 회원들은 많은 고민이 따랐을 것으로 짐작된다.
김형석 국장은 지난 98년 기수협회 창립 당시 1기 공채로 입사해 대리직에서부터 과장, 그리고 지금의 국장직까지 단계를 밟아 왔다.
그 누구보다 기수협회 내의 실무에 밝으며 경마계 인사들과의 활발한 접촉과 원만한 대인관계로 발넓히는데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협회 내에서 단연 인간성 최고로 꼽히는 김국장. 실무 능력도 그에 못지 않음을 입증할 절호의 기회를 잡은 셈이다.
하지만 정작 김국장은 이런 저런 고민 때문에 요즘 밤잠까지 설칠 정도란다.
“우리 직원 모두 업무량이 너무 많아요. 함께 손발을 맞춰 왔던 선배들이 모두 빠져 나가고 남은 직원끼리 살림을 꾸려나가려니까 어려움이 큽니다. 새로운 직원도 들어 왔으니까 이제부터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해야 할 것 같아요”
지난 2∼3년간 기수협회를 떠난 직원만 5명에 달한다. 그중에서도 전임 국장이 지난해 12월을 끝으로 사임한 것과 많은 역할을 담당했던 실장 역시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 갑작스럽게 김국장이 모든 일을 떠맡아야 했다. 물론 그와 입사 동기인 변시열 과장의 역할과 도움도 컸다.
하지만 무엇보다 기수 회원 개개인의 묵묵한 지원과 하나로 결집하는 단결력은 김국장을 지금까지 이끌어온 원동력이었다.
<기수 회원의 결집력에 김국장도 탄복>
김국장이 기수협회에 근무하며 가장 탄복했던 점은 80명에 달하는 기수 회원간 놀라운 응집력이었다.
평소엔 서로간 무뚝뚝하고 툭탁툭탁 불협화음도 일지만 일이 발생했을 때 하나로 뭉치는 결속력은 그 어떤 집단보다 크다는 점이 김국장에게 무한한 신뢰를 주고 있는 것.
회원들의 말없는 채찍과 격려는 협회 직원들로 하여금 충분한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는 게 김국장의 설명이다.
작지만 알찬 협회를 꾸려갈 수 있겠다고 포부를 내세운 것도 이런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은 이제 재정비된 협회내 5명의 인력으로 각각 업무를 분담하는 한편, 다양한 실무 능력을 익혀 어떤 자리에 누구를 앉혀도 해낼 수 있는 트레이닝이 필요할 것이라 김국장은 전한다.
“제가 부족한 점이 많지만 현장의 소리에 가장 가깝고 또 그동안 익힌 실무 능력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합니다. 부족한 점을 메워가면서 기수 회원 개개인의 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줄 아는 협회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기수의 처우 개선 및 관련 단체와의 원만한 관계 조율>
기수협회가 우선 해나가야 할 일은 기수들의 처우 개선 문제다. 사후 정산제가 폐지되면서 기수 회원들의 체감 상금은 발표된 수치보다 많이 내려간 상태며, 타 분야 선수와의 상금 격차로 자존심 역시 많은 상처를 입었다.
얼마전 발표된 경륜 선수들의 상금 대폭 인상 소식은 기수들로 하여금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했으며 경마에 있어서 기수의 역할은 무엇인가 하는 회의도 들게 했다.
“기수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에요. 회원들간 부익부빈익빈 현상도 지나치게 심화된 느낌이구요. 또 무엇보다 40대 이후에는 기수생활을 영위해 나가는 선례가 극히 드물다는 게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상태죠. 뭔가 법적 제도적 보완이 따르길 바랍니다”
이밖에 기수협회가 앞으로 신경써야 하는 것은 경마관련 타 단체와의 원만한 관계 조율이다. 마사회나 마주협회, 조교사협회 등 경마시행을 위해 원활한 의견교환이 이뤄지고 협의를 해나가야 하는 단체들은 각자의 입장만을 고수할 게 아니라 각각의 역할을 규정짓고 경마발전을 위한 정책 마련에 힘을 모아 내외적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기수협회의 내부 승진 방침에 대해 경마계 내외에서는 많은 관심이 몰리고 있다.
지난 99년 조교사협회 역시 공석이었던 사무국장 자리에 당시 과장이었던 하종수 현 국장을 임명, 내부 승진을 통한 조직역량 강화를 꾀한 바 있다.
뒤이어 기수협회 역시 공채 1기였던 김국장을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일각에서는 연륜이 너무 짧은 것은 아닌가, 또 경마지식이나 관계부서와의 원만한 관계 유지가 가능할 것인가 등 우려의 목소리도 내고 있지만 30대의 젊은 사고로 새로운 변화를 주도할 수 있으리란 기대가 한층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점점 역량이 강화되고 있는 기수협회와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지 않을 수 없다.
경마의 꽃 기수와 기수 회원들을 충실히 보필할 협회의 새 출발을 지켜보자.
【이희경 기자 pinklady@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