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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 사이에서 최고의 귀염둥이(?) 고성이 기수가 지난 3일(토) 5경주에서 소속조(49조) 마필인 ‘청미르’에 기승, 꿈에도 그리던 41승을 올리면서 드디어 수습딱지를 떼어냈다.
‘청미르’의 우승이 확정되면서 수습이 해제된다는 기쁨도 있었지만 아쉬움이 더 크게 느껴졌다. 물론 기승정지 2일 때문일 수도 있지만 그나마 위안이 되었던 1kg의 감량이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답답한 마음이 생기기 때문이다.
사실 남에게 말하기 꺼려했지만 가슴 한구석엔 아홉수 징크스가 자리잡고 있었다. 지난 2월 3일 ‘영취산’우승으로 39승이 되면서, 혹시나 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과거 19승을 올린 이후 1승을 추가하기까지 무려 10개월이란 시간이 걸렸던 기억이 살아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고기수의 염려는 2주만에 막을 내렸다. 바로 2월 18일 ‘선수루’로 아홉수 고지를 넘었던 것이다.
96년 부푼 꿈을 안고 경주로에 섰을 때는 하루라도 빨리 수습딱지를 떼고 모든 경마팬이 좋아하는 기수가 되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만5년째를 맞는 지금 생각해보면 여전히 모자란 자신을 느끼게 됨을 어쩔 수 없다.
그러니 1kg의 감량의 혜택이 커 보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결코 피할 생각은 없다. 그리고 두려워 하지도 않는다. 정식기수로 나아가는 과정일 뿐이다.
신인기수 초기와 지금을 비교하면 많은 변화가 있다. 초기에는 무조건 등좌를 짧게 밟는 것이 좋다고 믿었기 때문에 최대한 등좌길이를 줄이기 위해 애를 썼다. 그리고 인코스를 선호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이제는 말에 따라서 등좌길이를 맞추려 노력하게 됐고, 경주진행에 따라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됐다.
하지만 변하지 않은 것도 있다. 바로 추입마에 대한 선호는 바뀌지 않았다. 추입마를 선호해선지 요즘도 선행마에 기승하게 되면 왠지 조급함이 느껴진다고 말한다.
그는 49조와의 인연을 자신에게 찾아온 큰 행운이라고 말한다. 모두가 부러워할 정도로 풍부한 마필 수. 그리고 적재적소에 마필을 운영하는 조교사, 불협화음 없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운영되는 마방, 모든 것이 최상이다.
이런 마방생활이 항상 49조가 좋은 성적을 유지하게끔 도와주는 원동력이다.
물론 마필 수가 많다보니 새벽훈련량이 많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오히려 자신에게 득이 된다고 생각한다. 많은 마필과 접하면서 자신의 실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애착이 가는 마필은 ‘러브이즈블라인드’. 49조에서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한 말이다. 직전경주 코너를 돌면서 다리 부상으로 인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해 아쉬움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1군 강자틈에서도 중거리에선 충분히 기대를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이번에 소속조를 19조로 옮기게 된다. 19조 소속이던 박윤규 선배가 어깨수술로 인해 장기간 기승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론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한다. 이름만 19조로 갈 뿐이지 49조에서 맡았던 마필은 계속 관리하게 된다.
고성이 기수는 매사 낙천적이고 밝은 성격의 소유자다. 항상 미소를 잃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을 하다보니 모든 기수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선배들로부터 귀염을 많이 받는다. 물론 선후배 기수의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자기 일처럼 앞장을 서는 그의 성격이라면 싫어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성격의 일면에는 결단력 부족이라는 단점이 있다. 고치겠다고 생각도 해봤지만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사람이 좋아 사람을 찾는데 어쩌란 말인가.....
수습딱지를 떼고 정식기수로 새 출발을 하게된 고성이 기수는 “항상 꾸준하게 노력하는 기수가 되겠다”라고 경마팬에게 약속한다.
‘지금부터 시작이다’라고 외치며 또다른 도전을 시작하는 고성이 기수가 그의 말처럼 꾸준한 모습을 기대해 보자.
(고성이 인터뷰)
- 41승으로 수습을 벗어났는데, 소감은
▲ 솔직히 기다렸는데, 아쉬운 생각이 든다. 감량이점이 없어지는 것이 아쉽다.
그러나 감량이점이 없어진 만큼 더욱 열심히 할 것이다.
- 41승을 거둔‘청미르’에 기승했을 때 기대치는
▲ 어느 정도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2번의 경주를 치르면서 상당히 기대는 모습을 보였는데, 훈련을 하면서 많이 순치가 되었기 때문에 기대를 가질 수 있었다.
- 기수로서 가장 보람있을 때는
▲ 악벽있는 망아지를 순치시켜 우승을 했을 때 가장 많은 보람을 느낀다. 고생한 후에 좋은 결과를 얻었을 때처럼 기쁠 때도 없을 것이다.
-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 당분간은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부터 시작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열심히 할 것이다.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수 있는 기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권순옥 차장대우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