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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창구 기수, 불혹의 나이 잊고 욱일승천(旭日昇天)
- 5백승 연내 달성 목표로 매진
19승, 올해 성적 수직상승
기수경력 17년의 고참 ‘짱구 기수’ 우창구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3월부터 5월까지 그가 올린 승은 모두 17승, 올해 5개월이 지난 지금 19승으로 박태종, 임대규에 이어 3위의 성적을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99년 온전히 한해를 보내고 올린 성적이 15승이었음을 감안한다면 투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올초까지 우기수의 이런 활약을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 지난해 8월 새벽훈련중 낙마， 허리를 다쳐 5개월간 쉬다가 지난 1월20일 복귀했을 때만해도 장기간의 공백으로 인한 고전을 염려했을 뿐이다.
그러나 2월부터 경주감각이 살아나기 시작한 우기수의 성적은 3월 5승, 4월 7승, 5월 5승으로 물오른 햇버들처럼 치솟고 있다. 더불어 멀게만 느껴지던 5백승 달성도 성큼 앞으로 다가왔다.
17년의 기수생활을 하면서 현재까지 올린 승수는 모두 4백70승. 아직도 30승을 더 올려야 가능한 수치지만 우기수는 5백승을 연내에 달성한다는 목표로 한경주 한경주 몰두하고 있다.
모든 기수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승은 바로 첫 승일 것이다. 하지만 우기수는 한국기수들에게 그 첫 승과 비교해도 전혀 무게감이 떨어지지 않는 것이 5백승이라고 밝힌다.
5백승을 하기 위해선 한해 50승씩 꼬박 10년을 채워야 한다. 이런 수치는 항상 부상위험을 안고 경주에 임하는 기수들에게는 너무나 높은 나무인 것이다.
그런 뜻깊은 5백승 고지에 자신이 올라설 수 있다는 생각에 요즘 그는 주마가편(走馬加鞭)의 심정으로 임하고 있다. 목표가 생기면서 오히려 의욕이 높아졌다고 한다.
경주스타일도 시대에 따라 변한다
최근 단거리에서 성적이 월등히 좋아졌다. 또한 선행형 마필에 기승시 입상률 또한 높아졌다. 여기에 대해 우기수는 최근 상승세를 보이는 성적과 연관이 있다고 얘기한다.
성적이 오르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소속조 마필이 뒷받침이 되어야 하는데, 최근 소속조인 41조 신예마가 상승세를 보이기 때문이란다. 최근 자신에게 우승을 한번 이상씩 안겨준 ‘저스트라이크에드’, ‘부움’, ‘시아랜’등이다.
17년의 기수생활을 해온 그는 현재까지 기승스타일 변화를 세단계로 나눈다. 뚝섬시절에는 선행형, 과천 서울경마공원으로 이전한 뒤로는 추입형, 그리고 최근에 다시 선입형이라고...
추입스타일을 좋아하게 된 것은 당시 소속조 마필이 모두 추입형이었기 때문이다. ‘도롱이’, ‘바로미터’, ‘군주’등이 그가 기승했던 최고의 추입마들.
한명의 명기수가 탄생하기 위해선 명마와의 만남은 필수조건, 그에게는 ‘군주’가 있다. 비록 경마대회 우승과 인연이 없었지만 아직도 그를 기억하는 많은 경마팬은 ‘군주’와 함께 했을 때를 얘기하곤 한다.
최근 선입형 스타일로 바뀌게 된 것은 시대 흐름이다. 최근 경주흐름은 예전과는 달리 최소한 선입은 따라가야 우승을 생각할 수 있게 바뀐 것이다. 마필능력이 평준화된 때문에 과거와 같은 명추입마가 나오기는 힘들다는 생각이다.
꾸준한 자기관리가 필요하다
우기수는 축구매니아다. 물론 기수축구회인 ‘다크호스’의 주전선수로 부상으로 입원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훈련에 빠져본 기억이 거의 없다.
그는 체력만은 20대라고 자신있게 말할 정도로 후배기수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체력을 자랑한다. 평소에 축구뿐아니라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체력을 단련한 그이기에 지금도 체력뿐아니라 체중을 감량하기 위해 고생하는 경우는 없다. 현재 53kg까지 기승할 수 있는데, 사실은 지난해 병원생활로 인해 체중이 늘은 결과라고 한다.(이전에는 52kg까지 기승 가능했다.)
그는 노련함만으로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며 선배를 위협하는 무서운 후배들을 감당해낼 수 없다고 얘기한다. 철저하게 자기관리를 할줄 아는 기수만이 퇴보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생각에서 금연을 선언했다. 쉽지는 않았지만 담배를 끊은 이후론 놀랄만큼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 간혹 힘든 경주때 호흡이 부치는 느낌이 말끔히 사라진 것이다. 더불어 성적도 눈에 띄게 향상됐다.
노장(?) 소리를 듣는 고참이지만 아직은 말타는 것에 전념할 수 있게 된 것도 스스로 자기관리에 열중했기 때문일 것이다.
40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예시장에 서면 그의 애칭이 되어버린 ‘짱구’를 외치는 팬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물론 나이가 어려 보이는 팬들이 스스럼없이 짱구를 외칠 때면 다소 불쾌감도 생기지만, 스스로 핸드폰에 ‘짱구 파이팅’이란 문구를 써놓을 정도로 자신의 별칭(?)에 애정을 가지고 있다.
인기를 먹고산다는 연예인은 아니지만 공인으로서 경마팬이 다정스레 불러주는 ‘짱구’가 자신을 응원하는 소리로 들리는 것이다.
우기수는 경마팬에게 여유를 가져달라는 당부를 한다. 경마를 통해 일확천금을 벌겠다는 허황된 꿈을 가지기보단 경주자체를 즐기며 한주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기회로 삼길 바라는 것이다.
우창구 기수는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5백승 고지를 향해 한없이 몰두하고 있다. 앞으로 30승, 결코 적지 않은 수치지만 꿈을 가지고 매진해 나가는 우리의 짱구 기수가 꼭 이뤄내길 기원해 본다.
【권순옥 기자 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