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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가 시작...차세대 선두주자는 바로 나!
김명근 기수(22)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99년 데뷔, 작년까지 고작 5승에 그쳤던 그가 올해 들어 차근차근 승수를 쌓으며, 이름을 알리다가 7월에만 4승을 몰아치며 신세대 기대주로 각광받고 있다. “김명근이 누구야?”하던 팬들의 반응도 차츰 변하고 있다. 팬들의 뇌리에 이름 석자를 확실히 각인시킴은 물론, 어리고 경험은 부족하지만 잘 타는 기수, 무서운 기수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결코 화려하지 않았던 시작
경찰을 꿈꾸던 그는 다니던 태권도 도장 사범으로부터 기수를 해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그 후부터 기수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이것저것 알아본 후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도전하게 됐다. 우리나라에서 70명 남짓뿐인,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라는 점이 그의 마음을 끌었다. 부모님도 처음에는 위험하다고 반대했지만 지금은 열심히 하라고 격려해 주신다. 체중조절의 어려움 때문에 야채위주의 소식을 하는 것만 빼면 기수란 직업을 택한 것에 후회는 없다.
서울기수양성소 19기 출신으로 99년 데뷔한 그는 지금 돌이켜보면 그 때의 기억이 가물거릴 정도로 당시 정신이 없었다고 한다. 데뷔전 날자도, 어떤 말에 기승 했는지도 기억하지 못한다. 동기생들이 하나 둘 승수를 쌓아가며 주목을 받자 부담감도 생기고 자신감은 떨어져만 갔다. 그의 첫 승은 그렇게 해를 넘기고 말았다. 그리고 드디어 2000년 3월 ‘페이스풀’에 기승 89.9배의 고배당을 기록하며 첫 승을 신고한다.
“너무 기뻤습니다. 그 때의 감정은.....뭐라고 말로 표현하기가 힘드네요(웃음)”
-“이제 겨우 시작일 뿐”
첫 승을 올렸지만, 그 외에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던 2000년. 절반의 성공을 뒤로하고 맞이한 2001년은 그에게 평생 잊지 못할 해로 기억될 듯 싶다. 3월 들어 올시즌 첫 승에 성공한 그는 이후 꾸준히 승수를 이어가더니 어느새 7월에만 4승을 기록하게 된다. 타조말에 기승하면서 성적이 좋아 서서히 자신감이 생긴 것이 원인. 성적이 좋아지면서 팬들의 관심도 높아졌고 주위에서 칭찬도 많이 듣는다. 기승기회도 늘고 있다. 하루에 한 두 번 기승하기도 어려웠을 때도 있었지만 요즘은 부쩍 그의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7월 21일 제8경주 우승한 ‘길몽’도 사실은 다른 기수가 기승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김명근 기수가 열어 가는 성공시대의 비결은 역시 훈련이다. 체중조절에 고생하는 그가 쟁쟁한 선배들 틈에서 살아남는 길은 오직 훈련뿐. 그는 1주일에 2번 정도 관악산을 오르며 체력과 정신력을 기른다. 모형마를 타며 자세 교정에도 힘쓴다. 기승 자세가 좋고 추입력이 탁월한 우창구 기수와 키가 크다는 핸디캡에도 성공한 이성일 기수를 존경한다는 그는 선배들의 좋은 점을 보고 배우는 데도 열심이다.
현재 그의 목표는 수습기수 딱지를 떼어내는 일. 15승을 거둔 현재로선 40승이 결코 호락호락한 것은 아니지만 요즘 그의 기세라면 그가 바라는 1년 안의 목표달성이 그리 어려운 것만도 아니라는 생각이다.
그는 요새 또 다른 이유로 신이 나 있다. 바로 후배 20기 기수들이 들어온 것. 기수협회 막내였던 그에게도 이제 인사하는 후배들이 생긴 것이다. 2년전 그의 모습처럼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할 후배들에게 그는 기수의 길을 택한 만큼 지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생활해주기를 당부한다. 그것은 동시에 새로운 출발을 꿈꾸는 그 자신에게 하는 스스로의 다짐이기도 하다.
【권현 기자 knhn@krj.co.kr】
〈김명근 기수 인터뷰〉
- 최근 들어 성적도 좋아지고, 기량이 부쩍 향상됐다는 평가가 많은데...
▲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다. 단지 부담감도 없고, 자신감이 생기다 보니 성적이 좋아지는 것 같다. 타조말을 타고 성적이 좋아지면서 자신이 생겼는데, 특히 4월 22일 제2경주 ‘수미산’(18조)에 기승해 우승한 것이 자신감 회복의 큰 계기였다. 이후부터는 시야도 넓어지고 편안하게 기승할 수 있었다.
- 데뷔전을 기억해 본다면?
▲ 글쎄.....99년 9월경이라는 것 밖에는.....그 때 워낙 정신이 없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웃음) 2000년 들어서 ‘페이스풀’을 타고 첫 승을 거둔 것은 또렷이 기억한다.
- 이제 기수생활 2년을 맞는데, 힘들었을 때와 보람을 느낄 때는?
▲ 체중 조절 때문에 힘든 것 빼고는 만족한다. 한 번도 후회하거나 포기하고픈 적이 없었다. 지금도 다른 기수들이 말 타는 모습을 보면 멋있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들어 성적이 좋아지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
- 유망주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치는 동기생들과 라이벌 의식은 없는지?
▲ 일단 발주기 안에 들어서면 모두가 라이벌이다. 하지만 경주로 밖에서는 모두가 친한 사이다. 더욱이 동기가 4명(원정일, 한창민, 오경환) 밖에 되지 않아 여러 면에서 서로 도와가며 생활하고 있다.
- 앞으로 목표와 각오?
▲수습해제다. 지금 추세라면 1년 정도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다른 목표는 그 이후에 생각하겠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후회를 남기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기수가 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