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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 관련 프로그램 봇물, 7월까지 무려 85건 방영
―아이템 제공부터 촬영 협조, 모니터링까지…한국마사회 홍보팀 마스코트
이상호(한국마사회 홍보팀)씨의 하루는 신문과 TV 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등 중앙 일간지와 TV는 물론 지방지와 케이블 채널까지 두루 살피며 어떤 기사가 났는지 꼼꼼히 살펴본다.
세상일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 궁금하기 때문은 아니다.
경마장의 생생한 소식을 전하는 메신저, 서글서글한 미소가 아름다운 이상호씨의 만났다.
<경마공원의 숨은 일꾼…경마산업 알리기에 앞장>
지난 94년 한국마사회에 입사해 발매과, 경마과, 인사과, 총무과 등을 두루 거친 이상호씨.
지금은 홍보팀에서 각종 방송사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홍보팀에서 그의 역할은 공중파 방송은 물론 각 케이블 채널에 경마 관련 소식을 전하는 것이다.
굵직한 사건이 일어나면 그의 역할과는 관계없이 방송을 타기 마련인 것이 생리지만 그는 앉아서 기다리고 있지만은 않는다. 뭔가 좋은 아이템은 없나 고민하며 각 방송사 프로듀서와 구성작가에게 컨택을 시도한다. 그래서 컨택이 이뤄지면 최소한의 동선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경마 분야가 낯선 방송 관계자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촬영이 무사히 끝나면 방송 날짜가 언제인지 꼼꼼히 챙겨 모니터링하는 것까지 그의 몫이다.
<기억에 남는 ‘피플 세상속으로’…>
지금까지 그가 손댄 방송 프로그램은 약 80여개가 넘는다. 그 중에서도 가장 그의 마음을 끌었던 프로그램은 지난 5일 방영된 K1TV 「‘피플 세상속으로’-김택수 기수 편」이다.
당초 프로듀서는 기수협회의 홍보이사인 김옥성 기수를 주인공으로 낙점했지만 평소 기수들과 친분이 두터웠던 이상호씨는 프로그램의 특성과 테마를 고려해 김택수 기수가 더 적합할 것이라고 제안했다는 후문이다.
이상호씨는 방송 관계자가 바쁜 일정을 호소해 최소한의 동선으로 촬영할 수 있도록 배려했는데 막상 방송이 나오자 언제 저렇게 많이 찍었나 신기하면서도 기수들의 생활이 생생하게 그려져 모니터링하던 그의 마음도 흐뭇했단다.
같은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기수들의 직업적 고충을 막연하게 알고 있던 그였지만 체중조절을 위해 경마일 3일전부터 끼니를 거른채 오이를 먹고 있는 기수의 모습, 말들과의 전쟁으로 여기저기 타박상 입은 남편을 보며 마음 아파하던 기수 아내의 모습 등은 잔잔한 감동을 불러 일으켰다.
또한 사회생활을 하는 가장으로서 새벽부터 일하고 보통 사람과는 다른 일과를 살아가는 기수들의 애환에 새삼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초일류 내조자 아내의 도움이 더욱 큰 힘”>
이상호씨를 비롯해 홍보실 직원들의 출근 시간은 오전 7시다. 모 대기업처럼 출근시간이 빠른 만큼 퇴근시간이 당겨지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퇴근시간은 다른 직원보다 늦어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른 새벽부터 수십가지의 신문을 꼼꼼히 살피고 관련 방송까지 모니터링해야 하는 이상호씨는 이빨을 닦으며 TV를 보고, 식사하며 신문을 본다. 그래도 빡빡한 아침 시간대에는 어쩔 수 없이 아내의 도움을 받는다.
아내는 이상호씨가 출근 준비하는 동안 일간 신문에 난 경마관련 인사들의 동정을 살펴 부음과 인사 등 관련 소식을 메모한다. 그러면 그는 출근해 인터넷을 통해 관련 기사를 검색하고 정리한다. 또한 그의 아내는 방송 프로그램의 모니터링도 세심하게 해준다.
경마종사자로서 자신의 시각과 달리 아내는 제3자로서 비교적 객관적으로 평가할 줄 알기 때문에 오히려 일에 대해 더 많은 부분을 공유할 수 있다는 이상호씨.
요즘 신바람나게 일할 수 있었던 것도 다 그의 숨은 내조자 때문이라며 함박웃음이다.
<이제 시작일뿐, “앞으로 더 좋은 프로그램 기대하세요∼”>
올 1월부터 지금까지 숨가쁘게 달려온 이상호씨는 요즘도 아이템 찾기에 바쁘다.
주로 TV를 보면서 아이템을 찾는다는 그는 일반 쇼, 오락프로그램을 보면서도 경마와 접목시켜 꽤 ‘괜찮은’ 방송 소재를 만들어 내곤 한다.
해마다 이맘때면 흔히 방송됐던 말수영장 얘기를 끄집어내기 보다 경마장에서 여름나는 법, 경주마의 피서법, 더운 여름날 불가마 속에서 일하는 장제사 이야기 등 폭넓고 이색적인 소재로 방송사의 문을 두드린다.
한번 인연을 맺은 프로듀서와 작가들은 그의 이색적인 아이템과 효율적인 촬영 협조 등이 좋아서인지 후속 방영에 대한 제의를 해온다.
예전에는 방송과 신문의 취재를 꺼려했던 경마종사자들도 방송이 봇물처럼 쏟아지는 요즘에는 아예 ‘오늘은 촬영 없나요?’라고 묻기까지 하며 더욱 그를 신나게 만드는 것은 ‘경마장이 깨끗해졌다’는 방송관계자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하나를 하더라도 확실히 해내고 싶다는 그, 이제 시작점에서 앞으로 어떤 프로그램들이 그의 손을 거쳐 탄생할지 기대된다.
【이희경 기자 pinklady@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