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차 심의로 검량실에서 8백승 확인
- ‘체력 닿는 한 기수생활 계속 하겠다’- 1천승 도전의지 ‘활활’
거리낄 것 없이 외로운 독주를 거듭하고 있는 국가대표 기수 박태종이 경마역사상 그 누구도 달성하지 못했던 8백승 고지를 훌쩍 뛰어 넘었다.
박태종은 1일(토) 제6경주에서 ‘강자존’(3조 최영주 조교사)에 기승, 초반부터 선행작전을 펼친 끝에 2위를 기록한 해당경주 인기 1위마인 ‘북천’을 코차로 물리치며 우승을 기록, 8백승을 달성했다.
당초 박기수의 8백승 달성은 늦어도 8월초면 달성이 가능하리라 생각되었지만 휴장을 전후해서 기승수가 줄면서 다소 늦춰졌다.
하지만 8월 마지막주 경마에서 5승을 몰아치면서 7백99승을 달성, 매직넘버 1만을 남겨 놓고 9월 경마를 맞이했다.
9월 1일 토요경마에 박기수가 기승한 마필은 모두 5두. 확실한 우승마로 점쳐지던 ‘무비동자’(9경주)를 제외하고, 1경주의 ‘롱런’, 6경주의 ‘강자존’등이 우승 가능마로 점쳐졌다.
그러나 1경주에서 5위에 그치는 부진을 보이자 경마팬 사이에서는 ‘혹시 아홉수로 고생하는 것 아니냐’하는 걱정이 엿보였다.
하지만 ‘국가대표 기수’라는 별명은 괜한 것이 아니었다. ‘강자존’에 기승해 박기수가 펼치는 숨막히는 경합을 지켜보던 경마팬들은 숨소리마저 죽이며 경주에 몰입했고, 사진판정으로 8백승 달성이 확정되자 마치 자신의 일인양 환호를 보냈다.
혹시나 했던 박은 후검량실에서 우승사실을 전해 들었다. 드디어 한국경마사상 첫 8백승 고지가 점령된 것이다.
지난해 10월 7백23승의 최다승 기록을 경신한 이후 박기수의 1승은 곧 신기록으로 직결되었다. 모든 기록이 사라진 하얀 여백에 자신의 발자국을 남기고 있는 박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의 중압감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변함없이 흔들림 없는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체력이 닿는 한 기수생활을 계속하고 싶다고 밝히는 박은 2004년쯤이면 1천승에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1백승 단위의 기록까지 걸리는 시간이 오히려 해를 거듭할수록 짧아지는 것은 본인은 물론 신기록을 기대하는 경마팬에게도 상당히 희망적이다. 6백승에서 7백승까지 1년 4개월 정도가 걸렸고, 7백승에서 8백승까지 1년 2개월로 단축된 것이다. 이 상태면 오히려 2004년 이전에 1천승 돌파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박은 쉬는 법이 없다.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 기수지만 조그마한 흔들림도 없다. 물론 하루가 다르게 약해지는 체력을 느끼며 더욱 체력보강에 신경을 쓰고 있다.
자신에게 한발 더 다가온 1천승 고지가 아직은 멀지만 꼭 도전하고픈 목표가 되고 있다고 박은 밝히고 있다.
경마계가 그에게 걸고 있는 기대는 너무나 크다.
자칫 기대가 너무 커서 그의 어깨가 작아 보이지만 모든 사람들은 알고 있다. 박태종, 그가 아니면 누구도 할 수 없는 신기록의 행진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권순옥 기자margo@krj.co.kr】
박태종 인터뷰 -‘최고기록 오래 유지하고 싶다’
― 대망의 8백승을 달성했다. 소감은
▲ 솔직히 너무나 기쁘다. 기승기회를 주신 최영주 조교사님과 8백승 우승마인 ‘강자존’을 관리해주신 관리사께 감사를 드리고 싶다.
8백승을 달성한 후 경마팬들에게 손을 흔들고 싶었는데, 사진 심의가 되는 바람에 아쉬움을 남겨야 했다.
―‘강자존’에 기승했을 때 우승 기대치는
▲ 사실 큰 기대를 하지 못했다. 당일 5번 기승했는데, 그 중에 1경주에 기승했던 ‘롱런’에 더 큰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물론 ‘강자존’도 좋은 마필이기는 하지만 ‘북천’이라는 강자가 있었기 때문에 최선 2위가 아닌가 생각했다. 의외로 경주가 잘 풀렸다고 본다.
― 지금까지 8백승이 넘는 우승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우승경주가 있다면
▲ 모든 경주가 나름대로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최다승 기록을 경신할 때가 아닌가 한다. 그동안 여러 의미있는 경주에서 우승을 하면서도 항상 아쉬움이 남았던 부분이 소속조와 기쁨을 함께 했으면 하는 것이었는데, 최다승 기록 경신을 소속조 마필인 ‘빠르네’로 하게 돼 기쁨이 배가되었다.
― 기수생활을 하면서 기쁠 때와 속상할 때는
▲ 우승을 하고 나서 팬들이 기뻐하는 것을 볼 때가 가장 좋다. 물론 입상 실패후 욕을 얻어먹을 때면 속상하지만 최선 다했기 때문에 당당할 수 있다. 다만 우승을 했음에도 욕을 내는 팬들을 볼 때는 정말로 속상하고 화가 난다.
―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 기수의 위치를 굳건히 하고 있다. 향후 계획은
▲ 얼마나 시간이 될지 장담할 수 없지만 1천승 돌파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리고 체력이 허락하는 한 기수생활을 하고 싶다. 부상없이 꾸준하게 생활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리고 최고 기록을 오랫동안 유지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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