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장의 만능 방송인 - 김수진 아나운서

경마장의 만능 방송인 - 김수진 아나운서
-연출에서 편집까지 혼자 도맡아 하는 팔방미인
-무궁무진한 경마장 이야기 ... 오랫동안 팬들에게 전할 터

‘7번마 포트오먼, 기수 김택수’
출전마와 기수를 소개하는 아나운서의 멘트가 울려 퍼지면 비로소 경주가 시작된다. 경마팬들이라면 누구나 그 목소리를 기억할 것이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입사 5년째를 맞는 베테랑 아나운서 김수진씨. 그녀는 본업인 아나운서 업무보다 직접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대본을 작성하고, 편집도 하는 한 마디로 PD, 기자, 작가, 편집기사 등 1인 다역을 수행하는 팔방미인 방송인으로 정평이 자자하다.

경마장의 만능 방송인인 그녀도 신입 시절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중학교 시절부터 방송반 활동을 해온 그녀는 사범대 출신으로 임용고시를 준비하던 도중 졸업을 앞두고 자신이 좋아하는 방송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경마장 아나운서에 도전장을 내민다. 그녀가 입사한 96년까지는 안내 방송을 위해 주말에만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방송을 하던 시절. 자신이 원하던 방송일을 하게됐지만 경마장이 있는지 조차도 몰랐을 정도로 경마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전무했던 그녀가 최초로 정식 여성 아나운서로 고용됐으니 책임감과 부담이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처음으로 접한 경마의 짜릿한 승부의 쾌감은 그녀에게 커다란 충격과 동시에 매력을 안겨주었다. 이후 그녀는 거의 매일 자료실로 출근하다시피 하며 경마에 관한 갖가지 자료를 섭렵했다. 또한 인터넷 경마사이트, 각 PC통신 경마동아리 등을 돌아다니며 정보를 수집했다. 그러자 경주를 연구하고 분석할 수 있는 안목이 생겼고, 경주에 임하는 조교사와 기수의 심정은 물론, 결과에 일희일비하는 팬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경마를 하나도 모르던 그녀가 이제는 경마에 관한 한, 깊이 알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다방면에 걸친 지식을 습득했다고 자부할 수준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일에 대한 그녀의 노력과 열정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지금껏 그녀가 만든 많은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애착을 갖는 프로그램은 ‘최혜식 조교사와 대견’. 여느 프로그램처럼 자신이 직접 구성하고 대본, 연출, 편집을 맡았지만 특별한 노력으로 애정이 간다고 한다. 팬들의 반응도 좋아 그런 반응을 느낄 때 보람을 느낀다고...
경마장은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녹아 있는 곳이다. 따라서 방송인에게 경마장만큼 매력 있는 곳은 없을 것이다. 그녀 역시 오랫동안 팬들에게 경마장 이야기를 보여주고 들려주고 싶다고 한다. 다만 이제는 아나운서로서보다 제작쪽에 비중을 두고 일을 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요즘은 안내 방송이나 경마대회 인터뷰 등은 후배에게 맡기고 있다. 지난 3월 결혼 후 개인적으로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오히려 그것 때문에 처음의 열정이 식고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이제 다시 스스로에게 채찍을 들어야 할 때라며 웃는다.
경마장의 방송환경도 많이 바뀌고 있다. 97년까지는 점심 시간에 공중파 오락프로그램을 방송하고 간간이 자체 제작물을 방송했지만, 98년부터는 연간 편성계획표에 따라 방송이 제작되는 등, 중계위주의 방송에서 보도, 취재의 영역이 늘어나고 있다. 늘어나는 팬들의 정보욕구와 그에 따른 방송인으로서의 스트레스. 가족 같이 편한 방송실의 분위기 속에서 웃고 있는 그녀의 얼굴에서 경마 전문 방송인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강한 의지와 새로운 의욕을 엿볼 수 있었다.

【권현 기자 knhn@krj.co.kr】

톡톡 튀는 신세대 - 이혜윤 아나운서
- “국내 최초 여성 경마중계 아나운서가 내 꿈”

지난해 12월 입사한 이혜윤 아나운서. 그녀는 대학시절 아르바이트로 모 야구사이트에서 인터넷 자키로 활약한 이색 경험의 소유자다. 그 시절 혼자서 야구 중계를 도맡을 정도로 스포츠에 대한 지식과 애정이 대단하다. 경마장 아나운서로 입사하게 된 이유도 단지 경마가 스포츠이기 때문. 선배 김수진 아나운서처럼 경마에 대해 문외한이었지만, 처음 경주를 봤을 때,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을 정도로 첫 눈에 경마의 매력에 반했다. 지금은 경마대회 때, 예시장과 시상대에서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처음 스포츠투데이배 경마대회 때는 아무 것도 몰라서인지 전혀 떨리지 않았는데, 오히려 경험이 쌓일수록 두려움이 생겨 지난 한국마사회장배 경마대회 때는 입사한 이후 가장 많이 떨렸다고... 그녀에게 김수진 아나운서는 경마에 대한 지식이나 방송 전반의 업무뿐만 아니라, 인물 섭외에서 취재까지 기댈 것이 많은 든든한 버팀목이다. 하지만 그녀가 말하는 선배 김수진 아나운서의 가장 큰 장점은 부지런함이다.
톡톡 튀는 신세대 아나운서 이혜윤. 그녀의 꿈은 국내 최초로 여성 경마중계 아나운서가 되는 것이다.
“여성 기수도 데뷔를 했는데, 여성 중계 아나운서도 나오지 말란 법 있나요?”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