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생 시절 인연 맺은 ‘대단한너’로 첫승 신고
당찬 눈빛으로 기대치 높이는 신인
“초심(初心)을 잊지 않겠다”
초롱초롱한 눈망울, 채 여물지 않은 각오로 경마팬 앞에 첫 선(?)을 보였던 20기 신인기수들이 데뷔한 지도 벌써 2개월이 흘렀다.
시간이 지나면서 각자는 희비가 엇갈렸겠지만 하나 둘씩 첫 승을 신고하고 있다.
심승태, 이신영 기수에 이어 이성환 기수(35조)가 세 번째로 첫 승을 올렸다.
이변의 종지부를 찍은 이성환의 ‘대단한너’
추석 휴장을 앞둔 9월 마지막 주는 출전두수도 많았지만 제각각 한가닥하는 이변가능마가 몰려 혼전이 이어졌다.
이런 혼전의 마지막을 장식한 것이 바로 10전 동안 첫 승 도전에 나선 이성환 기수였다.
직전경주 3위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지만 쟁쟁한 마필과 선배들의 위용에 눌려 그가 기승한 ‘대단한너’의 단승식 인기는 5위에 불과했다.
초반 스타트에서 이는 5번째로 중계용 모니터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는 서서히 앞으로 나서더니 3코너를 선회하면서 재빠르게 선두로 급부상을 했다.
이후 4코너를 제일 먼저 돌아나온 그는 인코스를 선점한 채 전력질주를 했고, 여유있는 모습으로 결승선을 제일 먼저 통과했다.
사람들은 과연 자신이 갈망하던 일이 이루어졌을 때 무슨 말을 할까? 그는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하면서 무덤덤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4코너에선 뒤에 쫓아오는 마필들이 걱정이 되었지만 후보생 때부터 인연을 맺았던 ‘대단한너’의 여유있는 숨결을 느끼는 순간, 그는 첫 승을 확신할 수 있었다고 한다.
정확히 10전만에 올린 첫 승. 그 첫 승을 안겨준 ‘대단한너’와 그의 인연은 남다르다. 기수후보생 2년차가 되면 각 마방으로 실습을 나가게 된다. 마굿간 청소부터 마필훈련까지 모든 실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성환이 ‘대단한너’와 인연을 맺은 것이 바로 실습 때였다. 그리고 그가 정식기수로 첫 데뷔전을 치른 마필 또한 ‘대단한너’다. 비록 첫 기승에선 14두중 13위를 차지, 최하위권에 머물렀지만 두 번째 기승에선 3위를 기록 가능성을 엿보였다.
인터뷰 도중 부모님으로부터 첫 승을 축하한다는 축하전화를 받은 그는 만면에 환한 웃음을 지으면서 밝은 내일에 대한 각오를 밝힌다.
단순하면서도 명쾌하게 ‘처음의 마음가짐을 변치않고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한다.
【권순옥 기자margo@krj.co.kr】
〈이성환 기수 인터뷰〉
“성실하게 생활하면 좋은 결과 있을터”
― 10전만에 기다리던 첫 승을 했다. 첫 승 당시 소감은
▲ 글쎄 결승선을 앞두고 말이 힘이 남았기 때문에 우승을 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막상 결승선을 통과하면서는 별다른 생각이 없었다. 그저 담담하게 첫 우승을 했다는 것에 만족했다.
첫 승을 안겨준 ‘대단한너’는 후보생시절부터 관리를 했던 마필이다. 가장 친근함을 느끼던 마필로 첫 승을 했다는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
― 인기가 아주 높지는 않았는데, 우승 기대치는
▲ 직전경주 3위를 기록하면서 가능성을 생각했다. 특히 출발이 늦었음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잘 뛰었기 때문이다. 물론 인기마가 있었기 때문에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생각을 했다.
― 기수를 선택하게 된 동기는
▲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친척분의 권유로 기수를 선택하게 되었다. 기수라는 직업에 대해 잘 몰랐지만 마사회에서 근무를 한적이 있는 친척분이 신체조건이 기수를 하기에 적당하다고 추천했을 때, 기수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 지원하게 됐다. 그 당시는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 후보생활과 기수 생활을 비교한다면
▲ 처음 후보생 시절에는 단체생활이라는 틀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참아야 한다는 것이 힘들었다. 정식 기수로 데뷔하면 조금 나아질 것으로 생각했지만, 막상 기수가 되고 나니까 책임감이 생겨 더욱 힘들게 느껴진다.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기수의 품위를 손상시키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 어떤 스타일의 경주마를 선호하나
▲ 아직 전체적으로 배우는 단계이기 때문에 어떤 스타일의 마필이 나에게 맞는지 잘 모르겠고, 특별히 집착하는 마필습성은 없다. 하지만 경주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우선은 선행마에 기승했을 때 부담이 덜하다. 그리고 아직은 모래를 맞으면서 경주를 하는 것이 힘들게 느껴진다. 차츰 경주경험을 쌓으면서 고쳐 나가야할 과제다.
― 기수생활을 하려면 체력은 필수다. 체력면은 어떤가
▲ 아직 젊기 때문에 체력에 대한 문제는 없고, 다만 모자라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 보완을 하려고 한다.
모든 운동을 좋아하는데, 그중에서 축구와 탁구가 가장 자신있는 종목이다. 여유시간에는 PC방에서 축구게임을 할 정도로 축구를 좋아한다.
― 이제 본격적으로 승을 쌓아가야 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는데, 앞으로의 각오는
▲ 후보생부터 지금까지 가졌던 맘을 변치않고 꾸준히 열심히 하겠다. 성실히 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앞으로 좋은 일도 있겠지만 시련도 있을 것이다. 꾸준히 인내하고 선배기수들처럼 훌륭한 기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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