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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사로 35년 반평생
이득춘 신임 조교사협회 노조위원장이 66년 4월 뚝섬 경마장에서 관리사 업무를 시작한 지 만 35년이라는 세월이 흘러갔다.
사회 전반에 걸쳐 어려웠던 시기. 운동이 계속하고 싶었지만 형편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던 그가 찾은 돌파구가 바로 경마장이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고되고 더럽고 냄새나는 3D업종인 관리사의 일은 쉽지 않았다. 때문에 잦은 인원 변동이 있었지만 그는 돈을 벌어서 운동을 계속한다는 일념하에 어려웠던 시기를 잘 참고 견뎠다. 그러다보니 본래의 목적은 사라지고 눌러앉은 것이 35년의 세월이 흘러갔다. 첫 급여가 3천원으로 지금과 비교하면 무려 1천배 정도 인상이 된 것이다. 그러나 수치상으로야 그렇지만 당시는 1원짜리 한 개가 귀중했던 시기였다는 것을 생각하며 단순비교가 쉽지는 않다.
현재 경마공원에서 마필관리를 하고 있는 조합원중 그는 최고 맏형이다. 5년여의 시간만 있으면 정년퇴직을 하게 된다. 그런 그가 노조위원장 선거에 나서게 된 것은 서울경마장조교사협회노동조합 출범과 함께 1,2대 부위원장을 했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6백여명에 이르는 관리사들과 한솥밥을 먹으며 희노애락을 공유했다는 점과 정년이 멀지 않은 상태에서 후배들에게 선배로서 무언가 남겨주어야겠다는 생각에서 선뜻 뛰어든 것이다. 노동조합이 좀더 조합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었으면 하는 평소 생각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근로기준법에 맞는 근로여건 만들겠다
이 위원장이 처음 관리사 생활을 시작했던 뚝섬시절은 경마산업이 축산업으로 등록되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서비스업종으로 되어 있어 주 44시간이 법적 근로시간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보내는 시간은 차이가 있다. 야간경마가 시행되는 여름에는 새벽 5시에 일과가 시작되고, 밤 11시가 되어야 모든 일이 끝이 난다. 이러한 추가근무가 임금과 연결이 되지 않으면서 관리사들이 혹사당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또한 살아있는 동물을 다루는 직업인만큼 다른 어떤 곳보다 산재사고가 빈번하고 그에 따른 추가적인 업무 증가가 불가피한 현실이라며 대안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경마선진국과 교류가 잦은 지금 정책적인 발전이 따르기를 기대한다고 얘기한다.
2002년부터 노조위원장 업무를 시작하는 그는 열악한 근로조건을 개선하고 벅찬 일을 하고 난 후 조합원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누구나 인정하는 어렵고 힘든 업종이지만 최소한 근로기준법에 맞는 근로조건이 준수되도록 힘닿는데 까지 노력할 생각이란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조합원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얻었다. 이런 조합원들의 높은 지지에 대해 “지지한 사람이 많은 만큼 제 역할을 못하면 실망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라며, 조합원들의 지지에 꼭 보답을 하겠다고 결의를 보이고 있다. 【권순옥 기자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