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시절 꿈꾸던 운동선수, 기수로 풀겠다


지난 7월 희망에 부푼 가슴을 안고 20기 신인기수들이 경주로에 첫 선을 보였다. 이후 3개월여가 지난 지금 고대하던 첫 승을 올린 기수들은 모두 7명으로 거의 반수에 가까운 기수들이다.
왜소한 체구에 어울리지 않게(?) 운동선수를 꿈꾸다가 기수생활로 그 꿈을 달성하고자 경주로에 도전한 윤대근 기수가 바로 ‘럭키 세븐’의 자리를 차지했다.
기승회수가 다르고 벌써 2승을 올린 동기들도 여럿이지만 20기 모두가 아직은 ‘도토리 키재기’다.  
하지만 첫 우승을 차지하며 올바른 출발점에 올라선 윤대근 기수를 만나 첫 승을 올리던 때의 기쁨과 앞으로 각오를 들어보았다.〈편집자 주〉


“첫 입상 때가 더 기뻤어요”
초롱초롱한 눈망울, 채 여물지 않은 모습이지만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내일의 한국경마를 이끌겠다는 포부에 넘치는 윤대근 기수(19조)가 지난 10일(토) 드디어 고대하던 첫 승의 기쁨을 누렸다.
그에게 첫 우승을 안겨준 ‘미러클윈’은 미국산 신예마필로 데뷔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준족이었다. 기승이 확정되고 소속조 조교사인 곽조교사가 꿈을 잘 꾸고 첫 승을 올리라고 격려했을 때, 내심 윤은 초조함을 느껴야 했다.
15전을 치르는 동안 우승을 하지 못했지만 경주로에 데뷔하면서 30전까지는 우승에 대한 욕심을 버리자고 마음을 먹고 임했기에 조바심을 가지지 않을 수 있었다.
그러나 당일 경주가 시작하기전 최고의 인기를 보이자 내심 부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경주가 시작되고 염려를 불식시키며 결승선을 여유있게 통과하면서 첫 승을 했다는 기쁨보다는 실망을 시키지 않았다는 것에 안도를 할 수 있었다.
아직 16전에 불과하지만 경주에서 가장 희열을 느꼈던 것은 바로 두 번째 기승이었던 ‘연평해전’으로 첫 입상을 했을 때라고 한다.
주위에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마필로 입상을 기록하면서 자신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어느정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운동선수 꿈을 기수로 풀거예요”
어려서부터 남달리 윤대근은 운동을 좋아했다. 대부분의 운동에 소질을 보였고, 특히 농구나 축구 등 격렬한 몸싸움을 하는 종목에 매력을 느꼈다. 하지만 체력조건을 요구하는 종목이기 때문에 160cm가 되지 않는 그로서는 운동선수로 활동하기란 불가능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사회체육과를 입학하게 됐는데, 고교 체육선생님의 권유로 기수라는 직업을 택하게 됐다. 결국 대학은 자퇴형식으로 그만두게 된 것.
하지만 미련은 없다고 한다. 평소 운동선수를 꿈꾸던 그에게 기수라는 직업은 운동선수에겐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는 작은 체격조건을 오히려 필수조건으로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선임기수인 천창기 선배를 본받고 싶다고 밝힌다. 절정기에 달한 기승능력은 물론 마필훈련시 말에 대한 얘기, 기승자세, 훈련방법 등을 자세히 가르쳐주고, 더불어 노래와 시를 들려주기도 하는 자상한 마음씨까지도 배우고 싶어한다.
윤기수는 아직 직선주로에서 재갈을 물리는 것이 서툴며, 채찍을 거의 써보지 않아 걱정이 된다고 자신의 단점을 털어놓는다.
하지만 주위에서 경주중 기승자세가 ‘이쁘다’고 얘기하는 것에 희망을 가진다. 단점이야 고쳐나가면 되기 때문이다.
이제 첫 승을 거두며 출발점에 섰지만 그는 체력 닿는 한 경주로에 설 수 있는 기수가 되겠다는 당찬 포부를 가지고 있다.      
【권순옥 기자mar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