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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천년 맞아 폭발적인 상승세 보이며 ‘50승 돌파 초읽기’
·‘전화위복’ 시그너스
기수생활 20년을 눈앞에 두고 있는 우창구 기수가 지난 8일(토) 2경주에서 드디어 대망의 5백승 고지를 점령했다.
올해 최고의 상승세를 기록하며 쉽지 않게 느껴지던 49승의 벽을 돌파한 것이다.
그러나 5백승까지 길은 결코 쉽지 않았다. 4백99승을 올리고 단 1승만을 남겨둔 시점에서 소속조 마필인 ‘시그너스’의 훈련을 하던 중 부상을 당했던 것.
5백승을 코앞에 둔 우기수는 부상당시 고통이 있었지만 기승을 고집했었지만, 병원진찰 결과 좌측무릎 인대 손상으로 자칫 무리하면 악화될 수 있다는 판단하에 공백기를 갖게 되었다.
8일 출전을 앞두고 ‘시그너스’의 훈련에 나선 그는 마필이 이전보다 힘이 차고 발걸음이 좋아진 것을 보고, 웬만하면 우승도 가능하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5백승 도전길의 시련은 이전에도 있었다. 7월까지 무려 30승을 거두며 한창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을 무렵 소속조 마필의 약물검출로 인해 마방이 해체되는 불운을 겪은 것.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성적이 술술 풀렸던 시기라 ‘혹시 슬럼프에 빠지는 것 아닌가’하는 불안함이 있었지만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그에게 걸림돌이 되진 못했다.
5백승이 다가오면서 최봉주 기수와 비교하는 시선들이 많았지만 평소 다크호스팀에서 우애를 다져온 사이기에 누가 먼저하던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단지 ‘선의의 경쟁’을 벌일 수 있었다고 한다.
때문에 자신보다 빨리 5백승 고지에 오른 최기수에게 진심으로 축하할 수 있었다.
·멋진 마무리를 위해 최선 다한다
많은 사람들이 아홉수의 징크스로 고생하는 것을 보면서도 우기수는 별다른 우려를 하지 않았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매경주 최선을 다하자라는 생각이 5백승이라는 타이틀의 압박에서 벗어나게 해주었던 것이다. 오늘 못하더라도 올해 안에는 무조건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한몫을 했다.
올해초 부상에서 벗어나 49승을 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지만 ‘하루 1승만 하자’는 마음가짐을 가졌고, 그의 복귀와 더불어 소속조 망아지들이 좋아지는 것을 보고 자신감을 가졌다고 한다.
5백승까지 긴 여정에서 그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경주마로 꼽는 것은 첫 경마대회 우승을 안겨준 ‘사현정’과 ‘울프사일런서’다.
‘사현정’은 그에게 첫 경마대회 우승이라는 기쁨을 안겨준 마필이고, ‘울프사일런서’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처럼 되어버린 경주마다.
새천년도 이제 불과 몇일 남지 않은 상태에서 기수생애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5백승 고지에 오른 우기수는 자신이 올해초 생각했던 목표를 달성한 것에 만족을 하고, 남은 기간 멋진 마무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다.
영예기수의 요건을 갖춘 우기수는 그러나 아직 기수의 매력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
어릴적부터 열중하던 축구로 다져진 그의 체력은 누구에게도 떨어지지 않는다고 자부하는 터라 특별한 부상이 없고, 체력적으로 처진다는 생각이 들기까지는 기수로서 지금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싶은 것이 그의 심정이다.
그는 이제 기수 삶의 전부를 걸고 도전해온 5백승이라는 커다란 산을 넘어서, 새로운 출발점에서 마음을 가다듬고 새로운 꿈을 만들어 가려 한다.
〈우창구 인터뷰〉
― 영예기수의 기본요건인 5백승을 달성했다. 소감은
▲ 우선 기쁘다. 하지만 혼자 힘으로 5백승이 가능했던 것은 아니다. 주위에서 도와줬기 때문에 가능했다. 평소 나를 믿고 기승을 시켜준 여러 조교사님께 감사 드린다.
― ‘시그너스’로 5백승을 거둬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 사실 5백승에 1승만을 남겨두었을 때 바로‘시그너스’의 훈련도중 부상을 당해 기승을 하지 못했다. 아마도 전화위복이 되지 않았나 싶다. ‘시그너스’에 기승해 결승선을 제일 먼저 통과하면서 “이제 됐다”는 말이 먼저 나왔다.
― 기승스타일이 추입으로 유명한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 특별한 이유는 없고 유달리 추입마와의 인연이 많았던 것 같다. 최근에는 완벽한 추입마가 없어졌다. 인기마에 기승했을 때 최소한 선입권에 진입했다가 추입을 시도해야 한다. 전반적인 경주흐름인 만큼 최근에는 되도록 앞쪽에서 경주를 펼치고 있다.
― 5백승을 거두면서 커다란 산을 넘어섰다. 앞으로 계획은
▲ 우선 5백승을 달성해 홀가분한 기분이다. 조교사가 될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됐지만 조교사로 전업은 아직 생각해 보지 않았다. 부상이 없고 체력이 닿는 한 기수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 계획이다.
― 경마팬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 평소 나를 많이 응원해준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 그리고 5백승을 격려해준 여러분께도 감사 드린다. 매경주 최선을 다하는 기수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