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한성열 기수, 2월말 경주로 나선다
19기 기수로 99년 9월 경주로에 데뷔했다가 18전이라는 짧은 경력을 끝으로 군복무를 위해 2년 3개월이라는 긴 시간동안 경주로를 떠나 있었던 한성열 기수가 지난 6일(수) 52조(김문갑 조교사)와 기승계약을 체결하고 오는 2월말 경주로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기수양성소를 수료한 이후 채 두달을 채우지도 못하고 경주로를 떠났던 한기수는 결코 짧지 않은 2년여의 세월이 주는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뼈저리게 느끼는 한편, 다시금 출발점에 섰다는 긴장감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
얼굴도 낯선 후배들이 벌써 저만치 앞서가는 현실에서 그는 더 이상 뒤쳐질 수 없다는 생각에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오기로 기수후보생에 도전
군인 출신이신 아버님의 영향에선지 한성열은 어릴 때부터 여러 운동을 섭렵했다. 합기도, 태권도, 쿵후 등등…
그러나 말이 섭렵이지, 한번 시작한 운동은 대부분 단증을 보유할 정도로 운동에 남다른 재능과 열성을 보였다.
운동을 좋아했던 그가 신문공고를 보고 기수가 되겠다고 도전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18기 기수후보생 시험을 보면서도 뚜렷하게 기수가 되어야 한다는 마음을 정하지 못했던 상태라 성의없이 시험을 치렀다.
미역국을 먹은 것이 당연했지만 떨어졌다는 사실에 그는 오기가 생겼고, 결국 19기로 기수의 길로 들어선 것이다.
두달이 채 못되는 기간동안 18전을 치른 것은 결코 적은 기승경험이 아니다. 그러나 입대 3일전에 갑자기 날라온 영장은 연기도 할 수 없이 군입대를 해야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운전병으로 그가 군복무를 한 곳은 어렵기로 타부대에 떨어지지 않는 강원도 홍천의 모부대.
자주는 아니지만 간혹 19기 동기들과 연락을 하고, 휴가 때마다 후보생시절 인연을 맺었던 19조(곽영효 조교사)와 짧은 기수생활을 한 44조(장두천 조교사)를 방문할 때면 자신을 기억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너무 고마웠다고 한다.
·2월말 경주로 복귀한다
한기수는 6일(수)부로 53조(김문갑 조교사)와 기승계약을 체결했다. 제대후 마필훈련을 시작한 것은 한주전인 1월말로 당시 ‘카사델라’에 처음 기승을 했다.
‘카사델라’의 훈련을 위해 말등에 올랐던 마방에서는 2년만에 경주마에 올랐다는 사실에 마냥 기쁘고 좋았는데, 막상 경주로에 나서니까 긴장이 되고 온몸에 힘이 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결국 그때 뭉쳐진 근육통으로 2∼3일을 고생해야 했다.
마사회에서는 그의 복귀날짜에 대해 정확한 일자를 제시하지 않고 몸좀 풀리면 기승하라고 말했지만, 소속조교사인 김문갑 조교사가 2월말 정도 실경주 기승을 할 수 있게 준비하라고 했다면서 2월말 복귀무대를 기대하고 있다.
2년만의 경주로 복귀가 마냥 기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99년 당시 충분히 경주로 감각을 익히고 어느정도 실전경험을 쌓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그에게 이번 복귀는 완전한 신인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동기생중 가장 친하다는 원정일 기수(한기수는 나이가 많은 원기수에게 형이라고 부른다)가 벌써 정식기수로 경마팬의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과 오히려 자신보다 월등히 많은 경주경험을 쌓은 20기 후배들을 보면서 굳은 다짐을 했다. 뒤떨어진 2년의 세월을 하루빨리 따라가자고 …
복귀를 앞두고 있는 요즘은 하루 2시간씩 기승기를 타면서 기승훈련을 하고, 체력보강을 위해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대기만성(大器晩成)이라는 말이 있다. 어쩔 수 없는 이유에서 출발이 늦을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오히려 앞설 수 있는 것이 프로의 세계인 것이다.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돌아온 한성열 기수, 그가 기수가 되면서 세웠던 꿈들을 이루기에 늦지 않았다는 점을 명심하고 최선을 다해 경마팬에게 좋은 경주를 펼치는 기수로 우뚝 서기를 바란다. 【권순옥 기자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