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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디션 안 좋았지만, 경주로에서 쓰러진다는 각오로 탔다”
-본지에서 선정하는 2002년 3월 기수 MVP에 최봉주 기수가 선정됐다. 최봉주 기수는 3월한 달간 36번 경주에 나서 11승, 2위 6회를 기록하며 승률 30.6%, 복승률 47.2%의 초특급 성적으로 다른 기수들을 압도했다. 영예기수 선정을 앞둔 중압감, 눈부상과 감기 등으로 좋지 않았던 몸상태, 하지만 그 무엇도 최 기수의 무서운 상승세를 꺽지 못했다.
3월 기수 MVP 후보로는 최 기수와 함께 천창기, 박태종, 이성일 기수가 이름을 올렸다. 굿데이배와 중앙일보배를 제패하며 경마대회 2연패를 달성한 천창기 기수, 다승과 승률 부문에서 MVP급 성적을 기록한 박태종, 이성일 기수가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스포츠투데이배 경마대회를 거머쥐며 월간 최다승을 기록한 최 기수의 무서운 기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4월 1일부터 5일까지 실시한 인터넷 경마문화(www.krj.co.kr) MVP 투표에서도 팬들은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며 최 기수의 활약에 격려를 보냈다. (표 참조)
3월 최 기수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축구를 하다 눈언저리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해 첫 주에는 아예 출전을 못했다. 하지만 9일(토) ‘차지유어글래스’로 첫 승을 올리는 등 둘째주 3승을 거두며 화려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3월 한 달 그의 상승세를 가장 잘 대변하는 경주가 바로 24일(일) 열린 스포츠투데이배 경마대회. ‘블랙페가수스’가 우승후보로 꼽히기는 했지만, “그 정도로 이길 줄은 몰랐다”는 그의 말처럼 완벽한 승리였다.
마지막 주에는 투혼이 빛났다. 당시는 감기로 몸이 안 좋았던 상태. 하지만 그는 30일(토) 무려 10개 경주에 기승하는 괴력(?)을 발휘하며 3승을 거뒀다. 지난 96년 3월에 이어 개인 통산 월간 최다승 타이기록을 작성하는 순간. 그는 “경주로에서 쓰러지자”는 각오로 이를 악물었다고 한다. 무서운 투혼으로 안 좋은 컨디션을 극복했지만 다음날인 31일(일)에는 도저히 말을 탈 엄두가 안 났을 정도로 그의 몸은 녹초가 돼 있었다. “매 경주가 마지막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말을 탄다”는 그의 각오 때문에 가능한 투혼이었다.
〈표〉 3월 기수 MVP 투표 결과
기수명 3월 성적(1위/2위) 득표수(득표율)
최봉주 36전(11/6) 234명(67.2%)
천창기 31전(6/4) 67명(19.3%)
박태종 64전(9/9) 27명(7.8%)
이성일 17전(7/1) 20명(5.7%)
※총 투표자수 : 348명
【권현 기자 knhn@krj.co.kr】
〈인터뷰 - 최봉주 기수〉
-1월에 이어 3월 MVP를 수상하게 됐다. 소감은?
▲기쁘다. 더 열심히 하라는 격려로 받아들이겠다.
-올해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 특별한 비결은?
▲특별한 비결은 없다. 다만 소속조(53조) 마필들이 상태가 좋아 자신감을 갖고 말을 탄 것이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영예기수 심사를 앞둔 시점에서 성적이 좋은데, 특별히 의식했는지?
▲일부에서 그런 얘기가 있지만, 영예기수라는 것이 꼭 말만 잘 탄다고 해서 주어지는 것이 아닌 만큼 특별히 염두했던 적은 없다.
-올시즌 출발이 좋은데 목표는?
▲올해로 나이가 마흔 하나다. 나이가 있다보니 몇 승을 목표로 한다든지, 경마대회 우승을 목표로 한다든지 하지는 않는다. 어느 순간 체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매 경주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말을 타고 있다.
-팬들에게 한마디...
▲내가 말을 타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팬 여러분의 성원이다.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인기마, 비인기마 가리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 팬들도 무리한 베팅을 자제하고 경마를 건전하게 즐겨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