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춘식 기수

날자꾸나!! 방춘식
―‘올해 20승 목표로 다시 시작한다’
― 오랜 방황 끝내고 제자리 찾는다

과천벌 최대의 파워군단 13기를 견제할 대안으로 얘기되던 방춘식. 그는 90년대 중반부터 2000년까지 가장 잘 나가던 기수중 하나였다.
15기로 97년 한해 세 번의 경마대회 우승을 하는 등 총 6회의 경마대회 우승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99년에는 한해 50승을 거두면서 최고의 절정기를 맞이해 21세기 한국경마를 주도할 것으로 예견되었다.
그러나 끝없이 올라만 갈수는 없는 모양이었다. 2001년 중반부터 기승이 줄고 더불어 성적이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한해 50승 기수였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거의 반을 보낸 올해 그가 받아든 성적은 고작 4승에 불과하다.
경마팬에게 열광적인 성원을 받던 방춘식. 그는 이대로 무너지고 마는 것인가?
그러나 과거의 명성은 헛된 것은 아닌 모양이다. 최근 방춘식 기수가 예전의 활발했던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잔뜩 움추렸던 그가 더 높은 곳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움추림의 시작점에서 보았던 흐트러진 그의 모습이 이제는 프로라는 이름이 걸맞는 모습으로 변모한 것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새로운 출발을 기대케 한다.
발주검사를 위해 바삐 움직이는 그의 이마엔 가득 땀방울이 맺혀있지만 얼굴에는 밝은 미소가 가시질 않는다.
기수로서의 생활에 기쁨이 넘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그의 얼굴에서 비상하는 그의 미래를 바라볼 수 있다.〈편집자 주〉


‘회의(懷疑) 속에 마음은 멀어지고…’
너무나 오랜 방황(?)이었다. 아니 방황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 자신이 천직이라고 믿어왔던 기수의 생활에 대한 회의가 들면서 차츰 사람들을 멀리하게 되었다.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과 시간을 가진다는 생각에서 혼자만의 시간이 점차 많아졌다.
선배들에 비해 긴 시간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기수로서 열심히 생활해 왔는데, 과연 나에게 남은 것이 무엇인가 하는 자괴감마저 들었다.
그러나 해결방법은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보니 어느덧 결코 적지 않은 시간이 흘러갔다. 물론 경마장을 완전히 떠난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기승만을 해왔다.
님도 떠나면 남이라고 했던가?
그렇게도 자신에게 환호를 보내던 많은 경마팬들도 서서히 시간이 지나면서 그를 잊은 듯 했다.
‘내가 이정도 밖에 되지 않았나?’라는 회의가 또다시 밀려 들었다.
두문불출(杜門不出)하며 지내던 방은 결국 하나의 결론을 이끌어 낸다.
자신은 어쩔 수 없는 기수라는 것을, 그리고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으로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리고 나서 그는 다시금 프로세계인 격전의 장으로 힘차게 뛰어든 것이다.
생각을 정리하고, 자신이 서야될 곳을 확실하게 정하고 나자 힘이 나기 시작했고, 목표점을 향해 그는 돌진을 시작했다.


‘흘린 땀만큼…’
요즘 방춘식 기수는 소위‘알바’에 열심이다. 지하주 기수의 공백이 큰 20조에서 훈련도 해주고 발주검사를 해주면서 기승기회를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주부터 기승기회를 최대한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오랫동안 쉬어서 그런지 쉽지 않다. 우선 지난해 급격히 늘어났던 체중을 줄이고 기승할 때면 힘들다는 것을 여실히 느낀다.
물론 과거의 기량과 느낌, 체력이 모두 없어진 것은 아니다. 요즘도 하루 5두까지는 별 무리가 없다고 느끼는데, 갑작스런 무리에 근육이 다소 놀라고 있다.
이전부터 그는 많은 운동을 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요즘은 체중을 조절하기 위한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우선 러닝을 위주로 하는 체력단련을 하루 2∼3시간씩 거르지 않고 있다. 덕분에 매끈한 몸매에 조금은 못 미치지만 흠 잡을 데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과거 한해 50승이라는 쉽지 않은 성적을 보였던 그는 그러나 그때의 일은 모두 잊은 듯 하다. 아니면 너무나 오랜 슬럼프로 인해서 일까.
재도약을 힘차게 외치고 있는 방은 남은 기간 20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 크기도 하고 어쩌면 작은 목표일수도 있지만 그는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진한 땀을 흘릴 각오를 마쳤다.
흘린 땀만큼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진리를 마음 속에 새기는 방은 올 여름 그 어느해보다 많은 땀을 경주로에 뿌릴 것이다.
  

‘항상 열심히!’
모든 기수가 같은 입장이지만 말을 타다보면 실수를 할 때도 있고, 말이 기대치를 따라주지 못할 때도 있다. 하지만 경마팬들은 항상 같은 능력을 요구한다.
경마팬이 있어야 기수가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획일화된 게임이 아닌 경마에서 하나의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이 인과관계를 가지고 작용한다는 것을 이해해주길 바란다.
평소 기수들이 가장 부담을 느끼는 것은 바로 인기마에 기승하는 것이다. 오죽하면 한국경마의 새역사를 만들어 간다는 박태종 기수조차 인기마에 기승할 때면 긴장을 하고, 입상에 실패해서 예시장에 나서기가 두려웠다는 얘기를 하겠는가?
방은 스스로 생각하기에 평소 항상 열심히 기승했다고 자부하는데, 오해가 생기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한다.
돈이 걸려 있는 경주, 그리고 기수와 말을 믿고 베팅을 하는 경마팬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경마팬들도 조금은 기수의 입장에서 한번쯤 이해를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다.
재기를 다짐하고 있는 방은 경마팬에게 한마디 덧붙인다. “앞으로 진짜 열심히 타겠습니다. 응원 많이 해주세요”
【권순옥 기자mar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