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아직은 은퇴 생각 없어... 경마대회 한 번 더 도전하겠다!
-고옥봉 조교사는 ‘신세대’가 그저 고맙기만 하다. 잘 뛰는 것은 고사하고 고령에도 무거운 핸디캡을 극복하고 최선을 다해주기 때문이다. 이번주 일요일, 전무후무한 40승 고지 등정에 도전하는 ‘신세대’에 대해 고 조교사는 “이런 말은 다시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단언한다. 【권현 기자 knhn@krj.co.kr】
-전무후무 40승, 어렵긴 어렵다!
지난해 11월 24일 38승을 올린 ‘신세대’. 전무후무한 40승 고지 점령에 바짝 다가서는 순간이었다. 당시 고 조교사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40승 달성이 당초 계획보다는 늦어졌지만 2002년 초에는 가능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었다. 하지만 2001년 마지막 경주에서 아쉽게 준우승에 그친 ‘신세대’는 해를 넘기자 예상과 달리 승수 추가에 실패를 거듭하고 말았다. 1, 2월에는 ‘다함께’, ‘차지유어글래스’, ‘더스파이커’ 등 1군 최정상급 강자들과의 정면대결에서 밀리더니 3월에는 ‘퍼스트코트’에게 그만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예전 같으면 생각지도 못했던 패배가 거듭되면서 고 조교사는 무서운 ‘세월의 힘’을 느꼈다. 안타까운 마음 한 구석에는 결국 ‘신세대’도 한계를 보이는구나 하는 생각까지 있었다. 선행을 나서서 막판에 밀리는 모습을 볼 때마다 기분은 엉망이었다.
-희망을 안겨준 39승.
하지만 역시 ‘신세대’였다. 4월 21일 제10경주에 출전한 ‘신세대’는 5개월만에 승을 올리며 40승에 한 발 앞으로 다가섰다. 박태종 기수에서 이성일 기수로 안장을 교체한 것이 전화위복이었다. 1위로 골인한 것보다 예전의 위력을 회복한 것이 고 조교사를 더욱 기쁘게 했다. 2분11초5를 기록하며 자신의 2000m 최고기록 2분11초7을 0.2초 경신한 것은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였다. ‘신세대’에 대한 고 조교사의 믿음도 다시 굳건해졌다. “그럼 그렇지!” 아직까지 ‘신세대’는 건재하다는 것이다. 고 조교사는 노장 이성일 기수가 ‘신세대’와 완벽한 호흡을 보였다며 다시 한 번 이 기수를 기승시켜 40승의 위업을 달성하겠다는 각오다.
-아직 은퇴 논하기는 이르다.
‘신세대’는 사연 많은 말이다. ‘신세대’를 처음 관리했던 오경운 조교사는 지난 97년 작고했고, 공유마주였던 홍성률 마주도 2000년 암 투병 끝에 타계했다. ‘신세대’가 처음 들어온 95년 당시 홍 마주는 고 조교사에게 ‘신세대’를 맡기려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고 조교사는 좋은 말은 좋은 조교사가 관리해야 한다며 선배인 오 조교사에게 양보했다. 결국 오 조교사의 사망이 ‘신세대’와 고 조교사를 다시 이어준 계기가 됐다.
최근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신세대’ 은퇴에 대해 고 조교사는 시기상조라고 잘라 말한다. 은퇴시키고 싶은 마음도 있고, 은퇴 후 보내질 목장 등 계획도 서 있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것. 거세마라 생산에 투입되지도 못하는데, 능력이 없다면 모를까 최대한 경주로를 달리게 하겠다는 의도다. 다만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신세대’의 성적과 ‘신세대’를 사랑해준 팬들을 위해 은퇴식을 거쳐 팬들에게 인사하고 보내겠다는 생각이다.
고 조교사의 말을 빌면 경마대회가 ‘신세대’의 은퇴시기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듯 하다. 은퇴 전에는 반드시 한 번은 경마대회 타이틀을 따내겠다고 다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빠른 시일내에 은퇴시킬 작정이었다면 이번 마주협회장배 경마대회에라도 출전시켰을 거라는 게 고 조교사의 설명이다. 하지만 아직 이르다고 판단했고 아쉽지만 결국 출전을 포기한 것이다.
고 조교사는 아직도 98년 그랑프리 우승의 감격을 잊지 못하고 있다. 매경주 누구도 넘보기 어려운 다승 기록을 경신해나가는 ‘신세대’지만 고 조교사의 말대로 은퇴 전에 경마대회 우승컵을 거머쥔다면 ‘신세대’에게 그것은 그 무엇보다 빛나는 훈장이 될 것이다.
【권현 기자 knhn@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