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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기념경주 포함 6월 한 달 8승, 쟁쟁한 선배들 제치고 수상
-복귀 두 달 만에 11승, “이렇게 좋은 성적, 전혀 기대 못 해”
-본지에서 선정하는 6월 기수 MVP에 오경환 기수가 선정됐다. 오경환 기수는 6월 한 달간 29번 경주에 나서 8승, 2위 4회를 기록하며 승률 27.6%, 복승률 41.4%의 성적으로 쟁쟁한 선배들을 제쳤다. 1년이 넘는 공백을 극복하고 복귀 두 달 만에 월간 MVP를 거머쥔 그의 상승세에 팬들과 경마관계자는 물론 그 자신도 놀랐다. 【권현 기자 knhn@krj.co.kr】
-최고의 한달, 꿈만 같던 6월
6월 기수 MVP 후보로는 오 기수와 함께 박태종, 임대규, 오명섭, 천창기 기수가 이름을 올렸다. 월간 10승으로 최다승을 기록한 리딩자키 박태종 기수, 7승을 올리며 5월의 상승세를 이어간 임대규 기수, 역시 7승을 몰아친 천창기, 오명섭 기수 등이 좋은 성적을 올렸지만 팬들은 오경환 기수의 상승세에 손을 들어줬다. 지난 6월 30일(일)부터 7월 11일(목)까지 인터넷 경마문화(www.krj.co.kr)에서 831명의 네티즌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투표에서 48%가 그를 월간 MVP로 선택했다. 오 기수는 본지 기자단 투표에서도 압도적 지지를 받아 생애 첫 월간 MVP에 선정됐다.
6월 1일(토) 마방 대표마로 떠오른 ‘코넬리아’에 기승, 1400m 1분26초9라는 호기록으로 우승하며 화려한 서막을 연 그는 이어 펼쳐진 월드컵 기념경주에서도 ‘동해왕초’로 우승, 첫 승 시상식 이후 처음으로 시상대에 서는 기쁨을 맛봤다. 활약은 계속 이어져 둘째 주 3승, 셋째 주 1승을 보탠 그는 마지막 주에도 2승을 거두며 6월의 화려했던 비상을 마감했다. 비록 승수를 더할 수 있는 아쉬웠던 순간도 있었으나 1년 2개월의 공백을 극복하고 팬들에게 ‘오경환’이라는 이름 석 자를 각인시키기에 충분한 활약이었다.
-역경 딛고 일어난 ‘파이터’
사실 그는 중학교 때부터 복싱을 시작, 중3때 전국체전 벤텀급에서 금메달까지 땄던 ‘파이터’다. 아직까지 몸에 베어 있는 ‘파이터’기질은 위험이 산재해있고 대담성을 요하는 기수 생활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집안의 반대로 복서의 꿈을 접고 1999년 기수양성소 19기로 데뷔, 이듬해 12승을 거두며 유망주로 평가받았던 그는 그러나 2001년 3월 ‘당대희망’에서 낙마, 무릎 부상을 당했다. 이어 날아온 입영통지서. 하지만 그는 훈련 도중 무릎 부상이 악화돼 곧 제대하고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수술 후유증과 재활 치료에만 전념하고 본격적인 훈련은 복귀 한 달 전인 4월이 돼서야 시작했기에 그의 활약은 더욱 빛을 발한다.
1년 2개월의 공백 극복이 쉽지만은 않았다. 복귀 첫 경주였던 5월 4일 ‘동해왕초’에 기승한 그는 너무 흥분한 나머지 늦출발에 고삐를 놓치고 등자까지 빠지는 등 기수가 할 수 있는 실수는 다 했다. 하지만 그가 한 실수는 이것이 마지막. 소속조 박대흥 조교사의 신뢰도 좋은 성적의 원동력이다. 그의 실수에도 별 말을 하지 않았던 조교사는 이후 타조기승을 거의 시키지 않으면서 소속족 기수들에게 힘을 넣어주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오토바이를 탔던 그는 요새 매주 월요일마다 동호회원들과 투어를 떠난다. 최근 몇 주 동안 월요일에만 비가 내려 투어에 나서지 못했다고 아쉬워하는 그는 처음에는 단순히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것이었지만 이제는 기승에도 많은 도움을 받는다고 한다. 고속으로 질주하면서 빨리 가기 위해 여기저기 끼어들기도 하고 때로는 치고 나가고 때로는 양보할 줄도 알아야하는 것이 꼭 경마와 같기 때문이다.
데뷔 이후 주목받았던 신인에서 1년 2개월 만의 화려한 복귀. 대단함과 승부근성을 겸비한 스피드광(狂). 흡사 빠르게 달리는 오토바이, 경주마와 같은 오경환 기수의 쾌속질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 있게 지켜보자.
〈표〉 6월 MVP 투표결과
기수 월간 성적 득표수(백분율)
오경환 29전(8/4) 399명(48.0%)
박태종 57전(10/6) 146명(17.6%)
임대규 38전(7/7) 144명(17.3%)
천창기 32전(7/4) 74명(8.9%)
오명섭 29전(7/3) 68명(8.2%)
※총투표자수 : 831명
〈인터뷰-오경환 기수〉
-첫 월간 MVP에 선정된 소감은?
“성적이 좋았지만 월간 MVP는 다승 순으로 결정되는 것으로 생각해 기대하지 못했다. MVP로 뽑아준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최고의 한 달을 보냈는데, 느낌이 어떤가?
“무척 기쁘다. 사실 복귀하고 실수만 안하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정도까지의 성적은 전혀 기대 못했다.”
-5월에도 3승을 거두는 등 복귀 후에 성적이 무척 좋아졌는데, 원인은?
“좋은 말을 많이 탔기 때문이다. 소속조(18조) 조교사님이 나를 믿어주고 많은 기회를 준 것이 원인이다.”
-올시즌 목표가 있다면
“현재 32승인데 일단은 수습 딱지를 떼고 정식 기수가 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