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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복·김순근 신규 조교사 본격 새출발
- 마필 수급, 마방 운영 준비 박차 가하며 비지땀
지난 16일(일)을 이광복, 김순근 신규 조교사들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바로 4경주가 끝난 뒤 경마팬들에게 마방을 열었다는 첫 인사를 했기 때문이다.
아직 마방이라고 얘기하기엔 쑥스러울 정도로 아무런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지만 그 어떤 조교사도 처음은 비슷했다는 것에 위로를 느끼며 하나부터 열까지 본인의 손으로 역사를 창출한다는 생각으로 마냥 바쁘기만 하다.
기수와 관리사로 서로의 출발점은 달랐지만 이제 마방의 모든 것을 담당해야 하는 조교사로 본격적인 출발점에 선 이들은 각자 자신들이 이날을 기다리며 준비한 것을 총동원해 최고의 조교사로 향하는 힘찬 발걸음을 시작했다.
6년의 기다림, 이광복 조교사
한국경마가 뚝섬시대를 뛰어넘어 과천시대가 열리면서 많은 변화를 가져온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현재 최고의 파워군단으로 일컬어지는 13기의 폭발적인 상승세가 굳어진 것도 바로 과천시대가 열리면서였다.
하지만 이광복 조교사에게 있어 과천시대는 어려움의 시작이었다. 그가 기수시절 올린 성적은 2157전 192승 2위 239회다.
현재 영예기수가 된 후배기수들의 활약을 생각하면 84년 기수로 데뷔해 18년이라는 기간동안 192승은 결코 내세울만한 성적은 아니다. 하지만 과천시대 10년동안 거의 경주에 나서지 못한 것을 감안하면 뚝섬시절 그의 활약도를 능히 짐작할 수 있다.
뚝섬시절 잘 나가던 그가 낙마사고로 인해 허리를 크게 다치게 되었고, 다친 허리 때문에 근육의 균형을 잃어 허리뼈가 휘어져 말을 탈 때 균형을 잡기가 어려워져 기승자체가 쉽지 않았다.
기수로서 기승을 거의 하지 못하자 차츰 경마팬 뇌리에서 자신의 이름이 잊혀지는 것을 뼈저리게 느껴야 했고,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하지만 기수로서의 치명적인 약점에도 불구하고 말과 함께 해야겠다는 굳은 다짐으로 그는 96년 조교사 면허를 취득했고, 6년에 걸쳐 기다림의 시간을 가졌다.
기승이 수월치 않은 기수로서 어려운 시간이었지만 이조교사는 그 기간을 준비기간이라고 생각하고 경주마의 훈련부터 마방관리 등에 차분히 익혀왔다.
50여명의 선배조교사들이 버티고 있는 틈새에서 신규 조교사로 어려움을 겪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하는 그는 과천이후 기수로서 경마팬에게 좋은 모습을 보지 못했지만, 조교사로 멋진 승부를 보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과학적으로 증명을 할 수 없는 부분이 다분한 경마, 그러나 이조교사는 말을 관리하고 경주출전 등은 과학화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 둘을 적절히 접속시킬 수 있는 방법을 연구중이라는 그는 기수로서 못다한 꿈을 경마팬에게 펼쳐 보이기 위해 하루 24시간이 턱없이 부족할 정도로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명장 조교사를 꿈꾸는 김순근 조교사
박원선-원덕, 지용훈-용철 형제 조교사에 이어 3번째 형제 조교사가 된 김순근 조교사는 형님인 8조 김춘근 조교사를 도와주려다 경마장에 붙박이가 되었다.
전북 부안이 고향인 그는 당초 서울에서 자동차 정비기술을 배우고 있었으나 81년 형이 마필관리사를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자 잠시 일을 거들겠다는 생각으로 경마장과 인연을 맺은 것이 말에 대한 애정으로 발전하면서 평생 직업으로 삼게 된 것.
말에 대한 그의 애정이 알려지면서 우연찮게 광고모델로 나서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80년대 후반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린 수영선수 최윤희씨와 함께한 음료수 포카리스웨트 광고를 비롯해 자동차, 시계 광고까지 두루 섭렵(?)을 했다.
그는 경마장내에서 완벽주의자(?)로 평가를 받고 있는데, 그만큼 모든 일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집념이 강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그는 형님이 신경을 쓰지 않게 하자고 한 것이 다소 주위 사람을 괴롭힌 것 같다고 웃음을 짓는다.
꼼꼼한 것이 오히려 다소 흠이지만 그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일에선 너무나 꼼꼼하지만 평소에는 화끈하고 활발한 성격으로 많은 사람들의 인정을 받고 있다.
그의 집념이 드러나는 일화는 바로 조교보 시험을 위해 무려 15kg이나 체중을 감량하는 독한 모습을 보여준 것으로 아직도 경마장내에서 유명하다.
김순근 조교사는 91년 3월 조교보가 되었으며, 98년 조교사 면허를 취득했다.
지난 19일 첫 신마를 입사시킨 그는 마방대부를 받은 것에 대해 조교보에서 조교사로 승진된 개념이라 좋기는 하지만 한편으로 걱정이 앞선다고 얘기한다.
말 수급은 물론이고 아직 정상적인 마방으로 운영되기까지는 산재한 문제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걱정을 토로하는 말과는 달리 그의 얼굴에서는 새로운 출발에 대한 기대감과 자신에 찬 모습을 찾아 볼 수 있다.
과거 한일자키컵 경마대회 우승과 동아일보배 우승의 밑거름을 톡톡히 해냈던 그는 선배 조교사 못지 않은 성적으로 경마팬의 앞에 서겠다는 결의를 보이고 있다.
비교적 늦게 조교사로 데뷔한 그는 앞으로 15년여의 조교사 기간동안 모두가 인정하는 세계의 명조교사를 바라보면서 남들보다 한발 더 뛴다는 생각으로 최고의 마필을 만들겠다는 굳은 결의를 밝히고 있다.
【권순옥 기자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