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스타기수 ‘김효섭’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온 기분”
― 잊지 않고 관심 가져준 팬들에게 보답하겠다!!

90년대 후반부 박태종과 더불어 과천벌 최고의 기수로 이름을 날렸던 김효섭 기수의 복귀는 경주로에 거대한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26개월이란 결코 짧지 않은 기간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던 김은 지난 7일(금) 마사회 재정위원회에서 복직이 확정되자 경마팬 앞에 서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10일(월) 관람대 6층에서 동료 기수들과 월드컵 예선경기 한국과 미국전을 관전하며 동료 기수와 조교사들로부터 축하의 악수를 받은 그의 모습은 2년전 경주로를 떠나기 직전 코리안오크스 우승 때 모습과 변화가 없었다.
동안(童顔)의 김은 무죄가 증명되었지만 팬들에게 “미안하다”는 말로 자신을 믿고 자신에게 적지 않은 힘을 보태준 것에 대해 고마움을 표시했다.
어렵고 힘들었던 긴 터널을 지나온 김은 자신이 원하던 기수로서의 삶을 다시 시작하면서 자신을 믿고 기다려온 경마팬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굳은 결의를 보이고 있다.
모든 경기는 박진감이 있어야만 팬들을 확보할 수 있다. 최고를 굳혀가는 정점에서 쓰디쓴 아픔을 맛봐야 했던 김효섭이 이제는 그 아픔을 극복하고 새롭게 출발을 하려 한다.
‘경주로의 황태자’로 불리던 예전의 모습을 모든 경마팬은 기대한다.
【권순옥 기자margo@krj.co.kr】

〈김효섭 기수 인터뷰〉
― 2년 2개월만에 드디어 복귀가 결정됐는데, 현재 소감은 어떤가
▲ 감회가 새롭다. 그동안 앞이 안보이는 세상에서 불투명한 미래 때문에 심적인 부담이 컸는데, 어두운 터널을 빠져 나온 기분이다.

― 그동안 과정은 어떻게 되었었나
▲ 4월 16일 경마대회 우승을 하고 난 다음날 갑작스럽게 구속이 되었고, 사건 자체가 96년도에 벌어진 것이라 당시 정황이 기억나지 않아 막막했다. 처음 변호사와 면담했을 때 조금 시인하고 빨리 나가자는 얘기를 듣고 너무 화가 났다. 그러나 내가 떳떳하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도 명예회복을 하고 싶었는데, 결국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을 수 있었다.

―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에 어떻게 지냈나
▲ 가장 중점적으로 신경을 쓴 것은 재판이었지만 한편으론 기수생활 때 하지 못했던 것들을 했다. 컴퓨터도 배우고 혹시나 하는 생각에 창업스쿨에 나가기도 했다. 가장이라는 중압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 2년 전과 비교해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 같은데
▲ 사실 처음에는 체중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다. 그래서 구치소에서도 밥을 조금만 먹었는데, 막상 소송기간이 길어지면서 별다른 체중조절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심적인 부담때문인지 체중이 그다지 늘지 않았다. 87년 데뷔하고 특별히 체중조절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15년동안 2∼3kg정도 내에서 계속 유지를 해왔다.

― 사건 이후 경마장을 방문했을 때 느낌이 어땠나
▲ 사실 그동안 말 뛰는 것만이라도 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무죄판결이 난 후 경마장을 방문했을 때는 마음이 편했다. 그동안 신관람대나 모니터가 늘어난 것 등 바뀐 것이 많았지만 늘 생활하던 곳이라 그런지 너무나 편한 느낌이었다.
10일 월드컵 경기를 보러 경마장에 갔었다. 아직도 목이 조금은 쉰소리가 나는데, 기분은 최상이었다. 한국팀이 승리를 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

― 기수 복귀가 확정되었는데 앞으로 계획은
▲ 현재 면허 재발급에 필요한 서류를 제출한 상태로 아직 마사회에서 정확한 일정통보를 받지는 못했다. 우선 다음주에 면허교부를 받을 것으로 보이고 그 이후에 조배치 등이 이뤄질 것이다.

― 2년이란 시간이 결코 짧지 않은데, 공백기를 극복할 자신은 있나
▲ 사실 현재 가장 큰 걱정거리가 바로 그 부분이다. 그동안 꾸준히 운동을 하면서 체력을 가꾸기는 했지만 기승감각을 되찾고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할 것이고 하루빨리 예전의 모습을 되찾도록 노력할 것이다.

― 많은 경마팬들이 복귀를 기다려 왔다.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우선 불미스런 사건에 연루돼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를 한다. 어려웠던 시기에 인터넷을 통해 나를 잊지 않고 글을 올려주는 팬이 있다는 것이 큰 힘이 되었다.
오랜 시간 잊지 않고 늘 관심을 가져준 팬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