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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개월만에 첫 승, “부모님이 가장 기뻐하셨어요!”
복귀후 10전만에 첫 승
올해 5월 경주로에 복귀한 김민수 기수가 지난 6일(토) 제2경주에서 ‘금봉산’에 기승, 생애 첫 승을 거두었다. 말을 타기 시작한 이후 꼭 22전, 복귀한 뒤 10전만에 거둔 우승이었다.
99년 10월 16일 경주로에 첫 선을 보인 그는 데뷔전에서 2위를 기록하고, 다음 주 ‘칠성보도’에 기승 또다시 2위를 기록하며 경마팬의 뇌리에 깊은 각인을 시켰다.
하지만 첫 승의 행운은 그에게 여간해서 미소를 짓지 않았다. 결국 그는 그해 12월 기수생활을 중단하고 군입대를 하게 되었다.
벌써 기수가 된지 기간상으로는 33개월이나 흘렀지만 기승횟수는 이제 24전에 불과하다.
수줍음을 많이 타는 김은 첫 우승에 대해 “별다른 느낌은 없고, 그저 기분 좋다”는 말로 짤막한 소감을 밝혔지만, 자신의 첫 승 소식을 듣고 부모님이 가장 좋아했다는 말을 할 때는 세상을 다 얻은 승리자의 표정이 역력했다.
고3이 끝나갈 무렵 삼촌이 기수를 해보지 않겠냐는 얘기를 꺼낼 당시만 해도 그는 경마에 대해 알지 못했고, 또한 전혀 기수가 된다는 생각을 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대학입시에서 고배를 마신 그에게 다시 기수를 해보라는 권유가 들어왔고, 뚜렷한 진로를 정하지 못했던 그는 ‘그래 한번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도전하게 됐다고 한다.
돌아다니기 좋아하는 ‘발발이’
기수후보생 지원시 체력테스트에서 교관이 따로 불러 이름을 적어갈 정도로 좋은 체력을 보유한 김은 모든 운동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물론 모두다 잘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운동을 하는 것 자체를 좋아한다. 특히 좋아하는 것은 농구와 축구, 그리고 최근에는 시간이 날 때면 인라인스케이트를 즐긴다.
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운동(?)은 바로 걷기다. 집에서도 한군데 붙어있질 않고 돌아다녀서 별명이 ‘발발이’로 통한다. 특별한 운동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쫓김없이 편하게 여유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돌아다니는 것이 좋다는 그는 그러나 아직 여행이라곤 한번도 해보지 못했다고 한다. 물론 수학여행은 빼고.
그의 또다른 취미는 음식 만드는 것. 기수를 선택하기 전 요리학원을 생각했을 정도로 음식 만드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정작 만드는 데는 별 관심이 없다.
오히려 관심이 있는 것은 음식을 만들기 위해 시장을 보고, 음식이 만들어지지까지 과정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경마팬 여러분 응원 많이 해 주세요!”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를 하면서 말을 타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지만 그는 단 한번도 경마공원을 찾지 않았다. 복귀후 선배들로부터 “얼굴 잊어버리겠다”는 얘기를 듣기도 했다.
아마도 자신의 현재에 충실하고자 했던 마음이 컸기 때문일 것이다.
첫 승을 거두고 이제 보다나은 성적을 위해 매진해야 하는 김은 올해 특별한 목표를 세우기 보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타겠다”고 얘기한다.
그리고 더불어 아직도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실전감각을 익히고 기승자세를 꾸준히 교정하고자 한다.
‘일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33조의 모습을 보면서 밝은 미래를 본다는 김민수 기수는 “항상 배우는 자세로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경마팬에게 약속하며 응원을 부탁했다.
【권순옥 기자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