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신성’― 조경호 기수
“1백점짜리 성적표로 6월 마감, 스타탄생 예감”

‘3승 몰아치며 다크호스로 부각’
지난해 8월 경주로에 선을 보인 조경호 기수는 지난 6까지 11개월의 기수생활을 경험했다. 그해 12월 데뷔 5개월만에 ‘큰물결’로 첫 승을 거두었고 지난 5월까지 1승을 추가하며 두 번의 우승 경험을 가지고 있었지만 경마팬에게 그리 큰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조경호 기수를 모르는 경마팬은 없다.
바로 지난 6월 3승을 몰아치며 확실한 존재감을 경마팬에게 인식시켰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영웅을 원하고 있다.
새로운 스타탄생을 예고한 조경호. 그는 누구며 또 변모된 모습의 비결은 무엇인가!

‘프로가 되기 위해 기수 선택’
서울에서 2남 1녀중 막내로 태어난 조경호 기수는 어릴 적부터 유달리 운동 좋았다.
경량급이 흔치 않은 운동 세계에서 그가 선택한 것은 기수였다.
조기수는 언뜻 보기에 내성적인 성격을 가진 듯 보인다. 하지만 운동을 할 때만은 예외다. 어릴 때부터 남달리 운동을 좋아했던 그는 태권도 공인 4단의 고수. 중학교까지 태권도 선수를 했고 고등학교부터는 심신단련 차원에서 태권도를 계속했다.
운동에 대한 그의 열정은 태권도학과를 지원하게 만들었다. 태권도를 꾸준하게 했다지만 고등학교 시절 시합에는 출전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반학생으로 입학했다.
그러나 대학생활은 그에게 만족을 주지 못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을 계속할 수 있던 방법을 찾던 중 기수라는 직업에 대해 듣게 되었고, 그 길로 바로 기수양성소를 찾아가 기수가 될 수 있는 방법을 문의했고, 그에게 위안이 되지 못했던 대학을 곧바로 그만두고 기수에 도전하게 됐다.
평소 운동을 좋아하는 그의 성격을 알기에 부모님도 기수가 되겠다는 그를 말리지 않았다. 오히려 몸 다치지 말고 열심히 해보라는 격려를 해주셨다.
자유분방한(?) 사회생활을 떠나 통제된 기수후보생 시절과 기수생활은 그에게서 기존의 생활을 빼앗아 갔지만, 현재의 그는 기수생활에 만족하고 있다. 서서히 자신이 꿈꾸던 프로인에 자신이 다가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부상에서 변화의 실마리를 찾다’
그는 자신의 단점에 대해 경주에서 너무 많이 참고, 말을 보내야 할 때 보내지 못하는 것이라고 한다. 아마도 이런 단점은 그의 여린 성격에서 비롯될 것이다.
선배들의 충고와 자신이 평소에 느끼던 단점을 고치려고 했지만 그리 쉽지 않았다. 그러나 부상을 계기로 그는 변화된 자신을 느끼게 됐다.
지금은 퇴사 했지만, ‘춘동’에 기승했다가 갈비뼈를 채이는 부상을 입고 그는 한달동안 병원신세를 져야 했는데...처음에는 급한 마음이 앞섰으나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이 차분해 졌다. 다른 기수들의 경주장면을 보고, 또 자신이 이전에 기승했던 경주를 생각하면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다른 면을 볼 수 있게 됐다.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생각이 바뀌면서 어느새 단점은 사라지고 그동안 감춰져 있었던 그의 장점들이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경주결과의 50% 이상을 좌우하는 스타트에 대해 터득하기 시작한 것은 무엇보다 큰 소득이 아닐 수 없다.
변화에 대한 갈망이 그 해답을 찾으면서 조의 성적은 6월 한 달간 3승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이것이 다가 아닌, 이제 시작이라는 점에서 그의 성적표는 1백점을 주어도 아깝지 않을만큼 훌륭하다.

【권순옥 기자mar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