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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목) 치러진 서울경마장기수협회 창립기념식에서 안병기 제2대 기수협회장의 취임식이 있었다.
84년 10기 기수로 데뷔한 이래 18년의 기수생활을 해온 그가 지난 6월 열린 기수협회장 선거에 출마를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경마대회의 사나이’, ‘영예기수’로 널리 알려진 그였지만 앞에 나서지 않는 성격이었기 때문이었다.
“받은 만큼 돌려주는데 도리다”라는 말로 기수협회장에 나서게 된 배경을 얘기하는 그는 기수생활을 하면서 선배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면서 자신도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해서 과감히 도전을 했다고 한다. 물론 평소 앞에 나서진 않았지만 기회가 된다면 해보고 싶었던 이유도 있다.
‘화합하는 기수협회 만든다’
“이제는 기수 상호간 화합이 중요하다”고 얘기하는 안회장은 하나하나의 일마다 전임회장인 홍대유 회장이 이뤄놓은 기수협회의 위상에 누가 될까 노심초사를 하고 있다.
기수협회 창립부터 현재까지 전임회장이 많은 고생을 한 것은 모두가 알고 있다며 자신은 그것을 발판으로 더욱 안정된 협회를 후배들에게 물려주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고 한다.
협회장이라는 직책을 맡게되면서 기승기회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주위의 질문에 “회장이라도 기수인 만큼 말은 타야된다”며 회원들에게 모범이 되기 위해서라도 이전과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따로 걱정이 있다. 자신의 경주결과를 놓고 혹시나 기수협회가 욕을 먹는 일이 생기면 어쩌나 하는 것이다.
당초 안회장은 선거공약에서 2년후 자신의 신임을 회원들에게 묻겠다고 했다. 아직도 이런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는 그는 자신의 능력이 없다고 회원들이 판단한다면 그것에 따르겠다고 한다.
‘현안문제, 순리를 따르겠다’
처음 맡아보는 큰 자리에 안회장은 너무나 부족한 점이 많다면서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최근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기수양성소를 졸업하고도 데뷔를 하지 못하고 있는 21기 기수들 문제에 대해 안회장은 “무조건 받아야 한다”고 자신의 뜻을 밝히며, 상금인상 등 공약으로 내세웠던 현안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난관은 있겠지만 한국마사회와 많은 대화를 통해서 해결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적인 기대를 보였다.
현재는 시들해진 외국경마와의 교류도 확대하고 싶은 바램을 가진 안회장은 만약 이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기수들의 해외연수 기회라도 늘리겠다고 한다.
또한 그동안 기수의 위상을 높이고 부정적인 시각을 일소하는데 큰 몫을 한 경마팬과의 만남 등 행사는 지속적으로 해나겠다고 밝힌다.
경마팬과의 교류를 통해 기수들이 사랑받고 인정받을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하는 그는 앞으로 더욱 실질적인 만남을 가질 수 있는 행사를 생각하고 있다.
“경마팬이 기수를 도와달라”고 서두를 꺼낸 그는 흔히 기수를 경마의 꽃이라고 하지만 제일 외로운 것이 기수라고 하면서 기수를 감싸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경마팬이란다.
이리저리 눈치를 봐야하고 어떤 때는 예시장에서 팬에게서 온갖 상소리를 들어야 하는 기수들을 애정어린 눈으로 봐줄 것을 당부하는 것이다.
“개인목표 달성하고 은퇴경주 가지고 싶다”
“기수생활이 그리 길지는 않을 것이다”라는 다소 애매한 얘기를 꺼낸 그는 최근 기수로서 자신의 목표를 확고히 세웠다고 하면서 목표를 달성한다면 은퇴경주로 기수 마지막을 장식할 계획을 밝혔다.
회장 취임을 앞두고 기수생활을 접겠다는 얘기가 다소 맞지 않지만, 그가 계획을 밝히는 것은 기수생활의 마지막을 회원들을 위해 모두 바치겠다는 결의로 받아들여진다.
구체적인 자신의 목표에 대해 언급을 회피하는 안회장은 회장직을 맡는 동안 목표가 달성될 것이라고 하면서 사람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을 때 기수생활을 접고 싶다고 얘기한다. 그의 말대로라면 회장임기가 끝나는 2006년에는 조교사로 전업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권순옥 기자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