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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뷔 1년만에 감격의 첫 승
― 마음 짓누르던 짐 덜고 날개짓 시작
‘마음고생 일순간 사라져’
동기들이 하나둘씩 첫 승을 시작할 때만해도 자신도 곧 하겠거니 생각을 했다. 그러나 데뷔한 지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밀려드는 자괴감을 어쩔 수 없었다.
이동국 기수. 유명세를 타고 있는 축구선수와 동명인 그가 지난 18일(일) 제5경주에서 ‘진두지휘’에 기승 첫 승을 달성하면서 그동안 자신을 짓누르던 마음의 짐을 훌훌 털어냈다.
1000m경주에서도 4코너에만 접어들면 힘이 소진되는 ‘진두지휘’의 습성을 알기 때문에 훈련을 담당하는 관리사가 좋아졌다는 얘기를 했을 때도, 단 하루지만 훈련을 직접하면서 컨디션이 좋다고 느꼈을 때도 우승에 대한 기대는 확실하지 않았다.
그러나 작전대로 선행에 나서며 4코너를 접어들었고, 힘이 남았음을 느끼게 하는 ‘진두지휘’의 발걸음에서 그는 비로소 마수걸이 첫 승을 생각하게 됐다.
물론 그동안 그에게도 우승을 넘볼 수 있는 기회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조이러쉬’와 ‘초단파’는 계속 아쉬움이 남고, 앞으로 그에게 귀중한 경험으로 남을 것이다.
경주가 끝난 뒤 자신의 잘못을 알았을 때는 조금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 우승을 할 수도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찾아 들었다.
“우승을 하는 순간 기쁘기도 했지만, 편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라고 말하는 그의 첫 승 소감을 미루어 볼 때 그동안 마수걸이 우승을 건지지 못했던 그의 마음고생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다.
“선행마에 많이 기승하고 싶다”
경북 김천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생활한 이동국은 3형제중 막내다. 그저 얼굴만 대해도 막내라는 것을 금방 느낄 수 있을 정도인 그는 그러나 활발한 성격에 미소를 잃지 않는다.
고등학교 3학년 시절, 기수를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친구의 권유가 있은 지 얼마되지 않아 기수후보생을 모집한다는 신문광고를 보게 되었고, 결국 기수의 길을 들어서게 됐다.
젊음이 좋아서 인가 특별히 운동을 하지 않았지만 후보생시절부터 현재까지 육체적인 어려움은 전혀 느끼지 않았다.
하지만 기수로 데뷔하면서 마음고생이 시작됐다. 누구나 거치는 기간이겠지만, 초조함을 지나 점차 실망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성적은 아무래도 좋았다. 기회라도 충분했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다고 했는데 돌아오는 결과는 너무나 초라했다.
첫 승을 거둔 이후 그는 이제는 편하게 경주에 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얘기한다. 그리고 그동안 대부분의 경주에서 추입마에 기승했기 때문에 선행마에 기승하는 기회가 많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다.
“잘 탈테니 욕은 하지 마세요”
경주에 출전하기 위해 예시장에 나서면 항상 심한 욕은 아니지만 그에게 질타를 가하는 경마팬이 있다. 경마팬에게 한마디하라는 말에 대뜸 “잘 탈테니 욕은 하지 마세요”라고 한다. 최고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박태종 기수도 예시장에서 경마팬이 던지는 안하무인격의 한마디에 속상한다고 하는데, 가뜩이나 마음고생을 하고 있던 이동국에겐 더없이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첫 승을 거두었다고 크게 바뀌는 것은 없다. 이기수는 평소처럼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하는 한편 운이 따라준다면 승을 많이 올렸으면 하는 작은(?) 바램을 가져본다.
【권순옥 기자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