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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릎부상과 군입대 관계로 1년 1개월만에 복귀
― 친정 18조와 기승계약하고 출격준비
2000년 새해를 맞아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경마팬의 시선을 한몸으로 받았다가 무릎부상과 군입대로 인해 기수생활을 휴업했던 오경환 기수가 드디어 복귀를 한다.
지난 24일(수) 과거 몸을 담고 있던 18조(박대흥 조교사)와 기승계약을 체결하고 새벽훈련을 위해 경주로에 모습을 드러냈다.
과거 노랗게 물들인 짧은 머리로 다분히 반항아적인 모습으로 각인되었던 오기수는 1년이라는 기간을 거치면서 한층 성숙된 모습으로 경마팬을 찾을 전망이다.
잘 나가던(?) 오경환의 외출
단체간 줄다리기로 늦은 데뷔를 보였던 19기중 하나인 오경환 기수는 많은 신인기수가 그렇듯이 어려운 시기를 거치면서 차츰차츰 자신만의 영역을 넓혀갔고 선입형 마필과 추입형 마필에 기승해 입상회수를 늘리며 경마팬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2000년 새천년을 맞이하여 초반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그해 1월 3승을 거두고, 2월 4승으로 승률 19%를 거두면서 한층 농익은 모습을 보이며 돌풍의 핵이 되었던 그는 그러나 3월 ‘당대희망’에 기승했다가 무릎 부상이라는 악재를 만나면서 수직상승의 단계에서 날개가 꺾이고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부상중인 그에게 입영통지서가 배달됐다.
그의 손에 쥐어진 입영통지서는 한달이라는 촉박한 기간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입영을 해야 했다.
기수로서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을 할 즈음 찾아온 군입대는 많은 고민을 가지게 했다. 좀더 기간적인 여유가 있었다면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군입대로 마음을 정하고 대한남아라면 당연히 거쳐야 하는 길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무릎부상은 예상외로 심했다. 신병교육을 받기 시작한지 4일만에 무릎부상이 심각해지면서 당장에 수술을 해야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고, 퇴영신청이 받아드려지면서 군면제와 함께 사회로 복귀하고 수술을 받았다.
여유로운 표정으로 돌아왔다
이후로 1년여의 기간동안 오경환은 수술을 받은 무릎에 대한 치료를 받으면서 휴식을 취했다.
오는 권투선수 출신으로 다부진 눈매와 근육으로 뭉쳐진 몸매를 자랑한다. 쉬는 동안 충분한 운동이 없었기 때문에 다소 체중이 빠지고, 특히 하체의 운동량이 부족했다고 얘기하지만 아직도 다부진 눈매만큼은 잃지 않고 있다.
권투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지만 이제는 기수라는 직업을 뒤로하기에는 말을 타는 것에 너무나 푹 빠져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고 한다. 모든 것을 뒤로 미루고 말을 타는 것에 전념하겠다는 것이다.
과거 신인티를 벗지 못했던 때의 그는 머리를 노랗게 염색하고 나타나 주위를 놀라게 했다. 지금은 그다지 특이한 것은 아니더라도 그가 처음 시도했을 때는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는데, 현재 그는 염색을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한다. 바로 염색의 영향을 받아선지 시력이 떨어졌기 때문.
다소 도전적인 모습을 보이던 그가 공백기를 거친 이후 보여주는 모습은 한결 여유가 배어남을 느낄 수 있다.
본인 스스로는 잘 느끼지 못하지만 미소를 짓는 표정을 자주 볼 수 있었고, 다른사람과의 대화에서도 부드러워진 말솜씨를 느끼게 한다.
적응력 키우는게 시급하죠!!
기승계약을 하기 전날 오경환은 마치 수하여행을 앞둔 학생처럼 뜬눈으로 온밤을 새워야 했다. 그만큼 그는 기수로의 복귀를 마음속으로 손꼽아 기다렸던 것이다.
현재 서울경마공원에서는 4명의 동기들이 활약중이다. 원정일, 김명근, 이정선, 한창민 모두가 저마다 최선을 다해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동기사랑 나라사랑’이라고 동기들의 승전보가 들릴 때마다 마치 자신의 일처럼 좋아했다. 동기가 잘돼야 나도 잘된다는 생각에서다.
앞으로 군입대를 한 동기생들이 계속해서 복귀를 할텐데 모두가 서울경마공원을 뒤흔드는 활약을 펼쳤으면 하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요즘 너무나 잘 나가는(?) 후배들을 보면서 각오를 새롭게 하고 있다. 후배들의 활약상을 보면서 ‘아니 벌써 후배가 들어왔구나’는 생각을 하며 두렵기보다는 더 열심히 해야 부끄럽지 않은 선배가 될 수 있다는 투지를 갖게 되었다고 한다.
24일(수) 첫 새벽훈련에 나선 그는 앞으로 2주 정도가 지나야 실경주에 출전할 수 있을 전망이다. 기대반 우려반이지만 주어진 여건에 맞춰 그리고 마필의 습성에 맞춰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임을 잘 알고 있는 오경환 기수는 “당장 목표는 적응력 키우는 거죠”라고 밝히면서도, 20승을 남겨놓고 있는 수습해제를 염두에 두고 있는 모습이다.
【권순옥 기자 margo@krj.co.kr】
〈오경환 기수 인터뷰〉
― 적지 않은 공백기를 거치고 복귀를 하게 됐다. 소감은
▲ 글쎄 재미있는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는데, 말을 타게 돼 좋다.
― 무릎부상이 심했는데, 현재 상태는 어떤가
▲ 쉬는 동안 꾸준하게 치료를 받았고, 현재는 운동을 하면서 약해진 체력과 하체 힘을 키우는데 주력하고 있다.
― 18조와 기승계약을 하고 마필훈련을 했는데
▲ 복귀를 앞두고 박대흥 조교사님을 만났을 때 몸이 괜찮냐고 물으시고, 몸을 만들라고 하셨다. 목요일 처음으로 새벽훈련을 했다. ‘리치먼드레이서’‘선샤인수’‘골세레모니’‘고수’등이다. ‘선샤인수’는 전에 기승했던 말로 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 실경주 출전은 언제부터 가능한가
▲ 아직은 불투명한 상태지만 전례를 봐서는 5월 둘째주 정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경마팬에게 인사를 한다면
▲ 이전보다 더욱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겠다. 꼭 지켜봐주길 바란다.
